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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프리뷰] '3가지 키워드'로 풀어본 구단별 전력은?

기사입력 2009.10.16 12:38 / 기사수정 2009.10.16 12:38

박찬기 기자



▲ 프로농구 점프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 2009-2010 시즌 프로농구 10개 구단 전력 비교

[엑스포츠뉴스=박찬기 기자] 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굴 2009-2010 KCC 프로농구의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5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지난해 우승팀 전주 KCC와 원주 동부의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팀당 54경기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프로농구 개막에 앞서 10개 구단의 올 시즌 전력을 각각 '3가지씩의 키워드'를 통해 풀어본다. 팀별 순서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성적의 역순이다. 

1. 부산 KT 소닉붐 (08-09시즌 10위, 12승 42패)

지난 시즌 팀 창단 후 첫 꼴찌를 기록한 부산 KT는 2009-2010시즌을 앞두고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은 ‘금정산 호랑이’가 되어 부산에 농구붐을 불러올 수 있을까.

KT의 부활은 신기성과 두터워진 포워드 라인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

- 외국인 선수 수난사, 올해는?

지난 2년간 부산 KT는 외국인 선수 선발에 실패하며 팀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 2006-2007 시즌 맥기-리치 조합으로 준우승을 일궈냈던 KT는 이후 외국인 선수의 잦은 교체로 골머리를 앓았다. 두 시즌 결과는 8위와 10위.

올 시즌 KT는 또 다시 시즌 시작 전부터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지난 7월 전체 2순위로 선발한 그렉 스팀스마를 기량 미달의 이유로 교체한 것. 이후 전창진 감독은 지난해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도널드 리틀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54경기에 출장한 리틀은 경기당 9.9점 8.5리바운드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팀에 주포 히카르도 포웰이 있었기에 수비에 치중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국인 선수의 득점 비율이 높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리틀의 공격력은 한참 부족하다. 또한, 경기당 기복이 심하고 체구가 왜소해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 반칙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상대 9개 구단이 모두 알고 있는 리틀의 약점.

하지만,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제스퍼 존스는 공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전창진 감독 역시 “시즌 초반에는 리틀을 15분 정도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존스 역시 신장이 작아 매치업에 한계가 있다.

- 풍성해진 포워드 라인은 KT 전술의 핵심

지난 시즌 KT의 최대 수확은 박상오의 재발견이었다. 신장과 체격에 비해 소극적인 플레이로 소위 ‘덩칫값을 못한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박상오는 지난 시즌 평균 9.5점을 기록하며 홀로 포워드 라인을 지켰다.

하지만, 올해는 군에서 제대한 김도수와 무릎부상에서 회복한 김영환이 가세해 더욱 탄탄한 포워드진을 구축할 전망이다. 박상오 김도수 김영환은 모두 내 외곽에서 고른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상대 매치업에 따라 꺼낼 카드가 다양해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 신기성을 보좌해줄 2번은 누구?

KT가 다시 한번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포인트 가드 신기성의 부활이 급선무다. 지난 시즌 KT는 상대팀의 신기성을 집중 견제하자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일쑤였다. 신기성을 보좌해 공수를 이끌어갈 백코트진이 너무 허약했다. 올해는 군대에서 제대한 조성민과 혼혈선수 박태양 그리고 조동현이 신기성과 함께한다.

특히 지난 06-07시즌 KT의 준우승에 일조했던 조성민의 가세는 신기성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준수한 수비력과 과감함을 갖춘 조성민은 언제나 코트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줬다. 특히 속공 전개 능력이 뛰어나 KT의 뛰는 농구에 앞장설 전망이다.

여기에 혼혈 선수로 팀에 합류한 박태양은 미국에서 포인트 가드를 맡은 경험도 있고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탄력이 좋고 슈팅 레인지가 길어 한국 농구에 빨리 적응할 경우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여기에 수비 스페셜 리스트 조동현이 고질적인 무릎부상에서 회복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 대구 오리온스 (08-09 시즌 9위, 18승 36패)

지난 시즌 대구 오리온스에는 사령탑이 없었다. 벤치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시즌 중 해임됐고, 코트 안에서는 김승현이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마저 들락날락했다.

올 시즌 오리온스는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를 갖췄다. 김남기 감독과 김유택 코치의 합류는 오리온스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허버트 힐'의 존재

오리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있었다. 김남기 감독의 선택은 허버트 힐(203.5cm). 김남기 감독은 "힐은 크리스 알렉산더와 나이젤 딕슨의 약점을 보완한 선수"라며 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힐은 국내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과 9일 모비스, LG와 잇달아 시범경기를 가진 김남기 감독은 힐의 수비력에 대해 고민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힐은 이 날 상대 외국인 선수와의 골밑 싸움에서 밀리며 소나기골을 허용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일 뿐이지만 분명 ‘1순위’의 위용은 아직까지 보여준 것이 없다.

- 공수 조직력을 살려라

지난 시즌 오리온스는 수비조직력에 심각한 문제를 보여줬다. 오리온스는 게임당 86.5점을 실점하며 최악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공격력에 비해 경기당 3점 이상을 상대팀에게 허용했다. 이러한 팀 상을 알고 있는 김남기 감독은 오리온스에 취임하면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김승현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팀 공격 조직력도 가다듬을 필요성이 있다. 포인트 가드 김승현 손끝은 오리온스 공격의 시발점이지만 김승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오리온스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뉜다. 국가대표 감독시절 끈끈한 조직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남기 감독이 오리온스의 공수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을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김승현, 허일영, 오리온스 부활의 키워드

시즌 오프 기간 중 김승현의 이면계약 파동은 프로농구계의 큰 충격을 줬다. 결국, KBL은 김승현에 대해 18경기 출장 정지를 명령했다. 오리온스의 부활은 김승현의 부활이 필수 조건이다. 지난 시즌 김승현은 허리 부상으로 제 역할을 펼치지 못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힐도 김승현의 부활에 따라 활약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폭발적인 외곽슛을 갖춘 장신 슈터 허일영의 가세는 오리온스에는 천군만마다. 전정규의 입대와 이현준의 이적으로 허약해진 오리온스의 외곽은 허일영과 김병철이 책임져야 한다. 다만, 볼핸드링과 수비가 약하다는 점은 허일영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허일영이 부진할 경우 노장 김병철 혼자 오리온스의 백코트를 맡을 경우 50cm 멀어진 3점슛 라인은 더욱 멀어 보일지도 모른다.



▲ 주희정 "우승하기 위해 SK로 왔다" ⓒ KBL 제공

3. 서울 SK 나이츠 (08-09시즌 8위, 24승 30패)

그야말로 국가대표급 라인업이다. 기존의 방성윤과 김민수의 폭발력을 배가시켜줄 주희정의 가세는 SK를 단숨에 우승후보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NBA 출신의 사마키 워커(203.3cm)의 가세는 더욱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초호화 멤버로 무장한 SK가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 NBA 출신 사마키 워커 KBL에서는?

전체 3순위로 사마키 워커를 지명한 SK는 한마디로 행운아다. 풍부한 NBA 경력을 자랑하는 워커는 트라이아웃에서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일찌감치 1순위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결국 3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기존의 주희정-방성윤-김민수의 삼각 편대에 베테랑 워커까지 가세한 SK의 스타팅 라인업은 막강하다. SK 김진 감독은 "국내 선수들을 살려줄 수 있는 코트비전을 가진 선수를 찾았다"고 워커를 평가한 바 있다. 여기에 블루워커형의 조 대버트(206.4cm)도 시범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기량을 선보여 SK코칭 스태프를 미소 짓게 했다.

- SK에서 주희정은?

08-09시즌 주희정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맹활약했다. 경기당 15점, 8.3어시스트를 기록한 주희정은 결국 시즌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주희정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결국, 주희정은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아 서울 SK로 이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주희정의 활약은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SK는 방성윤 김민수 등 개인 기량이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구심점이 부족했다. SK의 모래알 조직력은 매해 플레이오프 직전에 발목을 잡았다.

SK에는 포인트 가드 주희정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줄 스코얼러들이 즐비한 팀이다. SK 김진 감독은 주희정이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줄 ‘리더 주희정’의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 부실한 벤치, 부상을 막아라!

국가대표급 스타팅 라인업을 갖춘 SK지만 부상과 슬럼프가 팀을 덮친다면 지난 시즌의 악몽을 다시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SK는 매년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막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방성윤은 한 번도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방성윤과 김민수의 백업이 부족하다는 것도 SK의 고민이다. 특히 김민수 혼자 지켜야 하는 팀의 4번 자리에 '몸빵'을 해줄 수 있는 빅맨이 부족한 것은 자칫 골밑에 수비 구멍을 노출할 수 있다.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기만이 있지만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또한 SK의 숙제가 될 것이다.

4. 안양 KT&G 카이츠 (08-09시즌 7위, 29승 25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지난 시즌 KT&G는 가히 주희정의 팀이라 불릴 만했다. 하지만, 주희정은 SK로 떠났고 득점기계 마퀸 챈들러는 동부로 팀을 옮겼다. 여기에 주희정을 대신해야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할 김태술은 공익근무요원으로 자리를 비운다. 또한, 양희종과 신제록은 상무에 입대했고 김일두 역시 공익근무요원으로 자리를 비운다.

과연 KT&G는 올 시즌은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 빅젤리 나이젤 딕슨의 귀환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나이젤 딕슨(205.2cm)의 KBL 복귀였다. 지난 2005-2006시즌 부산 KTF에서 막강한 포스트 장악력을 발휘했던 딕슨의 포스를 기억하는 KT&G는 4순위로 딕슨의 이름을 불렀다.

딕슨은 월등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골밑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해왔다. 이상범 감독은 "빠르지는 않지만 여전히 열심히 뛴다"며 딕슨에게 큰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또한, 딕슨에 이어 지명한 리샤드 벨(198cm)이 시범경기를 통해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여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 시즌 주희정을 중심으로 한 KT&G가 올 시즌에는 딕슨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세트 오펜스로 상대팀을 괴롭힌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물론 딕슨의 컨디션이 시즌 내내 정상일 경우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 가장 큰 숙제, 주희정의 공백

포인트 가드 주희정의 존재는 KT&G에서 팀의 1번 포지션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모든 공격과 수비의 시작은 물론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주희정이 빠진 KT&G에는 팀의 리더가 없다.

일단 KT&G의 1번 자리는 귀화선수인 원하준(본명 케빈 미첼)이 맡을 전망이다. 은희석은 수비가 뛰어나지만 경기 운영에 미숙함을 보이고 옥범준은 아직 기량이 부족하다. 이상범은 원하준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원하준은 농구 센스가 뛰어나고 1,2번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원하준이 성공적으로 KBL무대에 안착한다면 황진원과 함께 수준급의 백코트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도대체 베스트 5는 누가?

지난 시즌 KT&G의 런앤건은 KBL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오며 KT&G만의 독특한 색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 KT&G에는 그러한 색깔을 다시 살릴 멤버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KBL 최고의 2번 중 한 명인 황진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뉴페이스로 스타팅을 짜야한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 전원을 상황에 따라 고루 기용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구사하겠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팀의 4번 자리를 맡아줄 장신 포워드가 부족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분위기를 전환시켜 줄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슈터가 부족한 점도 큰 약점이다.

팀의 미래를 위해 리빌딩을 선택한 KT&G. 팀을 구할 새로운 스타급 플레이어가 탄생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5.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08-09시즌 6위, 29승 25패)

지난 시즌 중반 서장훈을 영입하며 극적으로 6강행 티켓을 움켜쥔 인천 전자랜드는 올해 팀 명을 엘리펀츠로 교체했다. 이어 최희암 감독에 이어 박종천 감독을 영입하고 유도훈 코치를 영입했다.

'블랙'슬래머라는 이름을 버린 전자랜드가 긴 '암흑기'를 지나 올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

- 국대급 라인업 우리도 있다

전자랜드가 보유한 국내 3인방 정영삼-김성철-서장훈은 SK의 주희정-방성윤-김민수의 라입업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특급 포인트가드 박성진이 가세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정확한 외곽슛으로 무장한 포인트 가드 자리에 박성진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전자랜드의 삼각편대는 그 파괴력이 배가될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크리스 다니엘스가 가세해 골밑의 안정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NBA 출신의 아말 맥카스킬까지 영입해 전자랜드는 장신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1순위 박성진의 가세. 시범 경기에서 위력 입증

지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는 '무조건' 박성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첫 번째 지명권을 가진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은 지체없이 박성진의 이름을 불렀다. 그만큼 대학무대에서 보여준 박성진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제 박성진은 자신의 명성이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일단 발판은 충분하다. 전자랜드에는 박성진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줄 득점원들이 충분하다. 정영삼과 김성철은 폭발적인 외곽슛을 갖춘 스윙맨이고, 골밑에는 서장훈과 다니엘스가 있다. 박성진은 이미 시범경기에서 충분한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박성진은 수준급의 돌파력과 외곽슛 능력을 보이며 평균 17.5점으로 워밍업을 마쳤다. 이제 본 경기에서 승리를 따낼 차례다.

- 서장훈과 다니엘스, 공존의 키워드는 스피드 보완

전자랜드의 포스트는 서장훈과 다니엘스가 중심축이다. 서장훈과 다니엘스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카드지만 느린 스피드는 공통의 약점이다. 높이를 바탕으로 부족한 스피드를 만회한다는 각오지만 상대의 속공에 정신없이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강한 골밑 수비에 비해 외곽에서의 맨투맨 능력이 부족한 점은 전자랜드의 오랜 숙제였다. 박종천-유도훈 코치가 얼마나 선수들의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또한, 시즌 초반 결장이 예상되는 정영삼의 공백과 30대 후반에 접어든 서장훈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백업 멤버의 활용은 전자랜드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 대학 최강가드 박성진, 프로에서도 통할까? ⓒ 엑스포츠뉴스 한명석 기자

6. 창원 LG 세이커스 (08-09시즌 5위, 29승 25패)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프로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 한 강을준호가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가드라인에 김현중이 보강됐지만 박지현과 현주엽은 팀을 떠났다.

올 시즌도 창원 실내체육관은 노란색 물결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 이름 빼곤 다 바뀌었다?

지난 시즌 LG의 유니폼을 입고 뛰였던 선수 중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는 선수는 단 5명. LG는 간판인 박지현이 동부로 이적했고 현주엽은 은퇴를 선언했다. 대신에 동부에서 이적한 강대협과 모비스에서 LG로 복귀한 김현중의 존재가 눈에 띈다. 또한, 혼혈 선수로 LG의 부름을 받은 문태영(본명 그레고리 스티븐슨)이 LG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에는 특정 선수들의 유명세보다는 자연스런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강을준 감독의 지도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 높이는 합격점, 문제는 조직력

LG는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센터 2명을 선발했다. KBL 최고 연장자인 센터 이창수가 가세했다. 또한, 투지가 좋은 백인선이 골밑에서 힘을 보탤 전망이다. 포워드진도 문태영을 비롯해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기승호 이지운이 건재하다. 신인 박진수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조직력이다. LG는 앞선 시범경기에서 공수에서 아직 조직력이 완전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펼쳐진 부산 KT와의 시범경기에서는 비록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무려 18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조직력에 큰 허점을 노출했다.

올 시즌에도 계속된 강을준 감독의 알몸 미팅이 선수들을 다시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 무관의 LG, 올해는?

그동안 LG는 플레이오프의 단골손님이었다. LG는 팀 창단 이후 지금까지 단 3번을 제외하곤 매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챔피언전에 진출해본 적이 없다.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이 잡히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올 시즌 LG는 선수구성이 대폭 물갈이됐다. 강을준 감독은 "아예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 성적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매년 창원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워온 LG 팬들의 바람은 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7. 서울 삼성 썬더스 (08-09시즌 4위, 30승 24패)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친 삼성이 올해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일단 준비는 잘되어 있다.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약점으로 평가되던 포워드 라인을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안준호 감독의 사자성어 인터뷰는 다시 빛을 발할 것인가.

- '레더' 썬더스 한번 더!

지난해 삼성은 '레더에 의한, 레더를 위한, 레더의' 팀이었다. 레더는 정규시즌 54경기에서 평균 27.48점 11.3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그야말로 삼성을 이끌었다. 레더는 골밑에서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상대팀을 괴롭혔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는 삼성의 노련한 가드진과의 픽앤롤 플레이에도 완전히 눈뜨며 더욱 막기 어려운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레더는 한국에서 3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동안 KBL에서 3번째 시즌을 뛴 선수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상대팀도 레더의 공략법을 더욱 철저히 연구할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40분 동안 외국인 수가 한 명밖에 뛸 수 없다. 레더가 올해도 삼성을 이끌며 지난 시즌까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 이승준의 가세, 마지막 카드를 맞추다

삼성은 지난 시즌 KCC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결국 포워드싸움에서 밀리며 우승컵을 코앞에서 놓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혼혈 드래프트를 통해 이승준(본명 에릭 산드린)을 영입한 것.

이승준은 스스로 "김주성 이상의 활약을 보이겠다"고 밝힐 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204cm의 큰 키에 속공 능력까지 갖춘 이승준은 분명 삼성의 포워드 라인에 큰 힘을 보태줄 것이다. 올 시즌 많은 전문가가 KCC의 유일한 대항마로 삼성을 지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승준의 가세에 있다. 또한, 골밑에는 레더가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한국무대에 정착할 경우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이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32살의 적지않은 나이로 인한 체력 문제는 상대팀의 집중 견제 속에서 이승준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또한, 잦은 부상을 겪어왔던 점도 이승준이 가진 불안 요소다.

- 노련미의 삼성, 나이를 속여라

이상민, 강혁, 이정석이 버티는 삼성의 백코트는 KBL의 탑 클래스로 평가받는다. 오빠부대의 원조 이상민과 KBL 최고의 2번으로 평가받는 강혁은 노련하게 경기 분위기를 흔들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상민의 뒤에는 국가대표 이정석이 버티고 있다.

포워드 라인에도 이규섭이 호시탐탐 외곽슛을 노린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나이다. 올해 38살인 이상민이 매 경기 30분을 뛰기는 힘들다. 이규섭과 강혁 역시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주전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백업 멤버들의 분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삼성은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차재영, 박영민 김독욱 외에도 신인 박대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KCC ⓒ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8. 전주 KCC 이지스 (08-09시즌 3위, 31승 23패)

지난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낸 KCC. 올 시즌에는 ‘태풍’이 팀에 합류했다.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KCC는 전문가들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여기에 지난해 우승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연패를 노리는 허재호의 행보는 초반이 중요해 보인다.

- KBL의 '태풍' 경계령, 전태풍이 왔다

지난 2월 혼혈 선수 드래프트는 전태풍(본명 토니 애킨스)을 위한 자리였다. 이미 농구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던 전태풍이 한국행을 선언했고 결국 KCC에 지명됐다.

미국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고 외국의 리그에서도 뛴 경험이 있는 전태풍의 합류로 인해 KCC는 최근 기량이 급격히 쇠퇴한 임재현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태풍은 KBL-NBA 올스타전과 한일 탑매치, 시범경기 등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전태풍은 시즌 초반 KBL 무대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적응기간이 길어진다면 팀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 우승 핵심 전력 보유, 소리없이 강한 KCC

'공룡' 하승진, '강뱅' 강병현,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 등 지난 시즌 KCC의 우승의 주역들이 그대로 팀에 잔류했다. 여기에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마이카 브랜드가 다시 한번 KBL 무대에서 뛰게 되었다. 전태풍을 시작으로 강병현, 추승균, 브랜드, 하승진으로 이어지는 스타팅 라인업은 그 자체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정선규와 조우현이 백업 멤버로 버티고 있고 강은식도 하승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우현은 올 시즌 길어진 3점슛 거리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줄 수 있는 KCC의 히든 카드가 될 것이다.

- V5를 노리는 KCC의 약점은?

하승진의 몸 상태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이 아직 완전치 못하다. 하승진이 빠질 경우 마땅히 4번 자리에 세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또한, 신명호와 이중원의 빈자리도 허재 감독으로서는 아쉽다.

가장 큰 약점은 오히려 전태풍이 될 수도 있다. 폭발적인 공격력을 가진 전태풍이지만 포인트 가드 자리는 코트에 함께 나선 선수들을 컨트롤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아직 지역수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도 보인 바 있어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 원주 동부 프로미 (08-09시즌 2위, 33승 21패)

동부를 이끌던 명장 전창진 감독이 떠났지만 동부가 여전히 강팀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주성이 있다. 동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강동희 감독은 동부 특유의 조직력을 유지해야 한다.

강동희 감독의 동부는 어떤 팀으로 변모할 것인가.

- 전창진 그리고 강동희 감독

강동희 신임 동부 감독은 수년간 동부에서 전창진 감독과 함께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부라는 팀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치 강동희와 감독 강동희는 달라야 한다. 선수 시절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던 허재 감독도 지도자로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강동희 감독은 선수 시절 빠른 트렌지션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지금가지의 동부는 철저한 세트 오펜스와 수비를 중시한 팀이었다. 강동희 감독은 취임 초기 "김주성을 중심으로 선수 전원을 고루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동부에서의 강동희식 농구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 건강한 김주성이 돌아왔다

동부의 중심은 단연 김주성이다. 지난 시즌 김주성은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이래 개인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주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동부의 경기력은 크게 차이가 났다.

올 시즌 김주성은 오프시즌동안 충분한 휴식을 가지며 재충전했다. 또한, 기존의 32번의 등번호를 버리고 강동희 감독이 현역시절 달았던 5번으로 바꿔 달며 강동희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인 바 있다.

여기에 김주성에게 새롭게 등장한 조력자 또한 든든하다. LG에서 이적한 박지현과 지난 시즌 KT&G에서 뛰었던 득점 기계 챈들러는 김주성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켜줄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에만 7개의 3점슛을 기록할 정도로 슛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슛거리가 늘어난 만큼 상대 수비를 더욱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 동부의 뉴페이스

올 시즌 동부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백업 멤버를 대폭 충원했다. 먼저, LG에서 이적한 박지현은 표명일과 함께 동부의 백코트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성현과 진경석은 공수에서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또한, 지난 시즌 동부의 활력소가 되었던 이광재는 올 시즌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신인 센터 김명훈의 가세와 류광식 변청운의 존재도 강동희 감독의 선수운용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줄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였던 윤호영이 김주성의 휴식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동부는 더욱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 울산 모비스 피버스 (08-09시즌 1위, 35승 19패)

‘기적의 팀’ 모비스에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 끈끈한 조직력과 소나기 3점슛을 앞세워 리그 우승을 일궈냈던 모비스와 유재학 감독. 올해는 어떤 '기적'을 일궈낼 것인가.

- 왕의 귀환 양동근이 돌아왔다

상무로 떠났던 양동근이 다시 모비스로 돌아왔다. 양동근은 군입대 전 2년 연속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며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며 KBL무대를 평정했다.

하지만, 올 시즌 양동근에게는 '단짝' 크리스 윌리엄스가 없다. 또한, 2년간의 공백으로 인해 떨어진 실전감각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인지도 변수다. 팀의 포인트가드로서 양동근이 KBL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모비스의 초반 행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모비스의 허리 함지훈의 활용은? 

함지훈은 지난 시즌 모비스 우승의 1등 공신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는 2,3쿼터에 주로 출전하며 모비스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함지훈은 5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1분가량을 뛰면서도 12.7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40분 내내 코트에는 1명의 외국인 선수만이 뛰어야 한다. 모비스에는 함지훈을 제외하면 4번 자리에 뛸 수 있는 빅맨은 서진이 유일하다. 함지훈은 데뷔 이래 평균 출장 시간을 30분을 넘긴 적이 많지 않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모비스의 경기 스타일에 함지훈의 체력 안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패기에 노련미도 더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모비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삼 성에게 일격을 당했다. 첫 경기에 승리했지만 나머지 3경기에서는 완패했다. 삼성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모비스의 어린 선수들은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 시즌 드디어 잠재력이 폭발한 김효범을 비롯해 천대현과 김두현은 큰 경기를 겪으며 경험이라는 귀중한 재산을 얻었다. 여기에 성실한 플레이를 펼쳤던 브라이언 던스톤이 재계약했고 상무에서 김동우가 가세해 젊은 패기와 노련미가 가세한 팀으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모비스는 다시 한번 정상을 향해 달릴 준비가 끝났다.



▲ '돌아온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 ⓒ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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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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