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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매니지먼트AND 권오현 대표 "유니크함, 신인이 롱런할 수 있는 힘"

기사입력 2019.01.03 12:30 / 기사수정 2019.01.03 10:25


[편집자주] 스타의 뒤를 든든히 지켜주는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꾸준함과 뚝심으로 각각 자신의 길을 걸어오며 한 회사의 대표로 스타들을 이끌고 있는 젊은 피, 매니지먼트AND의 권오현 대표와 눈컴퍼니의 성현수 대표를 만나 2019년을 맞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심은경부터 김다미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 배우부터 신인들을 아우르며 이들의 뒤를 든든한 그림자처럼 지켜주고 있는 이가 있다. 2003년 스물 셋의 나이에 매니저로 출발해 16년차가 된 올해까지, 2015년부터 매니지먼트AND라는 한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권오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함께 해줬던 심은경을 비롯해 지난해 신인상을 싹쓸이한 김다미, 올해의 활약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신예 김혜준과 채지안, 최준영을 비롯해 감칠맛 나는 연기력의 소유자 박진주, 최근 새 식구로 영입한 장영남 등 배우들을 향한 지원과 더불어 지난 해 여름 제작사 '뿌리깊은나무들'과 합병하며 앤유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2019년에도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저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매니저 전체의 이야기로 비춰질까 조심스럽다"며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고, 또 차분하게 얘기했던 권오현 대표와의 대화를 전한다.


-매니지먼트AND가 벌써 설립한지 4년차를 맞았다.

"저희 회사가 워낙 작게 시작했잖아요. 심은경과 하연수, 이 친구들이 활동을 많이 해줬었죠. 제조업으로 치면, 영업보다는 설비에 투자를 많이 했던 시간인 것 같아요. 제가 BH엔터테인먼트 창립멤버였거든요.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죠. 그 타이밍을 잘 맞추기 위해, 또 상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니 주변 분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었고요. BH의 손석우 대표님이 많은 지원을 해주셨었죠."

-스물세 살에 일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역사 자체가 짧잖아요. 누가 제게 '당신은 전문가 맞습니까'라고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공대를 졸업했고 이후 손석우 대표님을 만나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인데, 어떻게 보면 별로 야망 없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던 일이었어요.(웃음) 저는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없었었거든요. 급변해 가는 이 시대에서, 이 판을 예민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매니저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단계별로 하나하나 찾아가려고 했던 것이 이 시간까지 이르게 됐네요.

저는 매니저가 스페셜리스트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주변의 배우들을 포함해 포토그래퍼라든지 많은 분들이 스페셜리스트지만, 저희는 1대 다(多)로 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 주변 환경을 잘 읽고 배치할 수 있는, 그렇게 해서 배우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었어요. 매니저 선배님들 중에서도 물론 스페셜한 분들이 계시지만, 그건 DNA의 차이가 아닐까 싶고요. 그렇게 나눠보자면, 저는 일반적인 성향에 더 가까우니 거기서 제가 어떤 부분을 더 할 수 있을까, 스페셜리스트들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있었던 것이죠."

-본인만의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는 것 같다.(웃음)

"저희에게 있는 특허라고 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이잖아요. 소통을 하려면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자신이 그렇게 뿌리 깊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여기진 않지만 중심, 말초의 기준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은 필요하다고 봐요. 그것이 흔들리면 동기 자체와 명분도 없어지거든요."

-지금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방식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겠다.

"직원들에게도 가끔씩 얘기해요. 운전을 한다고 하면, '내가 왜 운전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고요. '나는 운전기사인가?' 이런 딜레마가 올 수 있거든요. 현장 매니저들이야말로 필드의 슈퍼바이저나 마찬가지잖아요. 역으로 생각하면, 운전을 하는 그 시간이 배우와는 가장 가깝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시간이죠. 시야를 키우기에도 유리하고요. 그리고 영민한 친구들은 현장에서 모든 것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제 경우요? 저는 현장을 함께 다녔던 배우들을 정말 잘 만났었죠.(웃음) 제가 지금의 포지션에서 일 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앞서 말씀드렸던 손석우 대표님 같은 좋은 사수가 있었다는 것, 그것이 저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갖고 있는 DNA가 어떻게 개발돼 가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죠."

-지난 해 신인상을 휩쓴 김다미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매니지먼트AND가 신인 개발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사실도 그렇고 말이다.

"(김)다미 씨는 만난 지 3일 만에 계약했었어요. 정말 빠른 시간이었죠.(웃음) 처음 만났을 때는 너무 말이 없어서 '우리 회사를 싫어하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계약하게 됐죠. 그런 부분은 처음에 잘 쌓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미 씨는 올해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차기작에도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항상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면, 다른 이들보다는 '사람 보는 눈'이 좀 더 있을 것이라고 봐도 되나.(웃음)

"저는 최대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누군가와 한 시간 정도 얘길 하고,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판단을 하는 자체가 실례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스스로 내리는 그 사람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려는 편이죠. 그러면 새로운 것을 계속 보게 될 수 있어요. '저런 점도 있구나' 하는 것이요. 그게 종합되는 시점까지도 판단하지 않으려고 하죠. 저희 직업은 배우를 대신해서 세일즈를 하는 것인데, 제가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어떤 말을 할 수 있겠어요. '나도 아직 거기까지밖에 못 봤는데'로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10년을 만나도 모르는 것이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그렇게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매니지먼트AND가 신인 개발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도 궁금하다.

"저는 의지와 뚝심 50, 실행력 50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 중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이 사람(신인)도 어느 정도 (이 곳에) 자신의 인생을 맡긴 것이잖아요. 또 저도 소위 말하는 톱배우들을 많이 담당해봤지만, 그랬다고 해서 그것이 신인개발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각자 가진 DNA가 다르잖아요? '제2의 누구'라는 호칭은 어느 정도의 기한만 있지, 그 이후부터는 독보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질적인 것을 봐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좋은 프로젝트에서 신인을 기용할 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그 배우의 연기력이나 잠재력인것처럼요. 매니지먼트사는 발굴의 시작점에서부터 고강도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회사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봐야 하는 작업이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선구안이라고 하면 단순히 어떤 아티스트를 봤을 때 '느낌이 좋은데' 이런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취미는 무엇이며, 부모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그런 것들 모두 다요. 그게 시작이죠. 카메라 앞에, 대중 앞에 서는 사람이니까요. 그런 시간과 마음의 투자가 많이 필요한데, 원석을 찾아내는 가치에 비하면 이 수고는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 데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신인을 키운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여기거든요. '아티스트가 성장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표현하고 있고, 또 그 영향을 주는 시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봐요."


-또 다른 포인트를 꼽아본다면.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기들은 한 두 살 이 때 가장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신인 매니지먼트 역시, '언제, 어느 시점에 우리가 만났느냐' 그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신인배우도 신생아라고 생각하면 그 때 굉장히 관리를 많이 해줘야 하잖아요. 신인배우라는 가장 중요한 지금의 시기에서 배우라는 직업의 본질이나 프로의식을 미리 심어주는 것이 그 배우가 롱런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봐요. 배우의 성공에 대해 모두가 다 다른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저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느냐'에 중심을 두거든요. 저희가 초반에 그 기틀을 잡고 가게 해주면, 배우로서 오래 갈 수 있는 바탕을 갖고 가는 것이니까요."

-매니지먼트AND 홈페이지에도 '아티스트에게 지속적인 넥스트(NEXT)를 제시하는 회사. 매력적인 미생을 찾아 심장으로 투자하는 회사. 후원(뒤에서 돕다)의 의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라는 문구가 있다.

"신인배우들은 대개 아르바이트나 사회생활을 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소속사가 사회생활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있어야 한다고 보죠. '배우가 연기만 잘 하면 된다'는 말도 공감은 하지만, 결국에는 사회 구성원이잖아요. 한편으론 '우리가 배우의 사회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것들을 관리해 주는 것이 나중에 배우가 장기적으로 활동할 때 자신만의 DNA를 갖게 되는 것이고, 그 마음이 바로 서 있으면 중심이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없을 것이라 봐요. 회사 홈페이지에 그런 글귀를 쓴 것도 이런 생각에서였죠. 단순히 매출을 내고, 수익을 분배하는 그런 회사가 아니라 배우와 함께 같이 고민해주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뜻에서요.(웃음)"

-결국 배우만이 가진 개성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어떤 것들이 비슷해도, 그 친구만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유니크(Unique)함이 있다면 그것만 보는 것이죠. 그리고 결국 그 유니크함이 배우의 중심이 돼주는 것이고요. 왜 자기 중심이 단단한 사람들 있잖아요. 복근부터 허벅지까지, 속 근육이 좋은 사람들은 절대 허리 디스크에도 안 걸린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배우도 마찬가지로 강한 중심과 자신만의 개성이 있다면 그 힘으로 배우의 삶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죠."

-이렇게 말하고 있는 대표 본인의 개성도 뚜렷하게 보인다.(웃음)

"물론 저희 내부적으로도 신인을 키워낼 때 참고하는 알고리즘은 존재하죠. 하지만 모든 배우들에게 그것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진 않아요. 분석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간에 참조만 하죠. 그것이 좋은 형태로 개발 됐을 때 또 다른 빅데이터나 참고가 될 수 있거든요. 아,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다른 형태로 매니지먼트를 구사하고 있는 선후배님들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각자 마시고 싶은 음료수가 다른 것처럼, 결이 다른 것뿐이니까요.(웃음)"

-올 한 해 소속 배우들의 행보로 기대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신인 개발 일로 바쁜 것은 늘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지난해의 김다미 씨처럼, 올해는 김혜준 씨를 많이 소개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 같고요. 당장 드라마 '킹덤'과 영화 '미성년' 개봉을 앞두고 있죠. 최준영 씨는 워낙 연기력이 좋고, 주위에서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리고 있어서 작품을 통해 많이 인사시켜 드리려고 해요. 박진주 씨는 정말 다재다능한 친구이기 때문에 '멀티테이너'를 키포인트로 해서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게끔 도와줄 것이고요. 채지안 씨의 경우도 어떻게 매력적으로 마케팅을 할지, 그 포인트를 좀 더 고민하고 있죠. 드라마로 만나뵙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아, 동하 씨는 올해 12월 전역합니다.(웃음)"

-올해는 내외부적으로도 회사에서 많은 변화를 맞을 것 같다. 지금의 일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는지.

"회사에서 유지하고 있는 스타트업 마인드로 신인개발에 집중하고, 기성 배우도 영입해서 배우 수가 조금 늘어날 것 같아요. 전보다 확장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니, 그 부분에 집중하려고 하죠. 또 매니저라고 하는 것이, 어떤 정해진 길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자기의 색깔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잖아요. 모두의 모습이 다 비슷하다고 하면 똑같은 매니저와 똑같은 배우들만 개발될 텐데, 그런 것이 아니니 그 색깔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잖아요. 그런 각자의 색깔, 개성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권오현 대표가 꼽는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인가.

"만약 연예기자라면, 그 대상이 연예인이지만 또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저널리즘을 갖고 기사를 대하겠죠. 마약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열애설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옳고 그름이라는 가치를 따지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기호의 문제인 것이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것이 당연히 주류에 많이 따라가는 부분이 있지만, 각자의 기호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점과 좋은 의미에서, 가치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유일한 일이라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권오현 대표처럼 열심히 신인 개발에 애쓰고 있는 CEO로 눈컴퍼니의 성현수 대표도 함께 만났었다.(웃음)

"(성)현수는, 매니저라는 일에 접근할 때 정말 진지하게 접근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경험치가 앞으로 더 붙을 것이겠지만, 또 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지금 하는 그 모든 일들이 유의미한 시도들이라고 보여지죠. 그리고 현수 본인도 저를 굉장히 잘 따라요.(웃음) 현수 역시 회사를 따로 차려 나오면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 그때 제게 상담도 많이 했었거든요.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저보다도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윤다희 기자, 매니지먼트AND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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