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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교육리그 데뷔전 가진 스트라스버그, 그를 주목하는 이유

기사입력 2009.10.08 17:08 / 기사수정 2009.10.08 17:08

박광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박광민 기자] '슈퍼 루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1)가 미 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와 계약 후 데뷔 전을 치렀다. 6일(한국시각) 미 플로리다주 비에라에서 열린 플로리다 교육리그에 참가한 스트라스버그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번째 삼진은 자신의 주무기인 패스트볼로, 두 번째 삼진은 슬라이더로 타자를 돌려세웠다.

그는 지난 5월 30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주립대 소속으로 마운드에 공을 던진 후 정식 경기에서 투구는 약 4개월만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끝을 떠난 직구는 여전히 묵직했고, 공 끝의  움직임도 살아있었다. 슬라이더와 싱커 등의 변화구 각도도 예리했고 투구 수 25개 중 19개의 스트라이크가 말해주듯 제구력 또한 완벽에 가까웠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스트라스버그는 "오랜만에 경기에 나와 기쁘다. 직구를 주로 던졌으며 불펜에서 던질 때와 완전히 다른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며, "모든 부분이 계획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그는 누구인가?

'괴물 중에서 괴물'로 평가 받은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스트라스버그(21). 그의 정확한 이름은 스티븐 제임스 스트라스버그(Stephen James Strasburg)다. 1988년 7월 2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그는 웨스트 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07년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입학했다.

우투 우타에 195cm, 100kg의 건장한 체격이 말해주듯 그는 100마일(161km)이 넘는 빠른 공을 거뜬히 던지는 강견이다. 대학교 2학년이던 08년에는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베이징 올림픽 미국대표팀에도 포함됐다.

올 시즌 그는 샌디에이고 주립대 소속으로 자신이 속한 마운튼 웨스트 지부 리그에서 13승1패, 평균자책점 1.32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지난 6월 메이저리그(MLB)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는 '슈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내세워 내셔널스와 두 달간의 줄다리기 끝에 협상종료 1분 20여 초를 남겨둔 8월 18일, 1567만 달러(한화 약 197억 원)라는 역대 신인 최고액으로 내셔널스와 계약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입단과정

작년 10월 초 스트라스버그로 인해 이색적인 경쟁이 펼쳐졌다.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치열한 경쟁을 하는 동안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는 2009년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를 놓고 삼파전을 벌인 것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꼴찌를 서로 하려고 안간힘을 쓴 이유는 스트라스버그를 선택할 수 있는 드래프트 1순위를 받기 위해서였다. 스트라스버그 영입의 승자는 워싱턴 내셔널스. 내셔널스는 2008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하위 승률이라는 불명예까지 감수하며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지난 8월 그와 계약할 수 있었다.

대학 무대를 평정하다

스트라스버그는 07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 입학 당시만 해도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웨스트 힐스 고등학교 시절 62⅓이닝 동안 삼진 74개, 평균자책점 1.68을 기록해 가능성 있는 선수 정도였다.

그는 1학년 동안 선발투수가 아니라 중간계투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5게임 등판 1승 3패 7세이브라는 평범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1학년을 마치고 급격히 몸이 좋아졌다. 여기에 그의 재능을 알아본 ‘메이저리그 전설 속의 강타자’ 토니 그윈(49) 감독의 체계적인 몸 관리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선발투수 수업을 받게 된다.

전설을 써본 선수는 전설을 쓸 선수를 아는 법.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직감한 토니 그윈 감독은 이때부터 철저히 '일주일에 한 번만 선발로 등판시키는 절대원칙'으로 그를 혹사 시키지 않았다.

스트라스버그는 선발수업을 시작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학년이던 지난해 4월 유타 대학을 상대로 9이닝 동안 27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23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드래프트가 열리기 정확히 한 달 전인 5월 9일에는 공군사관학교와 경기에서 17개 탈삼진을 솎아내며 처음으로 노히트 경기를 펼쳐 '괴물 투수'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그는 09년 109이닝 동안 삼진을 두 배에 가까운 195개나 잡았고 사사구는 고작 19개밖에 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평가는?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이 야구선수의 가치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평가한 스카우트, 메이저리그 부단장, 그리고 에이전트의 입을 통해 스트라스버그의 성공 가능성을 들어보았다.

먼저, 미 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 극동담당 스카우트 글랜 바커는 스트라스버그의 에이젼트 스캇 보라스가 '스트라스버그는 다른 종자를 가진 선수'라고 한 말에 동의했다.

바커는 "이렇게 엄청난 위력을 가진 투수를 처음 보았다. 단순히 빠른 공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경기운영능력까지 갖춘 최고의 선수다"라며 "함께 일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대부분이 그의 성공에 대해 조금도 의심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MLB 에이전트 경력 12년을 자랑하는 이치훈씨도 "최고 중에 최고다. 그는 정말 괴물투수였다"라는 말로 스트라스버그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치훈씨는 작년 봄 LA에서 스트라스버그 경기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씨는 "스트라스버그가 UCLA와 경기에서 선발등판 했는데 100마일을 훌쩍 넘는 구속을 계속 던지더라.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여러 구질에 제구력까지 갖춘 투수는 처음 봤다"며 그를 칭찬했다.

스트라스버그를 대학3년 내내 관심 있게 지켜본 캔자스시티 로열스 루이 메디나 부단장도 "그는 확실히 격이 다른 투수다. 하지만, 빠른 공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또한, 메디나 단장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단 하나의 실투도 용납하지 않는다. 제구력만 조금 더 가다듬는다면 지금 구위로도 내년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10승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1567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고 입단한 스트라스버그. 일단 데뷔 첫 경기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도 몸값에 걸맞은 투구를 선보일지, 아니면 또다시 '먹튀'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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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테판 스트라스버그 (C) MLB/워싱턴 내셔널스 공식홈페이지 캡쳐] 



박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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