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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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놀러가다] '리틀' 한일전의 현장 속으로

기사입력 2009.08.07 03:30 / 기사수정 2009.08.07 03:30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축구장에 놀러가다] 수원컵, 대한민국 대 일본, 수원월드컵경기장, 19:00

한일전은 역시 한일전!

6일 동안 네 번째로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길이다. 지난 1일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2009 K-리그 18라운드부터 수원컵에 참가한 대한민국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이다. 수원으로 갈 때마다 마냥 들뜬 마음으로 가곤 했지만, 무리한 스케줄로 아주 약간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수원월드컵경기장 중앙광장에는 월드컵 7회 연속 진출 기념 사진전이 전시되었다.

그러나 막상 경기장 앞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발걸음은 다시 빨라진다. 무엇보다 시음회에서 나눠주는 맥주 한잔이 피로를 한번에 날려버린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한일전'이기 때문에 수원컵 우승의 향방을 떠나 기대가 되는 경기이다.



▲ 이날도 예외 없이 대형 태극기가 제 역할을 했다.

오랜만에 펼쳐지는 한일전에 대한 기대는 필자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 남아공, 이집트와의 경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메운다. 붉은 악마들의 응원 소리도 하늘 높이 퍼져나가고, 대형 태극기도 펄럭인다. 주심의 킥오프 휘슬 소리가 울리고, 경기는 시작이다.

한일전 승리는 2대1이 제 맛!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앞선 두 경기보다 적극적이었다. 한일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터라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던 전반 10분 이른 시간에 한국의 선제골이 나왔다. 중원에서 문기한의 공간패스를 최정한이 받았고 이것을 왼발 강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 한국 대표팀은 경기시작 전 파이팅과 동시에 뛰어서 자신의 위치로 간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한 차례씩 주고받았지만 이승렬이 한국의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추를 한국 쪽으로 기울였다. 전반 28분 조영철이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어 문전 앞으로 찔러줬고, 이것을 달려 들어오던 이승렬이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조영철.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혼자서 일본의 왼쪽 수비를 완벽하게 공략하며 이날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일본은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후반 7분 일본의 추격 골이 나왔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시라타니 켄토가 슈팅을 했고 이것을 이범영 골키퍼가 잘 막았으나 가와이 요스케가 흘러나온 볼을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실점. 그러나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켜내 한일전을 2대1 승리로 일궈냈다.



▲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모습.

유독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에는 '2대1'이라는 스코어가 익숙하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증거이고, 또한 '도쿄 대첩'덕분.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맞붙은 양 팀의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의 야마구치 모토히로에게 먼저 한 골을 내주었지만, 후반 38분과 후반 41분 각각 서정원과 이민성의 골이 잇따라 터지면서 2대1의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 경기는 아직까지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잊지 못한 명경기였다. 

감독님 홍명보

한국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은 제4회 수원컵 국제청소년 축구대회에서 남아공과 이집트, 일본을 차례대로 무너뜨리며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3경기에서 7득점 1실점. 아직 미흡한 점이 노출되기 했지만, 수치상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결과를 얻었다. 아직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번 수원컵은 청소년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두고 선수를 선발하고, 전력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기회였다.

 



▲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수원컵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직 많은 팬에게 '감독'이라는 호칭보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홍명보 감독. 감독으로서 그의 모습은 어떠할까. 경기 전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선수들에게 '우리'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 선수들을 존중해주는 감독이다.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이미지답게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차있고, 우직함을 엿볼 수 있다.

수원컵 첫 경기 때만 하더라도 다소 경직되었던 인터뷰 때와는 달리 수원컵이 진행될수록 인터뷰 때 여유가 있는 모습으로 질문에 답변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승을 한 직후 인터뷰에서는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집트전에 비해 일본전에서 선수들이 좋다는 물음에 "우리 선수들이 뭘 잘못 먹었나요?"라고 철 지난(?) 유머를 뽐내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의 기자가 웃지 않았다.



▲ 수원컵 우승 후 홍명보 감독의 공식 인터뷰.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홍명보 감독은 과거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4강'이라는 감정에만 환하게 웃고 있고, 나머지 감정에는 무표정으로 일관된 게시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홍명보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오는 9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청소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4강의 기적을 이루었을 때처럼 환한 웃음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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