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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용, "상금왕 경쟁, 최종 승자가 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09.07.29 10:21 / 기사수정 2009.07.29 10:21

조영준 기자



[엑츠 워너비] - KLPGA 골퍼 시리즈 1 - 최혜용 편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골프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때, 최혜용(19, LIG)의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최혜용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2부 투어를 거치지 않고 KLPGA에 입성한 인재이다.

올 KLPGA 첫 번째 대회인 오리엔트 차이니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KLPGA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최혜용은 현재 유소연(19, 하이마트)과 서희경(23, 하이트)에 이어 상금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탄탄한 엘리트 코스를 밞고 있는 최혜용은 현재 KLPGA 정상권을 다투는 골퍼로 성장해 있다.

"2007년 10월 달에 KLPGA에 공식적으로 입회했어요.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것이 프로 골퍼로 성장할 수 있는 지름길 역할을 했죠.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고 현재 상금랭킹 3위에 올랐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162cm로 다른 골퍼에 비해 비교적 작은 체구를 지닌 최혜용은 '외유내강'이란 표현이 적절한 골퍼였다. 인터뷰 내내 안정된 말투로 시종일관 겸손함을 내비쳤지만 골프에 대한 집념과 투지는 남달랐다.

"평소에는 타인들에게 양보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골프채를 들면 상황은 틀려지죠. 필드에 나서면 승부욕도 강해지고 한 치도 물러섬이 없는 것이 저의 모습입니다. 승부욕도 강하고 아슬아슬한 경쟁도 즐기고 있어요"

쇼트게임의 명수, 비거리와 아이언 샷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싶다

최혜용이 골프채를 들기 전까지, 가장 전념했던 것은 피아노였다. 최혜용의 부모님은 음악을 시켜보려고 피아노를 권유했지만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던 최혜용과는 적성이 맞지 않았다. 얌전하게 앉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것보다는 운동을 좋아했던 최혜용은 프로강사에게 골프를 배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골프의 세계에 입문했다.

"아버지의 한 후배 분이 골프 프로셨어요. 아버지는 그분에게 레슨을 받으셨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도 따라하게 됐죠. 어릴 때부터 골프가 재미있었는데 주변 분들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하게 됐어요"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최혜용이었지만 골프에 대한 재능은 남달라 보였다. 가능성이 있다는 주변의 권유는 최혜용에게 그립을 잡게 했고 결국, 골퍼의 길을 걸어가게 됐다. 어릴 적부터 좋은 성적을 기록한 최혜용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면서 골프 인생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이었어요. 대표 엔트리 세 명 중, 정재은(20) 선수와 유소연(19, 하이마트)선수는 이미 선발된 상태였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죠. 당시 (유)소연이에게 3점 차이로 아깝게 탈락했는데 이 점이 대표팀이 돼야겠다는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했어요. 남은 한자리를 놓고 벌어진 선발전 첫날, 허미정(20) 선수에게 8타를 뒤진 상태에서 경기를 마감했죠. 그때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둘째 날에 그 점수 차이를 극복하고 대표선수로 발탁됐어요. 너무 감격해서 펑펑 울었는데 그 대회는 제 골프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허미정은 보기를 기록했고 최혜용은 파를 유지하면서 극적으로 동타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연장전 제도가 아닌, 백카운트(후반 성적 우위) 방식으로 치러졌던 선발전은 최종 승자로 최혜용을 선택했다.

천신만고 끝에 대표팀에 발탁된 최혜용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게인전 금메달 수상자는 유소연)을 획득했다. 이 대회로 인해 최혜용은 프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KLPGA 무대에 직행했다.

지난 시즌,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소연과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최혜용은 결국 신인왕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실, 하반기 초까지는 유소연이 신인왕 포인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막판 뒤집기가 성공하면서 신인왕 수상의 꿈도 달성했다.

이제 겨우 19세에 불과한 최혜용은 자신이 계획했던 목표들을 착실하게 현실로 바꾸고 있다. 최혜용이 탄탄대로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쇼트 게임의 정확성'에 있다.

"어려서부터 쇼트 게임과 어프로치 훈련에 많은 투자를 했어요. 전체 훈련의 3분의 2가 쇼트 게임과 어프로치였죠. 특히, 아버지가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이러한 훈련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만족하고 있지만 더욱 가다듬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많은 갤러리는 적재적소의 순간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최혜용의 경기 스타일에 매료돼 있다. 프로 무대에 데뷔하면서 많은 갤러리가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는 상황이 달라진 부분이다. 처음엔 이러한 상황이 긴장감으로 밀려왔지만 이제는 많이 적응된 상태다. 또한, 이러한 스릴감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답변했다.

평균 240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고 있는 최혜용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매일 웨이트 훈련에 여념이 없다. 하루에 한 시간 반 동안 피트니스에 전념하면서 파워와 체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되도록 멀리 치는 것이 목표지만 안정적인 평균 비거리를 250야드로 늘리는 것이 최혜용의 목표다.

최헤용의 강점은 높은 퍼팅 성공률에도 있지만 드라이버 샷의 정확성에 있다. 이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250야드를 늘리는 것이 최혜용의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 투어 이후 최혜용은 자신의 단점인 아이언 샷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념해왔다. 쇼트게임에서의 강점을 가진 최혜용이 뛰어난 샷마저 갖춘다면 한층 뛰어난 골퍼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비거리를 늘리려고 피트니스를 하고 있는데 제 몸이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 몸이라는 평가가 나와서 충격을 받았어요. (웃음) 쇼트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아이언 샷의 정확성을 높이고 싶어요. 또한, 비거리의 중요성도 매우 높은 만큼, 철저하게 보완할 계획입니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US 오픈대회의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최혜용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벌어진 2009 US 오픈대회에 참가했다. 상반기 투어를 마친 최혜용은 자신의 첫 LPGA 메이저 대회 출전을 위해 휴식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2008 시즌 KLPGA 상금랭킹 4위에 올랐던 최혜용은 5위까지 주어지는 메이저 대회 출전 자격을 얻어 US 오픈에 참가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치는 골퍼들이 모인 만큼, 이 대회에 참가해 얻은 경험은 매우 특별했다.

"US 오픈에 참가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나 세계정상급 골퍼들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게 됐죠. 날씨가 매우 안 좋은 날에 자신의 페이스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모습은 정말 본 받을만 했어요"

최혜용은 2라운드에서 60위로 간신히 컷 오프를 통과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 3언더를 몰아치면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 최종 26위로 US 오픈을 마친 최혜용은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또한, 모든 경기를 마친 최혜용은 선배 골퍼인 지은희(23, 필라 코리아)가 극적으로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큰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지은희의 모습을 본 최혜용은 전율과 함께 자신감도 얻었을 수 있었다. 한국 골퍼들의 우수성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승부 근성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골프 선배들이 메이저대회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최혜용에게 좋은 본보기로 다가왔다.



잊지 못할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준우승, 그리고 평생의 라이벌이자 동료인 유소연과의 경쟁

최혜용은 올 시즌 첫 KLPGA 투어인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첫 대회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최혜용은 기복이 없는 활약을 펼쳐나갔다.

이번 상반기 투어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5월 중순에 벌어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었다. 이 대회 결승전에서 최혜용은 '필생의 라이벌'인 유소연과 9홀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최혜용과 유소연이 맞붙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은 올 상반기 투어 중, 최고의 명승부였다.

"결승전이 끝난 뒤, 거의 탈진한 상태였죠. 만약 결과가 우승으로 이어졌다면 피로도가 덜했을 텐데 막상 지고 나니 허탈감이 몰려왔어요. 아쉬움이 더욱 컸던 것은 작년에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합이 끝나고 나서 많이 울었죠.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 2번 하기도 힘든데 그것을 달성하고 말았어요.(웃음)"

최혜용은 일반적인 라운드 경기보다 매치플레이가 싫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혜용은 매치플레이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대 일로 이루어지는 경기는 한편으론 부담감이 밀려오지만 '단판 승부'만이 전해줄 수 있는 묘미는 매우 남달랐다.

이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는 첫 번째 매치였던 장은비와의 경기였다. 무려 18번 홀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3언더를 친 최혜용은 2언더의 장은비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비가 오는 안 좋은 날씨 속에서 가장 좋은 기록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시합이었다.

쟁쟁한 상대들을 차례로 꺾고 올라온 최혜용은 최종고지에서 유소연을 만났다. 어린 시절부터 라이벌이자 절친한 동료인 유소연에 대해 최혜용은 이렇게 평가했다.

"소연이와 함께 있으면 나이는 동갑이지만 나보다 훨씬 성숙한 언니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소연이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사고 관을 가졌고 자기관리도 매우 철저하죠. 국가대표 시절 함께 합숙을 했을 때, 나를 잘 챙겨주었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매우 성숙한 마인드를 가진 것이 소연이의 장점입니다"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의 기회를 놓친 최혜용은 상반기 마지막 투어인 MBC S-오일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1, 2라운드에서는 선두를 달렸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븐파만 기록했어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었지만 막판에 흔들린 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이 대회의 우승은 상반기 투어의 '지존'인 유소연에게 돌아갔고 최혜용의 2승 달성은 하반기로 연기되었다.

"상반기 마지막 투어에서 우승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정신력이 해이해져 하반기 준비에 소홀할 수도 있었겠죠. 어떤 결과가 이루어지면 항상 긍정적인 쪽으로 방향을 잡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봅니다. 상반기 투어의 모든 대회는 저에겐 모두 소중한 경험을 안겨 주었어요"



'현재'가 중요하지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어릴 때부터 골프에만 전념해온 최혜용은 시간이 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운전면허 취득'을 손꼽았다. 또한, 최근엔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야구관전도 빠트릴 수 없는 취미가 되었다.

"예전에는 야구에 대해 정말 몰랐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고 지금은 가장 즐겨보는 종목이 됐어요. 최근 야구장도 방문했는데 직접 가서 보는 경기가 더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어요. 또한, 배구도 즐겨보는데 제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인 LIG 팀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최혜용이 가장 존경하는 골퍼는 줄리 잉스터이다. 골프와 가정에서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줄리 잉스터는 최혜용의 '롤 모델'로 자리 잡았다.

다가오는 하반기 투어에서 선전해 올 시즌 상금랭킹 1위에 등극하는 것이 최혜용의 목표다. 또한, 선배 골퍼인 지은희처럼 LPGA 무대에 진출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꿈도 최혜용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돼 있다.

"골프를 하면서 느낀 점은 '현재'가 중요하지 '과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지나간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현재에 충실한 골퍼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승수를 착실히 쌓는 점도 중요하지만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골퍼로 남고 싶어요"

[사진 = 최혜용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장소협찬 = 남서울 골프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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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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