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도전이 시작된다

한국시간으로 13일 토요일 밤 8시 45분에는 2005-2006 프리미어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에버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박지성의 맨유 입단으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더욱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박지성의 개막전 출전 여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박지성은 지난 수요일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 데브레세니와의 홈경기에서 22분 정도 뛰며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날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좌우 돌파와 패스 등으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박지성의 선발 출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며 원정 경기라는 점에서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높기 때문. 그러나 38경기 중의 첫 경기이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고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 나간다면 어느 순간 선발 명단에 박지성의 이름이 당당히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맨유의 선발 라인업은 데브레센과의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때 출장한 선수들과 거의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스리톱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 루드 반 니스텔루이 - 웨인 루니의 삼각 편대가 퍼거슨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전방위적인 공격 축구를 그대로 보여주었고 미드필드 라인도 로이 킨을 중심으로 폴 스콜스, 대런 플레처가 탄탄한 공수 연결고리를 해냈다.

그러나 플레처가 아직까진 퍼거슨 감독의 축구를 완벽히 플레이하지 못하는 등 선발 출장시 많은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깜짝 선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박지성이 선발 출장할 경우 그동안 가동해온 4-3-3 대신 박지성과 C.호나우두를 측면에 배치하는 4-4-2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맨유로선 루니를 향한 에버튼 팬들의 야유를 루니와 맨유가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달려있다. 루니는 사생활 문제 및 팀 내의 불화등으로 지난해 에버튼에서 맨유로 이적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에버튼측과 많은 문제를 남긴채 떠나 에버튼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루니를 향한 에버튼 팬들의 비난은 올해도 계속될 것인데 루니가 과연 이것을 어떻게 넘기는지에 따라 맨유의 승패가 달렸다고 본다.

이에 맞설 에버튼도 오프 시즌 동안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에버튼 돌풍을 일으킬려고 한다. 스페인 비야레알과의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에선 아쉽게도 2-1 역전패를 당했지만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축구로 달라진 에버튼을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에버튼은 지금까지 맨유전에서 통산 7골을 넣은 노장 공격수 던컨 퍼거슨과 제임스 비티를 중심으로 사이먼 데이비스, 미켈 아르테타, 페르 크롤드럽 등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맨유에서 이적한 필립 네빌의 존재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에게 맨유전에 큰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멀티 플레이어인 네빌은 맨유 유스팀 출신으로 좌우 윙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제 몫을 해내는 선수였고 퍼거슨 감독의 축구를 어린 시절부터 몸으로 익혀온 선수이기도 했다.

모예스 감독은 네빌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경기 중 펼칠 수 있게 되었으며 맨유와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네빌이 그동안 경험해온 맨유의 축구를 활용하여 전술을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점까지 얻게 되었다. 역대 전적에서도 에버튼이 맨유를 상대로 76전 37승 17무 22패로 앞서고 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후 맞붙은 26번의 경기에선 3승 3무 20패로 절대 약세를 보였지만 지난 시즌 맨유와 맞붙은 세번의 경기에서 1승 1무 1패의 거뒀다는 점은 맨유전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게 해준다.

한편 에버튼에는 지난 2002년부터 중국 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더 리티에가 뛰고 있는데 박지성과 리티에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중 축구 대결을 펼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 경기는 MBC-ESPN에서 밤 8시 3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양팀 전적

프리미어리그
2004.08.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0-0 에버튼
2005.04.20 에버튼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던컨 퍼거슨)

FA컵 16강전
2005.02.19 에버튼 0-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포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예상 출전 선수 명단

에버튼 (4-4-2)
니겔 마틴(GK) - 토니 힐버트, 조셉 요보, 데이비드 웨어(페르 크로드롭), 개리 네이스미스 - 팀 케이힐(케빈 킬반), 미켈 아르테타, 필립 네빌, 사이먼 데이비스 - 제임스 비티, 던컨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3-3)
에드빈 반 데 사르(GK) - 개리 네빌, 리오 페르디난드, 미카엘 실베스트르, 존 오셔 - 대런 플레처(박지성), 폴 스콜스, 로이 킨 -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루드 반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