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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포수' 향한 유강남의 애정 "빛나지 않아도 좋다"

기사입력 2018.12.15 10:21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저는 포수라는 포지션이 정말 좋아요."

시즌을 마친 후 한 달 가량의 휴식기를 가졌고, 일찌감치 운동을 시작했다. 유강남은 "지금은 웨이트 중이고, 다음주부터는 캐치볼에 들어간다. 나는 미리 공을 좀 던져놔야 캠프에서 잘 된다"고 말했다. 마운드를 포함한 팀 전체를 짊어지는 포수이기에, 남들보다 더 땀흘리는 그다.

◆ "2018년, 내게는 실패한 시즌"

성과와 과제가 뚜렷했다. 타격 측면에서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타율 2할9푼6리의 2011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에 임박했다. 홈런도 꾸준히 늘었다. 2015년, 2016년 각각 8개를 시작으로 지난해 17개, 올해 19개를 쳤다. '20홈런'이라는 상징적인 기록에는 아깝게 못 미쳤지만, 상대에게 유강남의 방망이는 확실한 위협이 됐다.

그러나 유강남은 "2018년은 실패한 시즌"이라고 냉정히 진단했다. 포수에게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수비에서 아쉬웠다는 판단 때문이다. 1군에서 2군으로 보직을 옮기게 된 김정민 배터리 코치에게도 죄송한 마음 뿐이다.

"야구 인생에 있어서 수비로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김정민 코치님과 처음으로 떨어지게 됐는데,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다. 신인 때부터 계속 함께했고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셨는데 수비적인 측면에서 내가 보여준 게 없었다. 내가 더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가장 시급한 부분을 묻자 블로킹을 꼽았다. 시즌 중 정해진 훈련 시간보다 일찍 나와 수비 훈련을 하기도 했지만 아주 큰 변화를 보지는 못했다. 그는 "비시즌 동안 기본기부터 시작해 여러 훈련을 하며 접근법을 고민하겠다. 몸 상태도 중요하고, 체중 감량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홈런에 닿지 못한 점은 아쉽지 않을까. 유강남은 "그 당시에는 남은 한 개를 더 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라면서도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아홉수'는 종종 지독하게 작용한다. "19홈런과 20홈런은 다르지 않나. '20홈런'이 가진 상징성이 있다. 19개 치고 '나오겠지', '칠 수 있어' 이런 감정을 가졌었다. 스스로 위축됐던 것 같다."

타격에 있어서 다음 시즌 목표를 묻자 "작년보다 타율 1리, 안타 1개, 홈런 1개 더 치자고 생각한다"는 소박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커다란 타격 성적을 생각하고 시즌을 치르지는 않는다. 한 단계씩 밟아가는 게 좋다. 성장하며 스스로 느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 힘들어도 묵묵하게, '포수가 좋다'

포수는 챙겨야 할 게 많은 포지션이다. 투수의 파트너로서, 안방마님으로서, 타자로서 1인 3역을 수행해야 한다. 긴 여름 동안 무거운 장비를 차고 몇 시간씩 앉아있으며 투수를 챙기고, 타자와 머리 싸움을 하며 타석까지 소화하다보면 체력은 금세 떨어진다. 유강남 역시 포수의 고충을 털어놨다.

"정말 힘든 포지션이다. 그런데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 물론 알리려고도 하면 안된다. 그래서 포수는 묵묵히, 어떤 것이라도 다 잘해내야 한다. 포수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리고, 포수가 실수하면 팀이 큰 데미지를 받는다. 티내지 않고 해야할 것을 해내야 좋은 포수다."

스포트라이트가 확실한 투수나 타자가 부러운 적은 없었을까. 유강남은 "포수라는 포지션이 너무 좋다"는 말로 애정을 드러냈다. 남들에게 보이지는 않지만, 뒤에서 노력해 성취감을 느끼는 일이 많다. 그는 "스스로 뿌듯한 순간이 있다. 블로킹을 막고, 도루를 잡고, 투수의 무실점을 이끌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팀에게 중요한 포지션이라는 점도 책임감을 막중하게 한다. 그는 "내가 잘해야 팀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올 시즌은 팀 성적도, 팀 평균자책점도 떨어졌다. 투수들도 많이 아팠다. 다 내가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내년 시즌 유강남의 목표는 무엇일까. "수비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 팀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싶다. 마운드가 무너지며 나 역시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마운드를 다시 높이고 싶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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