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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V11 비하인드] 절체절명 위기서 김민식이 양현종에게 한 말은

기사입력 2017.10.31 05:29 / 기사수정 2017.10.31 10:19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양현종인데 긴장하냐고 그랬죠".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패했던 KIA은 내리 4경기를 쓸어담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통합 우승이다.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내달린 KIA는 5차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이범호의 만루 홈런이 나오며 7회초까지 7-0으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7회말 등판한 선발 헥터 노에시가 갑작스럽게 흔들렸고, 마운드를 이어 받은 투수들도 쉽사리 위기를 진화시키지 못하며 KIA는 두산의 6-7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한 점 차의 살얼음판 리드, KIA 벤치는 9회말 양현종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22구를 던져 한국시리즈 최초의 1-0 완봉승을 거뒀던 양현종은 4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긴장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게다가 상대는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양현종은 결국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동점 주자의 출루를 허용했다.

더 이상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양현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여기서 뒤집어지면 6차전 선발도 무의미해진다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 타선이 컨디션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절대 모레까지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힐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때 포수 김민식이 마운드로 향했다. 양현종과 김민식 두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이후 1사 만루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박세혁을 인필드플라이, 김재호를 초구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이날 승리와 8년 만의 우승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경기 후 김민식에게 9회 위기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양현종이 긴장하냐고, 아직 남은 경기도 있고 1점을 줘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이 뭐라고 대답을 했냐 물으니 "알겠다면서 웃으면서 갔다"고 미소지었다.

포수로서 투수를 다독였지만, 분명 김민식에게도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김민식은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워낙 타이트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4번부터 시작해서 혹시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현종이 형의 구위를 믿고 단순하게 갔다"고 돌아봤다.

'착한 거짓말'도 있었다. 아무래도 2차전 선발로 나섰고, 무려 122구를 던진 후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양현종의 100% 공은 아니었을 터였다. 김민식은 "많이 못 쉬고 던져서 힘이 떨어진 것 같긴 했다. 현종이 형도 자기 공이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아니요' 할 수가 없어서 괜찮다고 했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 돌입하기 전, 양현종은 김민식을 시리즈의 키플레이어로 꼽았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김민식에게 "포수로서 전체적인 움직임, 볼배합이 중요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양현종은 5차전, 우승을 바로 눈 앞에 두고 닥친 위기 상황에서 김민식이 '키'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장면을 함께 만들어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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