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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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4번 양석환' 카드는 실패하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7.08.23 22:14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4번 아닌 6번에 두었다면 더 잘 쳤을텐데."

이번 시즌 LG 트윈스의 4번 자리는 고난의 연속이다. 시즌 초 4번을 맡았던 외인 루이스 히메네스는 발목 부상 끝에 웨이버 공시됐다. 어렵게 찾아낸 또다른 4번, 양석환마저도 시즌 막판을 앞두고 말소됐다. 핫코너 3루를 맡고 있고,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던 양석환의 이탈은 LG로서는 더욱 아쉽다.

사실 예견됐던 상황이다. 2015년 처음 1군 무대에 데뷔한 양석환은 개인 통산 한 시즌 최고 타수를 이미 넘어섰다. 팀 성적이 좋지 않고, 부상 선수가 많아 기회가 자주 왔던 2015년 125경기 358타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루수 히메네스, 1루수 정성훈 체계가 갖춰지며 수비에서 비중이 좁아졌고 80경기 203타수에 그쳤다. 히메네스의 부진, 정성훈의 체력 안배로 내야에 자리잡은 올해 108경기 371타수를 올렸다. 이번 시즌 1군 성적은 2할7푼2리다.

첫 해와 비슷한 수치지만, 자세히 보면 내용은 다르다. 이번 시즌 양석환은 대부분 4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타선, 클린업에 견제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상 첫 주전 풀타임 시즌이기에 체력 저하가 우려됐고, 여기에 4번이 주는 무게감도 더해졌다. 상대 배터리의 까다로운 승부까지 얹혀지자 침체가 길어졌다.

양상문 감독은 타격 침체, 체력 저하를 말소의 이유로 꼽았다. 단순히 안타 갯수가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타격의 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양 감독은 "풀타임을 치르다보니 체력이 떨어진 점도 있고, 상대가 적극적으로 약점을 파고드는데 대응이 잘 되지 않은 점도 있다"며 "뜻대로 타격이 잘 되지 않으며 혼돈이 온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4번 다음으로 양석환이 많이 배치됐던 타순은 6번이었다. 4번에서 2할6푼7리를 기록했던 양석환은, 6번에서 3할1푼1리를 때려냈다. 물론 6번 타순에 배치됐을 때의 표본은 4번 때의 4분의 1 정도지만, 양석환이 약간 더 하위에 배치됐다면 좀 더 편하게 타격을 할 수 있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양 감독 역시 "(견제가 심한) 4번이 아닌 6번에 두었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 4번이라 더욱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듬었다.

히메네스의 이탈로 갑작스럽게 맡은 4번이지만, 양석환은 4번에서 가능성을 열었다. 만루에서 4할3푼8리 19타점을 기록하며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고, 득점권에서 3할3푼3리로 3번 중 1번은 제 몫을 해냈다. 내야에서도 1루, 3루를 오가며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홈런은 적었지만 2루타를 많이 때려 LG가 목말라하는 장타도 쌓았다. 한 시즌 내내 풀타임으로 잘하는 것은 베테랑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가치 있는 성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석환, 그리고 LG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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