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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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투쇼' 김기덕, 옷도 입담도 명품 감독 (종합)

기사입력 2016.10.01 15:54 / 기사수정 2016.10.01 15:54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영화감독 김기덕이 영화에 대해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며 '명품 감독'임을 증명했다.

1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영화 '그물'로 돌아온 감독 김기덕이 출연했다.

이날 김기덕은 도인같은 행색으로 스튜디오에 등장, DJ 컬투로부터 '도인같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이게 다 이태리 명품이다. 나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것 같다. 평소에 멋지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해명했다.

이어 김기덕은 영화 '그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기덕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그물'은 임진강에서 고기를 잡다가 남한으로 떠내려 온 북한 어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기덕은 실제로 임진강과 가까운 일산에 살며 실제로 이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특히 남한에서 조사를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며 입었던 옷까지 모두 벗고 돌아가는 한 북한 어부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물'은 배우 류승범의 2년만의 복귀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류승범이 먼저 김기덕 감독에게 함께 영화를 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바, 김기덕은 "류승범이 아니라 형인 류승완이 제안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류승범이 내 영화를 하고 싶어한다고 대신 전해주더라"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북한에서 떠내려온 어부 남철우를 맡은 류승범은 베를린에서도 북한 군인 동명수로 열연한 적이 있다. 김기덕이 보기에도 류승범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며 북한 말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열연을 펼쳤다고 한다.

김기덕은 영화 촬영 중 힘들었던 점으로 추위를 꼽았는데, 여름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촬영했다고 한다. 왜 겨울에 촬영했냐는 질문에는 "원래 겨울에 영화를 찍는 걸 좋아한다. '빈집' 외에는 모든 영화를 겨울에 찍었다. 여름과 가을에는 놀아야한다"고 답했다. 쉬면서는 손재주를 살려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에스프레소 머신만 3개 정도 만들었고, 집도 짓는다고 뽐냈다.

'그물'은 김기덕 영화로는 드물게 15세 관람가로 판정받았다. 김기덕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가 남북 간 이데올리기 문제인만큼, 더 놀라운 결과다. 청소년도 남북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해도 된다는 시대의 목소리로 받아들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세계 3대영화제의 상을 휩쓸며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기덕은 "90년대까지 바빠서 영화를 본 적이 없다. 해병대에서 5년 근무하고,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뒤늦게 프랑스로 미술공부를 하러 갔는데, '양들의 침묵'과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영화에 관심을 갖고 시나리오를 쓰게됐다"며 영화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김기덕을 이야기할 땐 배우 조재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나쁜 남자', '수취인불명', '악어', '야생동물 보호구역', '섬', '뫼비우스' 등 6개 작품을 함께했다. 유독 조재현과 많이 영화를 한 이유에 대해 "당시 출연료가 쌌다"고 비화를 밝혔다. 또 "아무도 내 영화를 안하려고 할 때, 조재현은 친해서 거절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재현은 '나홀로 휴가'로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김기덕은 시나리오를 미리보고 "이야기가 너무 짧다. 장편으로 만들려면 더 덧붙여야겠다"고 조언을 해줬다고. 조재현도 이를 받아들여 주변 이야기를 덧붙인 이후에 영화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같은 감독으로서 조재현을 평가해달라는 말에는 "나는 영화를 한 두편 찍은 사람은 감독으로 인정 안한다. 나도 그랬다. 영화를 세 편정도는 찍어야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기덕의 다음 조재현은 누가될까. 친한 배우, 다시 함께하고 싶은 배우, 눈여겨 보는 배우에 대해 김기덕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다시 함께하고 싶은 배우는 딱히 없고, 내가 영화를 찍을 때 스케줄이 되는 배우면 된다"며 "눈여겨 보는 배우는 내가 말하면 그분이 얼마나 부담될까봐 무섭다. 내 영화하고 추락하면 안되니까. 내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하면뒤로 연락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물'을 통해 남북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외세에 의해 슬픈 상황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다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영화를 홍보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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