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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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까지 전력 질주" 양성우의 1군 적응기 [XP 인터뷰]

기사입력 2016.05.27 06:05 / 기사수정 2016.05.27 10:20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최하위'에 머물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 이글스에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한화는 올 시즌 12승 1패 31패로 10개 구단 중 10위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외야수이자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하던 최진행과 김경언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에 공백도 크게 생겼다.
 
그러나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가 됐다. 지난 13일 1군에 올라와 외야 한 자리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양성우(27)가 등장하면서 한화는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41순위)로 한화 지명된 양성우는 지난해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다.
 
주전 외야수들의 공백 속 1군에 올라와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운이 좋아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5월 타율 0.400 "아직도 감이 안좋아요"

겸손함일까. 아니면 아직도 배가 고픈 것일까. 1군에 올라와 5월 12경기에서 4할을 기록하고 있지만, 양성우는 "타격감이 좋지 않다. 운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비결은 있었다. "감이 좋다기 보다는 공이 잘 보인다. 크게 보인다기 보다는 이 쯤에서 공이 이렇게 오겠다는 것이 보인다"고 최근 활약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양성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2군 스프링캠프에서 미래를 준비했다. 그는 "2군 감독님, 타격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특히 경찰청에 있을 당시 수술을 받았던 손목이 좋지 않은데, 그에 맞게 타격 궤도를 바꿨다. 김응국 코치님과, 이정훈 코치님께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1군 김재현 타격 코치와의 호흡도 좋다. "김재현 코치님과 매 타석 이야기한다. 잘 맞을 때 나오는 폼과 안 맞았을 때 나오는 폼에 대한 생각이 코치님께서 생각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웃어보인 그는 "덕분에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 단계 성장 이끈 '경찰청 사람들'

지난 2012년 한화에 입단한 그는 1군 첫 해 45경기에 나와 타율 1할9푼5리를 기록한 뒤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 2013년 1군에서 한 경기를 뛴 그는 시즌 종료 후 경찰청에 입단해 2015년까지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비록 경찰청에서 첫 시즌을 마친 뒤 손목 수술을 받았지만, 경찰청에서의 시간은 양성우에게 큰 정신적인 성장을 가져다 줬다.
 
첫 번째로 조언을 준 사람은 유승안 경찰청 감독이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운을 뗀 양성우는 "유승안 감독님께서 '기회는 언제든 오지만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덕분에 제대 후 2군에 있으면서도 '나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한 명은 한 살 어린 동생인 안치홍이다. 대졸 출신인 양성우와 달리 안치홍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프로에 발을 디뎠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에 입단한 안치홍은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 큰 기대를 받고 6년 동안 747경기를 뛸 만큼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이런 안치홍과 룸메이트를 하면서 양성우는 프로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 양성우는 "(안)치홍이와 군대 있을 때 룸메이트를 했는데, 배울 점이 많았다. 멘탈적인 부분도 그렇고 프로로서 준비하는 것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며 "후배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직접 느낀 것은 치홍이가 처음이다. 경기 나갈 때 마음가짐이나 준비 과정 등에서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데뷔 첫 홈런, 그러나 양성우는 '걱정'

지난 22일 프로 데뷔 5년 만에 짜릿한 '손 맛'을 봤다. 대전 kt전에서 2회 상대 선발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데뷔 후 첫 홈런을 기록한 만큼 마냥 웃어도 부족할 법했지만, 그는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사실 홈런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다. 오히려 이 홈런으로 앞으로 스윙이 커질 것 같아서 걱정됐다"고 이야기한 그는 "지금도 감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홈런을 쳤던 코스에 공이 오면, 욕심을 내고 있다. 코치님과도 이 부분을 이야기하며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홈런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대답에 "어떤 스타일의 타자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나는 잘치다 보면 어쩌다가 장타가 나오는, 단지 타구를 강하게 치는 스타일"이라고 웃어보였다.
 
"짜릿했던 팬들의 환호, 오래 듣고 싶다"

양성우는 시즌 목표에 대해서 "아프지 않고 1군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랜 2군 생활을 했던 만큼 1군에서의 가장 좋은 점을 묻자 "내가 안타를 쳤을 때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고 환호를 해줬다. 1군에 남아서 그 소리를 오래 듣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또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팬들의 기억 속에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예전에 양준혁 선배님이 땅볼을 쳐도 1루로 힘껏 달린다고 했다. 나 또한 매 순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나중에 '양성우'라는 이름을 들으면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떠올렸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내비쳤다.

그리고 경기 전 26일 경기 전 이 이야기를 한 양성우는 이날 2회 1루수 방면 땅볼을 친 뒤 1루로 힘껏 내달려 내야 안타로 연결시켜 출루에 성공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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