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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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행복, 성공적" 에릭 테임즈의 모든 것

기사입력 2015.06.01 12:45 / 기사수정 2015.06.01 15:1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구릿빛 피부에 야성적인 눈매 그리고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독특한 턱수염과 날씬한 여자 허리 굵기에 버금가는 두꺼운 팔뚝. 어딜봐도 '상남자' 같은 그. 알고보면 유쾌함 속에 수줍음이 숨어있고, 자유로움 속에서도 프로 정신으로 꽁꽁 무장해 있다.
NC 다이노스의 '핫 플레이어' 에릭 테임즈(29)다.

홈런 1위(18홈런) 최다 루타 1위(131루타) 타점 2위(62타점) 장타율 1위(0.775) OPS 1위(1.244) 타율 5위(0.349) 최다 안타 7위(59안타, 이상 1일 기준). 아직 2015시즌이 반환점을 돌지도 않았지만 테임즈는 무서운 타자다. 지난해보다 훨씬 더 발전된 모습으로 KBO리그를 '씹어먹을 기세'다. 한국에서 두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제 NC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축 선수가 됐다.

-'꼬마 테임즈'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7살때 야구를 시작했다. 티볼로 야구를 시작한 선수도 많지만 나는 의외로 농구가 발단이 됐다. 우리 아버지는 여러가지 스포츠 종목들을 접할 수 있게끔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그런데 농구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웃음). 그 후로 야구를 해봤는데 흥미를 느꼈다. 특히 방망이로 공을 치는게 재미있었다. 그게 내가 야구를 시작한 계기다."

-최근에 어머니가 한국에 오셨던 걸로 안다. 관중석에 앉아 응원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주전에 미국으로 돌아가셨다. 우리 가족들은 언제나 미국에서 내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특히 아버지는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한국 사이트를 통해 NC 경기 영상을 보신다. 오는 7월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한국에 오실 계획이다. 벌써부터 매우 기다려진다."

-1986년생으로 아주 젊은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빅리그 도전을 잠시 중단하고 KBO리그에 오게 됐는지 궁금했다.

"'왜 안돼(Why not)?'라고 생각했다. 나는 마이너와 빅리그를 오르내리면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에이전트가 한국 이야기를 꺼내길래 주저하지도 않고 '가자!'고 답했다. 사실 미래는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내가 NC와 내년에도 재계약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 한국에 온 것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그렇게 힘들었나.

"음... 삐걱거렸다. 워낙 생활이 타이트하고 힘들었다. 어떤 선수들은 마이너리그에서 10년을 버티곤 한다. 하지만 버스로 미국 전역을 이동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버스만 12시간씩 타고 움직인다. 리그에 따라 비행기를 타기도 하지만 내가 있었던 곳은 버스로 이동했다. 아침 4시에 일어나서 버스에 몸을 싣는 일이 반복됐다. 정말 싫었다. 마이너리그는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난 한국이 좋다(웃음). 매일매일 경기에 뛸 수 있고 버스를 오래 타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완벽히 적응했나.

"당연하다. 아주 좋다. 내가 올해 다시 NC에 돌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한국 음식이 맛있다. 특히 한국식 고기 요리들을 다 좋아한다. 쇠고기, 돼지고기 다 질이 좋고 맛있는 것 같다. 그것들을 사랑한다. 시즌 중이라 너무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원정 경기가 많다보니까 한국 음식들로 힘을 받는다(웃음)."

-원래 아시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었는지?

"한국이 내가 방문한 첫번째 아시아 국가다. 일본 이야기도 자주 나오는데 난 초밥을 제외하고는 일본 음식을 거의 먹어본 적이 없다. NC에 오고 난 이후에도 우리 팀이 스프링캠프를 미국에서 주로 하기 때문에 더더욱 가볼 기회가 없었다."



-SK 와이번스 소속인 앤드류 브라운과도 친분이 있는 걸로 안다.

"브라운은 좋은 친구다. 트리플A에 있을때 처음 만나 함께 뛰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11년에 처음 만난 것 같다.

-브라운이 한국행을 결심했을때 어떤 조언을 해줬나,

"그냥 즐기라고 말했다. 나는 한국에서 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어떤 외국인 선수에게든 같은 말을 해준다.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선수들은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면서 본인이 겪게 될 새로운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한다. '나라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데 어떡하지?' 하고. 하지만 이건 야구다. 야구는 어디에서 하든 똑같다. 그러니 마음을 열고 즐기라고 조언해준다. 브라운에게도 같은 말을 해줬다. 우린 프로 선수다. 다행히 브라운도 잘 적응하고 잘해내고 있어서 기쁘다. 물론 경기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우리팀이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웃음)."

-테임즈가 생각하는 KBO리그의 최대 장점은?

"(주저 없이) 이동 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4시간이면 충분하지 않나. 그래서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 더이상 모닝콜을 듣지 않아도 되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웃음). 그건 모든 사람들이 다 싫어할 것 같다."

-NC는 젊은 팀이다. 팀 역사도 젊지만,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젊다는게 장점이다.

"맞다. 그러나 우리 팀은 손시헌, 이호준, 이종욱 같은 베테랑들이 정말 잘한다. 그들이 가진 리더십을 나도 존중한다. 그것이 어린 선수들까지 잘할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 같다."

-지난달 9일 광주 KIA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었다. 한국에 온지 2년째에 거둔 쾌거다.

"2007년에 미국에서 대학 소속일때 사이클링 히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첫 사이클링 히트였는데 정말 흥미로웠다. 더군다나 팀이 이긴 경기라 더 기뻤다. 사실 야구라는게 계획한대로 되는게 아니지 않나. 내가 사이클링 히트를 하고 싶다고 해서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때 임준섭을 상대로 1루수 옆으로 흘러나가는 안타를 쳤을때 정말 열심히 3루까지 뛰었고 마침내 기록이 세워졌다. 야구는 참 알 수 없는 스포츠다."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는 누구인가.

"SK 김광현! 워낙 공이 빠르고 상대하기 어렵다. 김광현을 빼고는 언더핸드형 투수들도 어렵다. 미국에서는 좌완 언더핸드가 많았는데 한국에는 우완 언더핸드가 많다. 좌타자인 내게 우완 언더핸드는 아직도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몸쪽으로 높이 떠오르는 스타일은 상대하기 까다롭다."

-그럼 가장 잘 치는 타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테임즈를 빼고(웃음).

"나를 빼고?(웃음) 넥센 박병호는 파워가 좋다. 하지만 내 생각에 한화 김태균이 정말 대단한 타자인 것 같다. 그는 똑똑하고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 아, 넥센 서건창도 좋은 타자다. 우리팀 동료인 박민우는 타고난 스타일이다. 난 가끔씩 그의 재능이 질투난다. 나같은 타자들은 정말 미친듯이 집중해서 어렵게 안타를 치는데, 민우는 쉽게 안타를 만들어낸다. 이건 재능이다."

-자기 관리를 굉장히 잘하는 걸로 알고있는데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면.

"노하우는 많다. 매일 경기가 끝나면 호텔방에서 밴드를 활용한 운동을 한다. 큰 가방에 필요한 밴드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스윙이나 자세, 신체 부분 등을 단련한다. 그리고 난 스트레칭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두루두루 친하지만, 베스트 프랜드를 꼽자면?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NC의 모든 선수들이 다 좋다. 그중에서도 김태군과 정말 친하다. 홈런 세리머니는 우리가 열심히 의견을 주고받아 내린 결정이다. 레파토리를 짰는데 팬들이 좋아하니 다행이다."

-개인 SNS 계정에 한글을 섞어서 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직접 쓰는 것인가?

"미국에 있을때는 트위터를 했었는데 여기에서는 인스타그램(사진 위주 SNS)을 한다. 사실 한국말을 배우고, 연습하는 중인데 SNS를 통해 한국어 실습을 하는 셈이다. SNS에 한글을 쓰는 것이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웃음). 나다(웃음)."

-휴식일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운동하고, 스트레칭하고,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한다. 주로 휴식을 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가끔씩 술도 마시나?

"칵테일을 좋아한다. 상황에 따라서. 한국술들도 조금씩 먹어보려고 한다. 소맥?(웃음) 막걸리를 정말 좋아한다. 저녁을 먹을때 곁들여서 한잔씩 먹는 정도다."

-야구선수 테임즈의 인생에 목표가 있다면.

"즐기자(Have fun)! 사실 난 당장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그냥 매 순간을 즐기고 열심히 일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표다. 동료들과도 언제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도 누리고 싶지 않나(웃음).

"당연하다. 그건 모두의 목표다. 근데 그건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 당장 오늘 밤 경기에 내가 손가락에 공을 맞아 시즌 아웃이 될 수도 있는게 야구다.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게 즐겁게 야구를 하다보면 우승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언제나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마산구장도 가득가득 채워주세요(웃음). 지금은 날씨도 좋기 때문에 와서 선탠도 좀 하시고 맥주와 치킨(치맥)도 드시길 바란다(웃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에릭 테임즈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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