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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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큰 그림' 타자들의 희생, 한 점 차 승리로 '해피엔딩' [대전:포인트]

기사입력 2021.04.11 18:28 / 기사수정 2021.04.11 18:53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크게 기울어진 경기에서 투수를 아낀 한화 이글스가 그 선수들을 앞세워 한 점 차 팽팽했던 승부를 잡았다. 단 한 번의 경기가 아닌, 시즌 전체를 보고 '최선을 다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방식이 통했다는 증거였다.

한화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승리했던 한화는 2차전에서 1-18 뼈아픈 대패를 당했지만, 이날 중요했던 경기를 잡으면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전날인 10일, 한화는 1-14로 뒤진 9회초 타자 강경학과 정진호를 연달아 마운드에 올렸다. 일요일 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패색이 짙은 경기에 불펜을 소모시키느니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가 선발 등판하는 다음 경기에 사활을 건다는 판단이었다. 

타자들이 마운드에게 오르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돈 주고도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을 지 몰라도, 오히려 무기력했던 패배의 기억으로 남았을 이 경기는 타자들의 등판으로 '돈 주고도 못 보는 경기'가 됐다. 적어도 패배가 확실시한 경기에서 승리조를 보는 편보다는 훨씬 유쾌했을 터였다.

마운드에 오른 타자들도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공감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투수로 등판해 28구를 던진 강경학은 "팀 상황상 필요로 하니까 던질 수 있다고 했다. 투수를 아껴서 팀이 이겨야 하니까,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마무리를 제대로 못해 아쉽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튿날, 한화에게는 전날 아꼈던 바로 그 승리조가 필요했다. 실책이 껴 먼저 2실점을 했지만 2-2 동점을 만들었고, 카펜터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범수가 1⅓이닝, 강재민과 정우람이 각각 1이닝을 차례로 막으면서 승리를 지켰다. 정우람은 올 시즌 처음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시즌 첫 세이브까지 달성했다. 

경기 후 정우람은 "전날 야수가 올라간 부분은 감독님의 결정이고, 야구의 일부분이다. 언제든지 어떤 상황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경기를 잊고, 개의치 말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낮경기인데도 집중을 잘해줘서 안 좋았던 부분들을 잊는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얘기했다. 본의 아니게 시끌벅적했던 한화의 이 에피소드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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