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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태균의 눈물, "우승의 한, 후배들이 풀어줬으면"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0.10.22 16:35 / 기사수정 2020.10.22 17:37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유니폼을 벗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덤덤한 듯 보였던 김태균은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시울을 붉히고 한참 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은퇴를 발표한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태균은 이날 "20년 동안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언제나 시즌 시작하기 전에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인터뷰를 하면서 팬들에게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해서 정말 팬들에게 죄송하다.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다. 좋은 후배들이 나의 한을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1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김태균은 그 해 타율 0.335, 20홈런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0, 2011시즌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2년을 제외하고 한화의 유니폼만 입는 '원클럽맨'으로 팀의 간판타자가 됐다. 

김태균은 통산 2014경기 2209안타로 역대 최다 안타 3위, 3357루타로 역대 최다 루타 4위, 통산 출루율 0.421로 역대 2위, 통산 타율 0.320 역대 5위, 홈런 311개로 역대 공동 11위를 기록하는 등 다양한 족적을 남겼다. 2005년과 2008년 1루수로, 2016년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은퇴하는 김태균은 내년부터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위촉되어 팀 내 주요 전력 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에 참가해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은퇴식은 코로나19에 따른 제한적 관중 입장이 진행 중인 관계로 다음 시즌에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김태균과의 일문일답.



-은퇴 결심을 한 계기가 있나.
▲올해 1년 계약을 하면서 다짐을 한 것도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이 난다면 결단을 내리는 것이었다. 한화 이글스라는 팀에 나로 인한 부담을 줄여주고 싶은 게 강했다. 올해 어느 해보다, 스무살 젊을 때보다 운동량이 많았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었기 때문에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을 때 사실 그때 혼자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8월에 다시 2군으로 가면서 마음을 굳혔다. 서산에서 많은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결심을 하게 됐다.

-은퇴 결심을 지난달에 한 걸로 알고 있는데, 훈련을 계속 한 이유가 있나.
▲서산구장은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이다. 거기서 얼마나 힘들게 준비해서 1군 무대에 서는지 그런 과정들도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이 워낙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행동하고, 후배들과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도 흔쾌히 답변하려고 했다. 나도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티를 안 내려고 했다.

-기록을 많이 세웠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은.
▲기록을 의식하면서 뛰어본 적은 크게 없지만 그래도 300홈런, 2000안타, 1000타점을 만들었다이 것도 뿌듯하고, 주목을 많이 받았던 연속 출루 기록로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신인 첫 안타였던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 당시 아버님이 티비로 보시다가 우셨다. 그 첫 안타이자 홈런, 그 타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하일성 해설위원이 '크게 될 선수'라는 코멘트를 했다.
▲정말 감사드리는 멘트였고, 주위에서도 기대를 많이 해주셨다. 그런 기대와 관심에 보답하지 못한 거 같아서 안타깝지만 마음대로 도는 건 아니니까. 주위에서는 내가 그냥 야구를 잘하는 선수로 비춰질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예민함도 있어서 항상 다음 날 경기도 남들보다 많이 준비했다.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고,  20년 선수 생활에서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의 노력을 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가 아쉬울 것 같다.
▲그때는 나도 어렸다. 워낙 좋은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셔서 그 때 당시에 한국시리즈라는 경험을 하면서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때는 우리 팀이 강팀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런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기대를 했다. 이렇게 우승이라는 게 힘든 거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다. 항상 후배들에게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 잡을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처음도 중요하지만 마지막도 중요하고, 누구나 팀도 좋은 성적에 본인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은 멋있는 상황을 꿈꾼다. 사실 이승엽 선배나 박용택 선배 같은 좋은 마무리를 나도 꿈꿨고 기대했다. 어쨌든 다 상황이 있는 것이고, 그 선배들은 워낙 뛰어난 선배들이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고, 나의 팀 상황에서도 내가 빨리 결정해주는 게 모든 일에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기자회견 시작 후 눈물 흘린 5분의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이 들었나.
▲혼자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결정을 할 때도 아무렇지 않았다. 너무 담담했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 남는 것도 없었다. 아무렇지 않아서 별거 아니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면서 현실로 다가오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관심 받을 일이 없을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뭔가 복받쳤다.


-별명이 많은 편인데, 안 좋은 별명도 있어 야속하진 않았는지.

▲돌이켜보면 팬들이 그런 많은 별명을 지어주셔서 재밌어 했다. 안 좋은 별명도 있었지만 그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했고, 접하고 보면서 웃은 적도 있었다. 야속하다기보다 팬들의 사랑이고 관심이다. 이제는 그런 별명도 이제 들을 수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별명은.
▲너무 많다. 어린 시절에는 '김질주'였다. 내가 덩치도 크고 느릿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와 다른 '김질주'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팀의 중심이 되면서 '한화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었다.

-선수 김태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30, 40점 밖에 안 되지 않을까.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점수를 매길 수 없고, 매겨서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매긴다면 중심, 주축 선수로서 팀이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같이 가지 못한 점 때문에 많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은퇴 후 계획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서 야구만 바라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못 해본 것,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또 한화가 좋은 팀으로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싶다. 주위에 선배들이 많으니 조언을 구해서 어떤 식으로 뭘 배워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단장 보좌 직책은 구단이 팀을 이끌어가는 부분에서 나도 같이 조언을 할 수 있는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되지 않고 더 좋은 결과로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할 것이다. 공부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한 타석이라도 서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 팬들이 많은데 은퇴 경기를 고사했다.
▲그거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은퇴 의사를 전달했을 때 그런 부분도 많이 고민하셨고 제의해주셨다. 그런데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지만 나보다 더 간절한 소중한 타석일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마지막 가는 길에 그 선수의 소중한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동의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번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른 선수가 나가서 본인이 내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자신의 것을 찾을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타석이 됐으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어떻게라도 기억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강점인 '김별명'이라는 게 있으니까 어떤 식으로라도 팬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전에는 크게 그런 걸 못 느꼈는데 지금은 팬들에게 잊혀질 것 같다는 생각에도 아쉬운 그런 부분이 좀 있다. 어떻게든 기억만 오래 남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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