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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자신감과 즐거움, CJ 권수현 감독의 두 가지 키워드

기사입력 2016.01.01 02:25 / 기사수정 2016.01.01 02:26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시즌이 끝나면 많은 것이 바뀐다. 계약이 끝난 선수가 팀을 옮기기도 하고, 코칭스태프 역시 새로운 팀을 찾아간다. 그리고 CJ 엔투스 권수현 감독처럼 코치를 맡다가 감독으로 승격되기도 한다.

이제 작년이 된 2015년 스타크래프트2의 특징 중 하나라면 코치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선수나 감독에게만 집중되었던 스포트라이트가 그간 빛 보지 못한 코치에게 옮겨갔고, 그 중심에 당시 권수현 코치가 있었다.

박용운 감독에 이어 젊은 나이에 CJ 엔투스 사령탑에 오른 권수현 감독은 인터뷰 내내 '즐거움'과 '자신감'을 강조했다. 권수현 감독은 감독직에 오른 소감에 대해 "감독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내가 맡게 되어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불안한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자신감 넘치는 CJ 엔투스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어린 시절, 누구나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그 시기에 권수현 감독 역시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 친구보다 스타크래프트를 더 잘해 자신감을 가진 권수현 감독은 우연히 나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임요환이나 홍진호, 그리고 서지훈을 보며 꿈을 키우던 권수현 감독은 계속 대회에 출전했고, 이를 지켜보던 당시 CJ 엔투스 김동우 코치에게 입단 제의를 받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팀에 합류해 준프로 자격증을 딴 후 바로 프로 게이머가 되었다.

그러나 권수현 감독은 선수 시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게임에 대한 분석력을 보이기 시작하며 선수보다는 코치가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공군에서 복무를 마쳐갈 즈음 그를 불렀던 김동우 감독이 CJ 엔투스 코치직을 제의했다. 선수 시절 조규남 감독에게도 비슷한 평가를 들었든 권수현 감독은 코치직을 승낙했다.

"김동우 감독님이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기도 했지만, 저도 코치가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도 하고, 실제로도 코치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박용운 감독님이 오셔서도 계속 코치직을 수행했고요."

권수현 감독이 CJ 엔투스에서 코치로 재임한 기간은 2년 4개월. 그 중 코치로서 주목을 받은 기간은 4개월 정도다. 그전까지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던 사람이 많았다. 과연 권수현 감독은 자신의 코치 후반기 시절 인정을 받은 이유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처음에는 선수들과 교감도 적었고, 처음 보는 선수도 있었죠. 누가 알아주길 바래서 코치를 한 게 아니고 제가 좋아서 시작한 코치였습니다. 감독을 보좌해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니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저에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런 신뢰가 쌓인 상태에서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니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늘었어요. 그리고 김동우 감독님이나 박용운 감독님이 전수해주신 노하우를 제 스타일로 녹여내니 코치 생활 마지막에 그 노력이 빛을 본 게 아닐까요?

제 어느 부분이 좋은지 선수들에게 물어본 적도 없고 선수들이 이야기해 준 적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노력했죠. 그리고 부지런하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 외모만 보고 저를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 술도 잘 안 마시고 노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요. 최대한 선수 옆에 있으면서 노력과 생각을 많이 하고, 선수들이 그 부분을 좋아해 준 거로 생각합니다."

코치 시절 권수현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올리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감독의 팀 운영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도 맡았다.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게임 내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했다. 그러기 위해 선수보다 게임을 더 잘 알기 위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를 정도로 스타크래프트2를 열심히 했다는 권수현 감독. 권수현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보다 상대 선수의 경기를 더 많이 보고, 계속 메모하며 최적의 전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선수보다 상대를 더 잘 알 정도로 노력했다.

이런 권수현 감독의 노력은 2015년 후반 김준호와 한지원이라는 두 선수의 개인 리그 성적으로 드러났다. 테란 정우용, 프로토스 김준호, 저그 한지원의 에이스 라인은 프로리그 2라운드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들을 뒤를 이을 네 번째 선수를 발굴하지 못해 프로리그 시즌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2015년 후반 CJ 엔투스는 스타크래프트2 한국 개인 리그에 계속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의 절실함이 빛을 발한 시기였습니다." 권수현 감독은 김준호와 한지원의 선전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준호도 오랜 기간동안 성적을 냈지만, 국내에서는 최고에 오르지 못했죠. 밝은 성격의 김준호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모습이 결국 김준호에게 군단의 심장 마지막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겼죠.

한지원 역시 절실함으로는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많은 팀을 전전했고, 그런 후에 들어온 곳이 CJ 엔투스였거든요. 마지 고향에 다시 돌아온 듯한 모습의 한지원은 프로리그 초창기에도 무서운 기세를 보였고, 프로리그 2라운드에서는 팀을 최고의 자리에 올렸죠. GSL 시즌2와 스타리그 시즌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눈물을 보일 정도로 우승에 대한 집념이 강한 선수입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자신이 팀의 에이스라는 걸 자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수난에도 열심히 연습 중이고요. 올해 두 선수는 정말 잘할 겁니다. 특히 김준호는 공허의 유산에서 빨라진 게임 스피드에 누구보다 잘 적응했고요. 본인의 장기인 멀티테스킹을 극대화한 전략으로 GLS 프리시즌 우승도 했고, 16강에 오른 스타리그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봅니다. 한지원 역시 군단의 심장보다 더 게임에 잘 적응하고 있고요."

권수현 감독은 김준호와 한지원에 이어 올해 양대리그에 이름을 올린 신희범,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신희범은 꾸준한 선수입니다. 내부 평가전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이고요. 공허의 유산에 들어오면서 게임에 대해 엄청난 열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래더 1위도 한참 유지했었고요. 신희범의 꾸준한 모습이 양대리그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다고 봅니다. 하지만 선수의 목표라면 16강 진출이 아닌 우승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재선 역시 GSL 프리시즌 4강에 올랐습니다. 다만 4강에서 3대 0으로 패배하며 스스로 느낀 게 많더라고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노력하는 선수이기에 올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변영봉이 최근에 조금 감각이 떨어졌지만, 내부 평가전에서 보이는 모습으로는 다시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요.

정우용은 상대를 파악하고 연구하는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아직 경기가 없어서 그렇지 프로리그가 시작하면 본인만의 흐름을 찾아 이름에 맞는 성적을 낼 거라고 봅니다.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정우용이죠."

CJ 엔투스에서도 권수현 감독이 보여준 모습을 믿었다. 나이가 어리지만 팀이 보여주는 믿음에 권수현 감독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여태까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감독이 되어도 지금처럼만 해달라는 게 팀의 이야기였다. 이런 팀의 모습에 권수현 감독은 자신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CJ 엔투스가 권수현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공석이 된 자리에는 2015년까지 선수였던 조병세가 코치로 임명됐다. 선수 시절에도 코치로서 능력을 보였고, 무엇보다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게 권수현 감독의 소개. 나이보다 성숙한 모습과 생각을 가진 조병세 코치는 데뷔 이후 계속 CJ 엔투스에서 있었기에 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 팀과 권수현 감독이 그에게 코치직을 제의했고, 조병세 역시 흔쾌히 코치직을 수락했다.

2015년에 비해 사람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감독 교체라는 큰 변화를 맞은 2016 CJ 엔투스는 어떤 모습일까. 권수현 감독은 공허의 유산으로 바뀌며 모든 선수가 새로운 동기가 부여됐다고 말했다. 김준호와 한지원 같이 개인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던 선수는 기존의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나머지 선수들은 새 게임을 맞아 기회를 잡기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게 지금의 CJ 엔투스라는 설명.

"올해 프로리그 구도는 정말 예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CJ 엔투스는 선수와 감독, 코치 모두 자신감에 가득 차 있죠. 단순한 자만이 아니라 충분한 연습을 통해 가진 자신감입니다. 이런 모습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2012년 이후 2년 동안 놓친 프로리그 우승이 목표입니다. 개인 리그 역시 마찬가지고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전임 감독님들에게 배웠던 것을 활용해 누구나 인정하는 명문 팀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예전의 CJ 엔투스가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박용운 감독님 이후 팀이 밝아졌죠. CJ 역시 밝은 분위기의 기업이고, 이에 맞춰 다른 팀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즐거운 분위기에 좋은 성적까지 내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가면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였던 저까지 다들 잘 챙겨주셔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제 감독으로서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만 남았습니다. 첫 도전이니만큼 불안하신 분도 있겠지만, 자신감과 즐거움으로 팀을 이끌어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나 CJ 엔투스를 믿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올해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2016년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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