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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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자" 돌부처 최강희마저 간절했던 신기원

기사입력 2015.04.18 17:22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김승현 기자] 전북 현대의 최강희(56) 감독은 돌부처로 유명하다. 좀처럼 읽을 수 없는 표정은 변화가 없고, 들뜨지 않고 평정심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록을 향한 염원은 봉동 이장을 조금이나마 흔들며 조급하게 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6승1무(승점19점)로 선두 독주 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K리그 최초로 22경기 연속 무패(17승5무) 신기록을 달성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지난 1991년 부산과 1997년 전남의 21경기 무패 행진을 18년 만에 경신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경기 전 최강희 감독은 "평상시에는 이런 얘기를 잘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선수들에게 '기록을 의식하고 욕심을 내며 부담감을 이겨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마저 조용한 부산을 떤 것이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승리, 그리고 신기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북은 후반 12분 한교원이 건넨 볼을 레오나르도가 침착하게 슈팅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것은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 됐고, 최강희 감독은 2005년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300경기에서 구단 통산 300승까지 챙기며 '300-300'의 기쁨을 누렸다.

제주전이 끝난 뒤 '최강희의 애제자' 이동국은 "감독님이 선수단에게 모처럼 '욕심을 내자'고 했고, 선수들이 오랫동안 깨지 못했던 기록을 경신하자는 각오로 임했다"며 웃었다. 레오나르도 또한 "최강희 감독이 승리를 강조하셔서 분주하게 뛰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무승부를 거둬도 전북의 신기록은 달성됐다. 하지만 대기록이 눈앞에 왔고, 이왕이면 승리로 장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하에 최강희 감독은 역시나 화끈한 축구를 추구했다.

최강희 감독은 "평상시에는 선수들한테 맡기고, 이런 기록 얘기는 전혀 꺼내지 않는데, 이번 경기는 욕심 내라고 했다"면서 "기록 달성의 기쁨을 홈관중 앞에서 누리자고 했는데, 다른 경기보다 강한 집중력으로 임해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다"고 밝혔다. 잘 분간할 수 없지만 '쉽게 읽을 수 없는 남자' 최강희 감독의 얼굴에는 흐뭇함이 묻어났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최강희 감독 ⓒ 전북 제공]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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