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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승기 "영화가 주는 섬세함 좋아, 작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

기사입력 2018.03.13 18:20 / 기사수정 2018.03.13 18: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군 입대로 인한 2년의 공백은 없었다. 가수와 배우, 그리고 예능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승기가 영화 '궁합'(감독 홍창표)으로 3년 만에 영화 출연에 나섰다.

'궁합'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 분)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심은경)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조선의 팔자를 바꿀 최고의 합을 찾아가는 역학 코미디. 지난 2월 28일 개봉해 7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 12일까지 128만 명을 동원했다.

이승기는 자신의 팔자도 모르면서 남의 운명을 읽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으로 '궁합' 속에 녹아들었다. 이승기의 입대 전인 2015년 9월 크랭크인 해 그 해 겨울 촬영을 마쳤다. 이후 이승기는 2016년 2월 1일 입대했고, 지난 해 10월 31일 전역해 컴백했다. 영화에서는 2년 전 이승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궁합' 개봉 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는 "아무래도 개봉이 늦어지다 보니,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에요"라고 웃으면서 드라마 '구가의서'로 사극을 경험하긴 했었지만, 정통 사극의 모양새는 아니었거든요. 사극의 첫 시작을 '궁합'으로 끊을 수 있어서 좋았죠"라고 떠올렸다.

이승기는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궁합'을 소개하며 "가려져 있던 볼살을 볼 수 있다"는 말을 전해 폭소를 안긴 바 있다. 이날도 이승기는 "볼살이 '궁합'과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아주 큰 장점 중 하나가 섬세함인 것 같은데, 볼살도 큰 스크린에서 완벽히 편집된 모습으로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영화와 드라마, 예능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궁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심은경에 대해서도 "뻔한 대답이 될 것 같지만,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라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이승기는 "(심)은경 씨는 굉장히 진지하게 연기하거든요.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진정성이 있죠. 송화옹주라는 캐릭터와도 잘 어울렸고, 저 개인적으로는 송화옹주가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뭐가 남냐'는 대사가 진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궁합' 속 연기를 둘러싼 관객들의 호평에 "저도 의외였어요"라고 말한 이승기는 "어떻게 보면 제가 했던 기존의 캐릭터들이 유쾌함을 바탕으로 하면서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제가 연기했던 것 중에서는 가장 진지하면서도 무게감을 가져갔던 캐릭터이기도 하거든요. 거기에 많이 반응을 해주시고 좋게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죠"라고 말을 이었다.

이승기의 스크린 데뷔작은 지난 2015년 1월 개봉했던 '오늘의 연애'다. '궁합'으로 두 편의 영화 필모그래피를 완성한 이승기는 "아직은 로맨스 쪽으로 많이 비춰지는데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승기'라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그런 캐릭터를 영화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진짜 좋은 선배들과,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죠"라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전역 당시, "TV에서 질리도록 보여드리겠다"라고 패기 넘치게 이야기했던 이승기는 실제 지난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화유기', 지난 해 12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예능 '집사부일체'까지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말은 사실 약간의 허풍도 좀 있었다"며 다시 한 번 웃음을 전한 이승기는 "영화는 진짜 이 시기에 개봉할 줄 몰랐거든요. '집사부일체'도 그 시기에 제안이 오고 얘기가 와서, 제가 감당이 가능할까 생각했었는데 다 조율이 되더라고요. 남은 것이 체력과 정신력인데, 군대에서 모아놨던 좋은 에너지들을 마음껏 발산하고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크게 쓰러지거나 아프지 않은 것 보면 괜찮은 것 같고요"라고 답했다.


"제가 지금까지 보여드린 이미지와, 그것에서 나오는 프레임이 있어서 '이승기는 이건 안할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셔서 어떤 제안조차도 안 주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다시 말을 꺼낸 이승기는 "제가 데뷔 14년 차에요. '뭘 더 해봐야 겠다'는 마음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이 크거든요. 이제는 누가 시킨다고 하는 것은 잘 안돼요. 아마 해도 '저것 누가 시켜서 하네'라고 티가 나겠죠. 요즘 관객, 시청자 분들은 제가 진짜 즐거워서 하는지, 아닌지 그것쯤은 충분히 구별하실 수 있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자신을 향한 칭찬들에 대해서도 "저는 그저, 매순간 늘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라고 얘기하며 "현장에 가면 감독, 배우, 스태프의 역할이 다 따로 있잖아요. 부여받은 역할을 잘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곧 평가의 기준이라고 생각하고요. 그저 감사하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2004년 '내 여자라니까'로 데뷔 이후 가수로도, 연기자로도, 예능인으로도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놓은 그다. 이승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그런 고민은 완전히 없어졌어요. 지금의 저는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신, 여기저기 어설프게 발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제대로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가수로 불리든, 배우로 불리든 그 이름이 어색하지 않게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죠"라고 설명을 더했다.

여전히 출입국신고서 직업란에는 '가수'라고 적고 있다면서, "아직은 가수라고 쓰고 있어요. 제 첫 정체성이기도 하잖아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 음악이기도 하고요"라며 웃었다.

가수 복귀 계획도 갖고 있다. 전역 후 가요 시상식 MC에 나섰던 이승기는 "무대 위에 가수들을 보면서 저도 노래를 하고 싶더라고요"라면서 차분히 준비 후 가수로도 다시 대중을 만날 뜻임을 밝혔다.

열여덟 살의 나이로 데뷔했던 이승기도 어느덧 서른 두 살의 청년이 됐다. "저 전역하자마자 10년짜리 여권을 새로 발급받았거든요"라고 뿌듯하게 얘기한 이승기는 "쉬는 시간이 생기면, 여행도 가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저를 채우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20대 때는 제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은 제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걸어왔기 때문에, 제 갈 길은 이것이라고 보고요. 이제는 어떤 캐릭터를 따지는 시기는 지난 것 같고, 30대가 된 지금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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