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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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정성화 "개그계서 도태된 나, 뮤지컬이란 길 찾았죠"

기사입력 2018.03.13 11:43 / 기사수정 2018.03.17 10:1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정성화는 매 작품 변신을 거듭했다. ‘레미제라블’, ‘영웅’, ‘레베카’, 그리고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에도 롤라 역으로 열연 중인 ‘킹키부츠’까지 믿고 보는 뮤지컬 스타가 됐다. 

그는 “인생을 그래프로 본다면 차근차근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기회가 왔다가 쭉 내려갔다가 올라왔다가 했어요. 인생사는 비슷하고 공평하더라고요. 잘되다가도 뚝 떨어지기도 하고요. 조바심은 당연히 있지만 할아버지가 돼서도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러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해서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해야겠고요. 체력적인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실력도 스스로 개발하다 보면 오랫동안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정성화는 1994년 SBS 3기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개그맨으로 활동하다 드라마 ‘카이스트’, ‘개인의 취향’, 시트콤 ‘행진’ 등 연기로 영역을 넓혔고 연극, 뮤지컬에도 진출했다. '킹키부츠', '레미제라블', '영웅', '맨오브라만차', '라카지', '영웅. '스팸어랏', ‘아이러브유’,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등에서 활약했다. 개그맨 출신이어서 코믹한 연기만 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뮤지컬 배우가 된 본질적인 계기는 먹고 살게 묘연해서였어요. 개그맨을 한 지 얼마 안 돼 경쟁력이 없는 걸 깨달았거든요. 사람들을 웃기는 재주가 없고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도태됐어요. 중간에 우연히 ‘카이스트’에 출연하면서 극에서 재밌게 하는 게 내게 잘 맞는 방법이구나 했죠. 그런데 완벽하게 해야 할 게 많고 넘어설 산도 많은데 뭘 어떻게 넘어설지 계산이 안 되더라고요.

그렇게 도태되다가 앞으로 어떻게 살지 했어요. 그러던 중 연극을 한 편을 하게 됐고요. 뮤지컬 거장인 설도윤 대표가 보러왔고 신작인 ‘아이러브유’를 하게 됐죠.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이었는데, 그렇게 뮤지컬이란 장르로 방향성을 가져가게 됐어요.” 

부담감도 있을 법했지만,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단다. 

“오히려 공연계처럼 잘 받아주는 장르가 없어요. 가수 했다가 뮤지컬을 경험하는 분들이 많은데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요. 와서 실망시키지 않는다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죠. 몇몇 아이돌과도 공연을 해봤는데 아이돌로서 창피한 게 싫다며 연습에 못 나오면 3일 치가 넘는 양을 부지런히 연습해오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예뻐 보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정성화는 설문조사에서 ‘연기 잘하는 개그맨 출신 배우 1위’로 꼽히는 등 대중에게 뮤지컬배우로 인정받았다. ‘개그맨 출신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얼마나 좋아요”라며 웃었다.

그는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특징적인 것이다. 굉장한 어드벤테이지”라며 고개를 끄떡였다. 

뮤지컬 경력만 14년째다. 2010년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2011년 제2회 서울문화예술대상 뮤지컬 대상, 2012년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어워즈 연기예술부문, 2013년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2017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타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남우주연상을 몇 개 탔다고 1등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상은 미래가 아닌 과거에요. 중요한 건 현재와 미래인데 자꾸 과거에 잡히거든요. 상을 받으면 퍼포먼스에 기대를 높이게 되고 기대치가 많아지니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실망치도 많아져요. 그래서 더 어렵죠.” 

벌써 데뷔 25년차이자 뮤지컬계 베테랑 배우가 됐다. 그는 “오래 버티면 뭔가 되더라”며 미소 지었다. 그런 그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로 기억되는 거다.

“전유성 선배를 개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예전에 ‘오래 버티면 뭔가는 돼’라는 말을 전해 들었어요. 절 보면 그게 실감 나는 듯해요. 오래 버티면 나름대로 맥이 짚이고 맥이 짚이면 방향성을 알고 목표도 잘 설정하게 돼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옳은 방향으로 가죠. 저는 선택을 받는 사람이잖아요. 믿음직한 사람이 좋아요. 매번 찾게 되는 설렁탕집 같이 믿을 수 있는 배우요. 무대에 서는 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조바심도 크지 않단다. 

"제 나이에 맞게 할 것 같아요. 작품은 무궁무진해요. 지금까지 원 없이 공연을 해왔어요. 장발장도 하고 안중근 의사도 할 수 있었고요.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처럼 뮤지컬 영화가 만들어지면 하고 싶은 바람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뮤지컬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로네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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