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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송일국 "부끄럽지 않은 아빠, 좋은 남편이 인생 목표"

기사입력 2017.07.02 10:0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송일국은 연극 ‘대학살의 신’에서 베테랑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와 호흡한다. 단 네 배우로 끌어가는 만큼 출중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송일국은 “일부러 이렇게 캐스팅하려고 해도 힘들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지하 선배는 연극인으로 굉장한 명예인 동아연극상 수상자잖아요. 극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최정원, 남경주 선배는 말할 것도 없고요. 부부보다 부부처럼 척하면 척이에요. 뮤지컬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데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성격도 좋고 후배도 잘 챙겨줘요. 저는 이 세 배우에게 묻어가는 입장이고 많이 배워요. 오랜만에 막내여서 예쁨도 많이 받고 행복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송일국 역시 배우로 잔뼈가 굵다.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송일국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연극 ‘나는 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공연계에 진출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좋은 배우들을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며 겸손해했다. 

“인터뷰를 보고 이지하 선배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실을 알았어요. 막상 올리니 기우였다는 사실을 안 거죠.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끼리 한잔하러 갔어요. 이지하 선배가 저를 두고 ‘저 인간을 데리고 어떻게 공연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봐줄 만 하다’라고 말하더라고요. 하하. ‘대학살의 신’은 배우를 위한 작품이에요. 누구보다도 배우에 의해 좌지우지돼요. 연습 때는 종일 웃다가 끝났어요. 공연을 올려놓고 나니 알겠더라고요. 공연 경험이 많진 않지만 연습실 분위기가 좋으니 관객에게 반응이 오는 것 같아요.” 

'대학살의 신'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을 풍자하며 절묘한 웃음을 준다. 등장인물이 허상과 위선을 숨기려고 우아한 척하며 노력할수록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결말은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끝나 여운을 남긴다. 

“관객에 따라 주제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아내와 어머니가 첫 공연을 봤어요. 아내가 그러길 어머니와 웃음 포인트가 완전히 달랐다더라고요. 자기가 처한 입장이나 환경에 따라 웃음 포인트가 다른 거죠. 작가가 정말 천재예요. 관객이 판단하도록 한 거죠. 공연하는 지금도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있어요. 단어 하나, 상황 하나를 허투루 쓴 게 없어요. 왜 이런 말을 할까 하면 한참 뒤에 그 이유가 나오고요. 관객도 다시 보면 또 다를 거예요.” 

송일국은 평화주의자를 자처하면서 햄스터를 내다 버리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미쉘 역을 맡았다. 스스로 허세나 가식을 느껴본 적 있는지 물었다. 

그는 “없는 사람이 어딨겠느냐. 정도의 차이지 양면성은 누구나 갖고 있는 거다. 나도 심하면 심하지 덜한 삶은 아닌 것 같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대외적인 이미지가 그렇게 포장된 거예요. 20대 때는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지질한 사람이었는데 철이 들었죠. 나 같은 아들을 낳을까 봐 아들 낳기가 싫었을 정도였거든요. 다행히 빨간 줄이 그어질 만한 일들은 없었지만 어머니 속을 많이 썩였어요. 공부 안 한 건 기본이고요. 대학교를 4수 했는데 말 다했죠. (웃음) 학교에 안 간 적은 없는데 지각 3번이 결석 한 번이다 보니 결석일수가 30일이었고 성적도 나빴어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노력한 것에 비해 잘됐어요. 어머니 따라 할아버지의 기념사업을 돌아다니면서 철이 들었어요. 조상의 덕을 내가 보는구나 하고 어떻게 환원해야 할까 생각해봤어요. 내가 뿌린 가정을 잘 지키고 아이들을 잘 지키면서 충실하게 사는 게 제일이더라고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인생 목표가 됐어요. 그런 과정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녹아든 것 같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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