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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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악몽' 일주일 후, LG는 2군을 바라봤다

기사입력 2017.05.30 05:55 / 기사수정 2017.05.29 20:23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LG 트윈스가 29일 1군 엔트리에서 4명의 타자를 말소시켰다. 정성훈, 임훈, 유강남, 이형종으로 모두 현재 LG에서 주전급 선수들이다. 주전 타자들의 대거 말소는 LG의 현재 상황과 고민을 잘 보여준다.

일단 타격 침체 해결의 열쇠를 '2군'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부진한 타격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2군서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과 동시에, 비어있는 1군 엔트리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2군 선수들을 콜업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와 충전의 시간, 주전들의 2군행

소위 말하는 '이천밥 효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하루하루 실전인 1군에서 선수가 매커니즘에 변화를 주긴 어렵다. 잃어버린 타격감을 찾고 수정 사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재정비의 시간을 2군에서 가질 수 있다. 또한 이천에 자리하고 있는 2군 시설 LG챔피언스파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있다.

또한 매일이 전쟁터인 1군에서 잠시 물러나 '멘탈 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격수 오지환은 "지난해 감독님께 말씀드려 2군행을 자처했다. 다시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맞지 않는 방망이에 조급해하는 대신,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안정의 과정을 거치는 일도 중요하다.


실제로 LG 타자들 중 지난해 2군에 다녀온 후 타격에서 각성한 사례가 있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의 경우 4월 2할2푼2리의 빈타에 허덕였고, 결국 5월이 오기 전에 1군에서 말소됐다. 5월 말 1군에 복귀한 유강남은 6월 한 달간 4할4푼1리 4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하위타선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오지환 역시 지난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출발이 삐걱거렸다. 2할을 채 넘지 못하는 타율에 스스로 2군행을 선택했고, 후반기 3할2푼5리 14홈런 48타점으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말소된 타자들에게 2군행은 재정비와 동시에 '야구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체력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베테랑 정성훈 뿐 아니라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2할5푼으로 부진한 임훈, 올 시즌 극악의 타격 침체를 겪고 있는 포수 유강남, 마지막으로 초반의 좋은 타격감을 다시 찾고자 하는 이형종까지. LG는 이들에게 이번 말소가 각성의 시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새로운 자원의 실험, 2군 자원의 1군 합류

이번 말소는 2군서 활약하는 '미생'들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 등록 선수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LG의 내야, 외야, 포수에 골고루 공백이 생긴 만큼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자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정상호 홀로 남겨진 안방마님 자리를 채워야한다. 지난해 시즌 중반 1군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박재욱은 아직 2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신 올해 LG 2군의 안방은 김창혁, 조윤준, 김기연이 맡고 있다. 김창혁은 이번 시즌 31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5리 2홈런 16타점을 올렸다. 5할에 가까운 장타율이 매력적이다. 조윤준은 33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4리 1홈런 8타점을 올렸다. 최근 10경기서 2할9푼6리의 타율로 컨디션이 좋다. 15경기에서 3할2푼1리의 기록을 올린 김기연 역시 후보 중 한 명이다.


내야 자원으로는 서상우와 김재율 등이 있다. 서상우는 지명타자 롤과 1루를 맡고 있어 정성훈과 가장 비슷하다. 그러나 올 시즌 2군서 18경기에 출장해 2할 타율에 그치고 있고, 5월에는 7푼4리로 고전하고 있다. 1루수로 나서는 김재율의 경우 43경기서 3할 4홈런 23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5월 한 달간은 2할7푼3리를 기록했다.

외야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백창수다. 긴 기간은 아니나 2014년부터 매년 1군에 얼굴을 비췄던 백창수는 14경기에 나서 4할1푼3리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적은 표본이지만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중견수로 뛰는 한석현은 꾸준히 2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9리 4홈런 18타점을 올렸다. 또한 2루와 더불어 최근 외야수를 겸하고 있는 정주현 역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최근 정주현이 2군에서 외야수로 출장하고 있다. 내야가 아무래도 수비 부담이 크다.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부담이 덜한 외야를 보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선재는 19일 고양 다이노스전까지 출전 기록이 있으나 이후 열흘간 2군 경기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2군 성적이 좋다고 해서 1군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다. 허나 마치 전염된 것처럼 단체로 타격 부진에 빠져있는 LG에게 새로운 자원의 합류는 하나의 돌파구로 충분히 시도될 수 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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