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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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홍광호 열연 '미스터마우스', 똑똑해지면 행복할까

기사입력 2017.04.03 11:50 / 기사수정 2017.04.03 11:5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나는 사람이다.”

아는 것이 많아지고 보이는 것이 늘어나면 행복해질까. 뮤지컬 ‘미스터마우스’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미스터 마우스'는 일곱 살의 지능을 가진 서른 두살 인후가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의 실험을 통해 아이큐 180의 소유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소설가 대니얼 키스의 '앨저넌에게 꽃을 Flowers for Algernon'이 원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으로 리메이크됐다. 공연으로는 2006년 창작 뮤지컬로 처음 선보였고 2007년 재연했다. 

실험에 성공하면 인후는 행복할까. 단숨에 천재가 된 인후는 달라진 세상에 즐거워한다. 하지만 곧 자신을 발명품으로 생각하는 시선과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힘겨워한다. 신파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있지만, 결국 인후에 필요했던 건 높은 지능이 아니라 주위의 편견 없는 시선과 사랑임을 보여주며 울림을 준다.

“인간 같지도 않은 걸 사람으로 만들어 놨더니”, “쓰레기 같은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난 너희의 생쥐가 아니야”라고 외치는 인후의 절규가 먹먹하게 다가온다. 

블록 모양의 소품들로 이뤄진 무대 배경이 눈에 띈다. 단순하지만 배우들이 직접 블록을 옮기며 무대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재미있다. '엄마가 올 거야', '마냐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거울과 아버지’ 등 넘버는 인물들의 따뜻하거나 애절한 감성을 드러낸다. 

다만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넣은 코미디 장치는 다소 어색하다. 생쥐 이누가 등장하거나 아인슈타인, 잡스, 지킬앤하이드 등이 모인 장면은 대놓고 웃음을 유발하려 한 느낌이다.

채연 캐릭터도 모호하다. 인후에 연민을 갖고 다정하게 대하던 채연은 자신을 짝사랑하는 인후와 묘한 기류를 형성한다. 채연이 인후를 단지 실험 대상으로만 챙겨준 것인지, 혹은 사랑의 설렘을 느꼈는지 명확하게 그려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배우의 열연이 중요한 극이다. 인후 역의 홍광호는 '오페라의 유령', '데스노트', '지킬 앤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맨 오브 라만차‘ 등 대극장 뮤지컬에서 활약하고 ‘미스사이공’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뮤지컬 스타다. 일찌감치 그의 출연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엿보게 했다. 

인후는 짧은 극 안에서 극적인 감정 변화를 경험한다. 어린아이처럼 지능이 낮아 실수를 연발하다 나비와 나방의 차이점을 또박또박 읊으며 똑똑해진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벅차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실험용 생쥐가 된 기분을 느끼며 자괴감에 빠진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동시에 노련한 연기가 요구된다.
 
재공연과 출연을 직접 제안할 정도로 애정을 보인 홍광호는 베테랑 배우답게 인후의 감정 변화를 물 흐르듯 연기한다. 풍부한 가창력은 물론이고 보통 사람과 다른 인후의 제스처, 표정 등 디테일한 요소까지 놓치지 않는다. 

홍광호와 함께 문종원 역시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만든다. 파워풀한 가창력을 앞세워 실험에 성공하려는 야망에 가득 찬 강박사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강연정은 인후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채연 역을 맡았다. ‘빨래’에서 여주인공 나영 역을 통해 귀여우면서도 애잔한 연기를 펼친 강연정은 이번 작품에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비춘다. 원종환, 이유진, 심재현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배우들도 무대를 꽉 채운다. 

5월 14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다. 120분. 만 10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쇼노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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