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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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의 '헤비메탈걸스', 여성판 미생이 온다(종합)

기사입력 2016.03.14 16:23 / 기사수정 2016.03.14 17:1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여성판 '미생'이라 불리는 '헤비메탈 걸스'가 김수로 프로젝트 16탄으로 돌아왔다.

1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쁘띠첼씨어터에서 연극 ‘헤비메탈 걸스’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회사에서 정리해고 대상자에 오른 30·40대 여직원 4인방의 이야기를 그린다. 새로운 사장님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작정 헤비메탈 학원을 찾아간 이들은 전직 헤비메탈 밴드 출신의 괴팍한 두 남자에게 단기속성과정으로 한달 만에 헤비메탈을 배운다. 4인방의 좌충우돌 일탈이 주된 내용이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김로사, 박지아, 차정화, 김여진, 한세라, 김아영, 김은주, 문진아 등 주인공인 여배우들과 더불어 채동현, 박정철, 강성진 김동현, 김결 등 남자 배우들이 함께 했다.

16년간 일한 회사에서 버림받을 위기에 처한 여직원들이 그동안 익힌 헤비메탈을 새 사장에게 선보이는 장면을 실감나게 선보였다. 임신부, 노처녀, 39세 유부녀 등 사회적 약자들로 대변되는 여성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여성판 '미생'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거운 작품은 아니다. 거친 헤비메탈 음악과 욕 퍼레이드, 직장인의 애환을 직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녹여냈다.

극작가 겸 연출가인 최원종은 "'헤비메탈 걸스'의 초연과 재연 때 아쉬웠던 점은 이 작품을 많은 관객에게 선보이지 못한 것이었다. 이번 김수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이 알려질 수 있게 됐다. 이 작품은 진정성을 담보한다. 좋은 배우들을 만나 더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출은 "여직원들의 워크숍 신에서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3년 전에 쓴 것과 다르지 않음에도 지금 더 날카롭게 들리는 이유는 사회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예전에는 가볍게 넘어갈 내용들이 지금은 현실이 돼 더 가슴 깊이 다가온다는 점이 초연과 달라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0대는 회사에 취직한지 몇 년 안됐지만 조기 퇴직할 나이고 40, 50대는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다. 어떤 힘으로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까하는 간절함과 감동,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배우들은 헤드메탈 장르를 소화하느라 쉰 목소리를 들려줬다. 최 연출은 "배우는 과정이 중점이 된 작품이다. 더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실제 메탈리스트를 불러서 배우들에게 직접 레슨을 했다. 내일 첫 공연이 시작되는데 화끈한 메탈이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헤비메탈 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상은 알콜중독에 빠져 사는 전직 헤비메탈 밴드의 드러머 승범 역을 맡은 김수로 총괄 프로듀서는 여배우들이 주축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여배우들 위주의 작품을 하면 제작사나 투자사가 잘 안 붙는다고 하더라. 그런 사실에 기분이 굉장히 안 좋았다. 여배우들을 제대로 올려주고 정말 괜찮은 남자 배우들이 여배우들 위해 멋지게 조연해주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좋은 작품인만큼 많은 관객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여자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은 연극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식품개발부 팀장이자, 임신 7개월 만삭의 몸으로 헤비메탈 걸스의 보컬이 된 악바리 주영 역을 맡은 김로사는 직장 내 임신한 여자를 대변한다.

김로사는 "이 작품에서는 임신한 여자, 시집 못간 노처녀가 약자를 대변한다. 세상에 뭔가를 소리치고 속 시원하게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이야기를 내가 하고 있었구나 하는 걸 내가 깨달았다. 좋은 공연을 하게 돼 많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첫 연극에 도전하는 박정철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강성진, 김동현과 함께 헤비메탈 학원을 운영하는 전직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리스트 웅기 역에 캐스팅된 그는 "연극을 처음하게 됐는데 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아 빠졌다"고 말했다.

주로 드라마와 스크린에 출연한 그는 틀에 박힌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목마름을 안고 있었다고 했다. 박정철은 "데뷔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연극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언젠가는 서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현실화하게 됐다. 방송할 때는 어떤 역할을 하고 그 이미지 각인되면 이미지를 바꿔보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런 목마름이 있을 때 수로 형님이 손을 내밀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2달 동안 준비했다. 헤비메탈 장르는 관심 밖이었고 잘 몰랐지만 장르를 떠나서 내용 자체가 보통 사람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걸 느꼈다. 연습하면서 힘과 에너지, 용기가 생겼다. 팀원, 관객들과 함께 내가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 낯선 것을 해내서 관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때 쾌감이 크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헤비메탈 학원을 운영하는 전직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리스트 웅기를 연기하는 강성진은 처음으로 제작 프로듀서로 나섰다. "무대에 설 수 있어 고맙고 좋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열심히 땀 흘려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5일부터 6월 12일까지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열린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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