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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불발' 박병호, 트로피보다 빛났던 화관

기사입력 2015.11.24 16:09 / 기사수정 2015.11.24 17:51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패자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박병호(넥센)가 간발의 차로 MVP 수상을 놓쳤지만 테임즈(NC)를 축하하기 위해 화관을 들고 직접 무대에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을 열었다. 박병호는 이 자리에서 53홈런 146타점으로 홈런상과 타점상 2관왕을 차지했고, 미국 진출 전 마지막 시즌 화룡점정을 찍었다.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는 올시즌 140경기 출전해 528타수 181안타 146타점 타율 3할4푼3리를 기록했다. 홈런·타점 1위, 득점·장타율 2위, 안타 3위, 타율·출루율 5위로 각종 타격 부문에서 상위부문을 차지하며 한국타자의 자존심을 살렸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50홈런을 때려내며 홈런타자로서의 힘을 자랑했다.

박병호는 "어떻게 하면 매년 더 많은 장타를 치고, 주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노력을 했는데 작년보다 좋은 기록이 나와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MVP 후보 인터뷰에서는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 없었다. 부상이 있어서 전경기 출장에 깨진 게 아쉽다. 팀이 마지막에 안타깝게 졌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라며 씁쓸한 뒷맛을 다시기도 했다. 기쁘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는 시즌이었던 셈. 

MVP 수상이 불발되면서 아쉬움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테임즈와 박병호 2파전으로 진행된 뜨거웠던 MVP 경쟁, 전체 99표 중 44표를 득표하며 간발의 차로 타이틀 수성은 멀어졌다. 1표만 더 박병호에게 갔어도 재투표가 이뤄졌어야 할 정도로 박빙의 투표였다. 지난해 '200안타' 서건창에 이어 올해 '40-40' 테임즈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낸 선수들 탓에, 박병호의 MVP 도전도 두 번째 좌절을 맞았다. 올시즌 3관왕을 차지하는 데도 실패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시상대에 직접 올랐다. 손에 들려있던 알록달록한 화관은 곧 테임즈의 머리위로 안착했다. 누구보다 테임즈의 수상을 기뻐했고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건네며 포옹한 뒤, 무대 밑으로 내려와 수상소감을 전하는 테임즈를 지켜봤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박병호는 "작년에는 서건창이 잘했고, 올해는 테임즈가 잘했다. 특히 테임즈의 경우 저와 같은 홈런, 타점 등의 부분에서 같이 경쟁한 선수였다"며 "테임즈는 정말 좋은 선수다. 인정한다"며 깨끗하게 승복했다. 자신과 상대를 모두 '인정'했기에 가능했던 일, 화관 수여식은 이날 MVP 시상식의 가장 훈훈한 장면으로 남았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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