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AFC 부정행위-플라티니 지지 강요' 폭로 [전문]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정몽준(64)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폭로했다. 

정 전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차기 FIFA 회장 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했던 정 전 부회장은 이후 선거와 관련한 여러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한 입장이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FC는 평소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차기 FIFA 회장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최근 AFC 회원국에 플라티니 지지 강요 서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부회장은 선거 투표 결정권을 강조하는 AFC의 행동을 질타하며 최대 수혜자인 플라티니 회장에게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문 전문

오늘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것은 최근 FIFA 회장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매우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입다.

AFC회장인 셰이크 살만은 공개적으로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AFC는 최근 회원국의 요청이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거의 모든 AFC 회원국들에게 플라티니를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을 보냈습니다. 중국 일본 몽골 인도 싱가포르를 비롯한 대부분의 AFC 회원국들이 이 같은 서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요르단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추천서는 FIFA 사무총장에게 보내도록 작성됐습니다. 추천서 양식에는 오로지 플라티니만을 지지하고 그 외에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AFC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서도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대륙연맹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FIFA 법규에 의하면 FIFA 회장을 추천할 수 있는 권리는 회원국의 고유한 권한이고 개별 회원국은 이러한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제 3자의 영향력 없이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대륙연맹이 직접적으로 개별 회원국의 추천권리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행위는 FIFA 법규 제 24조 제1항과 제 17조 제 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입니다.

또한 선거관리 위원회의 지침에 따르면 FIFA내 공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후보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AFC회장이나 UEFA회장의 지위를 기반으로 선거활동에 개입하려 한 것이라면 이것은 선거의 기본원칙에 대한 위반이자 FIFA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크게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FIFA 회장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품위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FIFA 선거 규정 제 1조 2항, 3항, 4항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타 후보의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명백한 부정 선거 행위입니다.

서신 발송과 함께 AFC의 축구발전부서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각국 협회에 은밀히 개별적으로 연락해 FIFA에 추천서를 보냈는지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프리카에서도 CAF명의로 회원국들에게 같은 추천서를 돌렸는데 CAF는 사후에 이를 공식적으로 인지한 후 내부 논의 결과 이를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여 CAF의 사무국이 이를 정정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FIFA 회장 선거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회원국이 209개국인데 AFC에 소속된 회원국은 46개국이며 CAF는 54개국입니다. 축구대회의 진행과 각종의 행정지도로 우월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륙연맹본부의 지시로부터 회원국들이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생각하면 과연 이번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이 같은 행위가 선거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보고 도메니코 스칼라 FIFA 선거관리위원장, 코넬 보르벨리 윤리위원장에게 지난 8월 31일 관련 자료와 함께 공식 서한을 보내 AFC 회장인 셰이크 살만, UEFA회장이자 FIFA회장 후보자인 미셸 플라티니, CAF 및 기타 연맹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위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이러한 불법행위를 통해 전달된 추천서의 무효화 및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이런 불법추천서 강용행위의 최대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미셸 플라티니는 UEFA회장이자 FIFA회장 후보로서 FIFA 선관위의 조사를 기다리지 말고 이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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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