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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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없이도 사는 법, 레버쿠젠은 갖고 있었다

기사입력 2015.08.27 05:40 / 기사수정 2015.08.27 05:4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경기를 앞두고 몇시간 전부터 손흥민(23)이 토트넘 이적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레버쿠젠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손흥민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대안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이적에 따라 있을 공백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완승을 거두는 여유를 보였다.

로저 슈미트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은 27일(한국시간) 독일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라치오를 3-0으로 눌렀다. 이로써 1차전과 2차전 합계 3-1로 승리한 레버쿠젠은 라치오를 제치고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독일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이적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키커 등 독일 매체들은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에 가까워졌고 현재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런던에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기 전날 라치오와의 2차전에 맞춘 마지막 훈련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 하노버96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감기 증세로 결장한 것으로 알려졌던 손흥민은 사실 몸상태가 아닌 이적 문제로 인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이 됐다.

레버쿠젠에게는 신경이 쓰일 만도 한 분위기였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불과 몇일 전까지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다. 분데스리가 62경기에서 21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에는 17골을 터트리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1차전의 패배를 만회해야 하는 2차전에서 손흥민 없는 레버쿠젠이 과연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손흥민이 나오지 못했던 하노버전에서 그의 대안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우려를 산 바도 있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이번 2차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각각의 선수들이 제 기량만 발휘해준다면 손흥민이 없이도 이들에게는 살길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이날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자리는 아드미르 메흐메디가 대신한 공격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메흐메디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메흐메디는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팀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프리시즌 기간에도 팀 훈련과 연습경기를 성실히 소화해 발도 충분히 맞췄다.

앞선 하노버와의 경기에서 별달리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던 메흐메디는 중요했던 라치오전에 자신을 왜 레버쿠젠이 영입했는지를 보여줬다. 중앙에 선 하칸 찰하노글루, 오른쪽의 카림 벨라라비 등과 이제는 좀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전동안 레버쿠젠 특유의 빠른 공격력을 살려내던 메흐메디는 후반 4분 깔끔하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벨라라비가 절묘하게 내준 침투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명을 벗겨낸 후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지었다.

메흐메디로 효과를 본 슈미트 감독은 이어 후반전 중반부터는 율리안 브란트와 로비 크루스를 연이어 투입하면서 이들의 경기 감각을 점검했다. 모두 날개자원으로 손흥민이 빠질 경우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후보군에 들어있는 선수들이었다. 이날 선제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한 하칸 찰하노글루도 측면으로 빠질 수 있어 이 역시 손흥민의 이적시 고려할 만한 카드임을 좋은 활약으로 입증했다.

손흥민은 떠날 것으로 보이지만 레버쿠젠은 이날 3-0 완승으로 쿨한 모습을 보여줬다. 핵심 선수의 이적설에 더욱 똘똘 뭉쳐서 경기에 임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건 일단 라치오전에서 위기를 넘겼고 레버쿠젠은 손흥민 없이 사는 법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메흐메디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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