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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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에서 강속구 투수로, kt의 '비밀병기' 김재윤

기사입력 2015.05.27 06:24 / 기사수정 2015.05.27 03:57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4개월. 김재윤(25,kt)이 1군 투수로 자리잡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김재윤은 고등학교 시절 포수로 활약하면서 청소년선수권대회까지 나갔다. 그러나 졸업 후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고, 불행 중 다행으로 미국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어 미국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뛰었다. 그러나 2할 초반대를 찍은 타율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2012년 방출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재윤은 2년의 유예기간 동안 현역병으로 입대해 의장대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2014년 kt가 특별지명으로 김재윤을 품었다.

지난 시즌까지도 포수로 뛰었던 김재윤은 시즌 종료 후 투수로 전향했다. 김재윤은 "지난 시즌 감독님께서 투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다. 그리고 고민을 했고 결국 투수를 하겠다고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향 계기를 이야기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김재윤은 빠른 속도로 투수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김재윤은 시즌 막바지부터 포수와 투수를 병행했고, 비활동기간이 끝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포수 시절부터 강견으로 정평이 나있던 그는 150km/h를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를 쉽게 던졌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 역시 빠른 직구였다. 김재윤은 "나는 힘으로 타자를 누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긴 이닝보다는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더 나에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롤모델 역시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33,한신)을 꼽았다.

조범현 감독은 김재윤이 올라오기 전부터 "우리 팀 2군에 150km를 던지는 비밀병기 한 명이 있다"며 기대를 보였다. 이런 조범현 감독의 기대에 김재윤은 "아직 비밀병기까지는 아니다"라면서 쑥스러워했지만, 1군에서의 성적은 조범현 감독의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3타자 상대 모두 삼진을 뽑아내면서 누구보다 강렬한 1군 데뷔전을 펼쳤다. 김재윤은 "당시 많은 사람이 왔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긴장했다"면서 데뷔전 순간을 떠올렸다.

이후에도 김재윤은 순항을 거듭했다. 지금까지 5경기에 나와 4⅔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해 단 한 차례의 출루로 허용하지 않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완벽투'를 펼쳤다.

4개월 만에 투수에 완벽하게 적응한 김재윤이었지만 그만큼 그 짧은 기간에는 누구보다 많은 땀이 배어있었다. 김재윤은 "제일 처음 투수로 바꿨을 때 안쓰던 근육을 써서 팔 쪽에 무리가 와 어깨와 팔이 많이 아팠다. 또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훈련하는데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다"며 설명했다.

오랜 시간 포수 마스크를 써왔던 만큼 "포수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한 대답을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투수로 공을 던지는 것이 더 재미있다.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이 투수인 만큼 미련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이제 새로운 야구 인생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김재윤은 "포수를 할 때는 도루 저지했을 때 정말 기뻤는데, 지금은 삼진을 잡아낼 때 정말 큰 희열이 온다"고 웃어 보였다.

아직 4개월밖에 안된 '새내기 투수'인 만큼 보완할 점도 많다. 그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긴박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많이 미흡한 것 같다. 경험을 많이 쌓아서 그런 상황에서도 심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변화구도 추가적으로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추가적인 무기 장착에 대해서도 욕심을 보였다. 현재 김재윤은 130km/h 초반의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가지고 있다.

1군 무대를 밟은 지 이제 열흘 남짓 됐다. 그만큼 아직 많은 것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마운드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공을 던지고 있었다. 올시즌 "다치고 않고 kt의 일원으로 1군에서 끝까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밝힌 김재윤. 그의 야구 인생 2막이 화려하게 시작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김재윤 ⓒ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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