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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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명, "내 안의 대인기피증, 연기하며 이겨냈죠"(인터뷰)

기사입력 2015.04.06 06:55 / 기사수정 2015.04.06 06:28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천정명에게 '하트투하트'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천정명은 자신이 출연한 tvN 금토드라마 '하트투하트'에서 극 중 관심을 받아야하는 의사 고이석과 달리  다른 이들의 관심을 원하지 않았던 대인기피증을 갖고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고이석보다는 차홍도(최강희 분)에 가까웠던 셈이다. 그도 왜 자신에게 대인기피증이 생겼는지는 모른다. 다만 초등학생때부터 어느 순간 사람을 대하는게 어려워지고 친구들과도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아졌을 뿐이다.

천정명의 설명에 따르면, 일어나서 책을 읽어야 하는 순간이면 모두가 자신에게 집중하는게 느껴졌고 그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는 지금도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영화관도 사람이 없는 심야시간을 택한다. 지금도 관객이 가득 차 있는 영화관에서 무대인사를 할 때면 자기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당황한다.

그런 천정명을 도와준 것은 연기였다. 대학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연기수업을 받으면서 그의 대인기피증 증상은 나아졌다. 남들 앞에 좀 더 당당하게 서게된 것도, 무엇인가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자신만의 치유법인 연기를 통해 대중과 만나왔지만, 다시금 그는 조금 지쳤다. 그런 그를 치유 해준 것은 '하트투하트'였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천정명은 나지막히 자신이 이윤정 감독과 최강희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온몸으로 설명했다.



"'하트투하트' 제안을 받았을 당시 나는 좀 지쳐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감독님이 드라마를 하자고 했었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이 작품이 재밌겠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여러번 감독님과 미팅하고 대본 리딩 했는데, 첫 대본 리딩때 감이 딱 왔어요.  촬영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을 많이 받겠다는 느낌이 왔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정말 그랬습니다."

그는 과거 촬영을 하다 감독님들과 더러 부딪히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와는 그런 일이 없었다. 그는 거듭 고마움을 드러냈다. 행복한 표정이었다. 현장에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윤정 감독은 본인이 힘들어도 항상 행동이 한결같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를 마치고 나서 모임을 갖자 이런 것들이 처음입니다. 감독님과 모임을 갖기로 했어요. 이런 적이 없었죠. 다같이 모이자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됐어요. 영화를 해서 이윤정 감독님과 '커피프린스1호점'을 함께 못했던 건 지금도 아쉬워요. 9년을 기다려 만났어요. 아마 감독님도 더 성숙해지셨고 저도 그 때보다는 더 성장했기에 서로 코드가 더 잘맞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윤정 감독만큼이나 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 사람은 상대배우 최강희다. 그는 최강희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강희는 단숨에 그가 꼽는 최고의 상대 여배우 중 한 명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천정명은 다음에는 영화에서 만나고 싶다고 할정도로 최강희라는 배우에 매료된 듯 했다. 
 
"최강희씨는 배우로서 맞는 호흡이 잘 맞아요.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서 배려를 하는 차원이 남다르더군요. 대부분의 배우들은 자기 것만 생각하거나, 자기가 돋보이고 싶어서 '넌 이렇게 해, 난 이렇게 할거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강희는 그런 배우가 아닙니다."

천정명은 최강희와 함께한 촬영들을 떠올렸다. 조금은 닭살 돋는다고 생각했던 장면들도 최강희와 함께 알콩달콩 만들어갔다. 서로를 사랑하는 이석과 홍도가 되었다. 그는 최강희가 자신이 돋보이기 위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신 상대역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연기에는 망설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에 뒷모습만 잡혀도 최강희는 상대역인 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카메라에는 최강희씨의 등만 잡히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상대역인 나를 위해 실제로 눈물을 흘리면서 감정을 잡아줬어요. 저는 그 감정을 받고서 대사를 하게 되는 거죠. 정말 고마웠어요. 힘들지 않겠냐고 그랬는데 자기는 괜찮다는 모습에 이윤정 감독님도 놀라셨어요. 감독님도 그런 배우는 처음이셨던 모양입니다."



물론 그는 자신의 여동생인 고세로로 나와 정극연기에 도전한 안소희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준비를 많이해서 오는 연기적인 욕심에 감탄을 했다. 판토마임을 잘했는데 감독님이 일부러 칭찬을 해주지 않았다는 사실도 슬쩍 공개했다.

"이윤정 감독님 스타일이 대본을 그대로 하지 않고 대본을 새롭게 만드는 분이라 당황할 수 밖에 없는데 안소희는 능청스럽게 잘해냈어요. 열심인데다 똑똑했죠. 요즘 애들 같지 않았어요. 모든 스탭들이 다 이뻐해서 스탭들이 세로만 나타나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챙겨줬어요. 카메라 감독님은 어떻게 앵글을 잡아줄까 하고 고민하시기도 했구요. 모두가 예뻐하다보니 이윤정 감독님이 나중에는 질투하실 정도였습니다." 
  
천정명은 '하트투하트'를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했다. 이윤정 감독과, 최강희와의 다음 만남도 꿈꾸는 그는 이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상태다.

"정해진 차기작 없이 검토 중이에요. 영화도 하고 싶고 드라마도 하고 싶으니 좋은 작품 들어오는 걸로 하려구요. 이윤정 감독님과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 더 하게 되어도 좋죠.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드라마 상에서는 너무 잔인해서 못나올 수 있는 그런 것들도 담긴 범죄 스릴러 같은 것도 좋겠네요. 무엇이 되었건 다시 또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천정명ⓒ김한준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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