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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서의 삐딱하게] 신화처럼 노래하고 꿈꿔라

기사입력 2015.03.16 07:37 / 기사수정 2015.03.16 13:00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그룹 신화가 정규12집 타이틀곡 '표적'으로 음악방송프로그램 1위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데뷔 17년차를 위한 단순한 '예우' 차원은 결코 아니다. 혹여나 그런 생각이 든다면 신화의 앨범을 듣고 무대를 본다면 단숨에 바뀔 것이다.

신화는 늘 그렇듯 이번 12집 역시 10곡으로 꽉 채운 정규앨범으로 꾸렸다. 지난 2013년 'THIS LOVE'로 8개의 1위 트로피를 거머쥔 뒤 12집 'WE'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여기에 막내 앤디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컴백에 앞서 많은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가는 길이 어려울수록 신화는 '신화'라는 이름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

이번 타이틀곡 '표적'은 신화표 퍼포먼스의 장을 열었던 'Brand New'의 2015년 버전이다. 퍼포먼스는 더욱 강렬해졌고 멤버 개인의 특성을 좀 더 살리고자 했다. 수록곡 'Alright' 무대도 의자를 이용한 군무의 원조인 'Wild Eyes'를 연상케 한다. 무대 위 노련미는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아이돌 그룹 중에 공연을 하고 열두 장의 정규앨범을 낸 가수는 아시아에서 몇 안 된다. 흔한 멤버 교체 및 탈퇴 없이 17년의 시간을 함께 신화를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신화가 단순히 '1위 가수', '대상 가수'에 목표를 뒀다면 지금의 신화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릭은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레 따라온 것들인데, 큰 의미와 결실을 보게 됐다"라며 '최장수 아이돌'을 향한 외부의 시선보다 되려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신화가 아이돌의 아이돌로 꼽히는 이유는 아이돌의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신화의 출발은 대형 기획사에서 잘 만들어낸 '상품'이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 틀을 탈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다. 자작곡을 싣고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그들만의 네임 밸류를 구축했다. 간혹 멤버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지만, 끈끈한 팀워크를 다함께 버텨냈고, 진실함을 바탕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이제는 목표로 삼고 있는 후배들이 많은 만큼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행동을 해야 한다는 무게감까지 지게 됐다.

그러나 신화는 '누구의 롤모델'이라는 거창한 목표나 의의 같은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여전히 팬들에게 영원한 '별'이 되고 싶은 천상 아이돌일 뿐이다. 에릭은 "기본적으로 행동이나 여러 가지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겠지만 '최장수 아이돌'의 이름값을 생각해서 행동한다면 애초에 신화가 아닌 것 같다"라며 "연예인은 대중에게 소비되는 입장이지 선생님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에서 배울만한 게 있다면 그것이 고마운 것이다. 대중이 보기에 별 차이 아니겠지만. 늘 변화를 고민하는 게 우리의 역할일 뿐"이라고 말했다.

에릭의 말대로 신화의 장수 비결은 '변화'라는 키워드에 있다. 후배가수들은 신화가 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이 아니라 현재 대중과 호흡하는 진행형 가수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장수돌이라는 말 뒤에 가려진 엄청난 고민과 열정이 숨어 있다. 우리가 여전히 신화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것도 '이번엔 또 뭘 보여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신화가 컴백했을 때 그 누가 '추억 팔이'라고 폄하할 수 있겠는가. 신화 멤버들 스스로 '신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문화의 중심에서 추억을 힘으로, 현재에 더욱 빛이 나기에 '살아 있는 레전드'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그들이다. 신화라는 그룹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신화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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