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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브이앱과 질문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5.21 20:59 / 기사수정 2020.05.21 22:06



“이번 브이앱에 앵무새들 왜 이렇게 많아?”

최애(가장 애정하는 아이돌)가 브이앱을 킨다는 건 아이돌 팬들에게 큰 낙이다.

내 아이돌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자유롭게 (직접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브이앱에서도 스트레스 받을 일은 많다. 보통은 이런 이야기할 때 주로 언급되는 게 악플이지만, 악플이 없다고 해도 쾌적한 브이앱 라이프가 성립하진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게 각종 앵무새. 같은 말만 계속하는 사용자를 일컬어 앵무새라고 한다.

1. 컴백 스포일러 해달라는 이야기만 계속 하는 스포무새(스포일러+앵무새).


(케이팝 아이돌들을 김춘수 시인으로 만드는 그 발언 / 오마이걸 브이앱)

2. 자기 이름 불러 달라는 말만 계속하는 이름무새(이름+앵무새).
※유사한 멘트로는 해외팬들의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가 있다.

3. 다른 아이돌들과 친목만 계속 물어보는 친목무새(친목+앵무새).
ex) 다른 팀 누구랑 친해요? 다른 팀 누구랑 연락해요?

4. 공약 해달라는 이야기만 계속하는 공약무새(공약+앵무새).
eX) 하트 몇백만 넘으면 뭐하실거에요?

5. 다른 멤버 어디 있냐는 이야기만 하는 다른멤버무새(다른 멤버+앵무새).

(‘다른 멤버 어딨냐’는 질문에 “내가 라이브 켰는데 나한테 집중하면 되지”라고 일침한 여자친구 예린 / 여자친구 브이앱)

6. 놀림포인트 하나 잡았다고 그걸로 애국가 4절까지 부르는 놀림무새(놀림+앵무새) 등등.

(“민주 누나 재미없어요ㅠㅠ” 히트 이후 멤버 민주가 유머 시도할 때마다 ‘재미없다’는 멘트 날아 온 아이즈원 브이앱)

기분 좋게 즐겨야 할 브이앱을 켜도 위 유형의 이용자들(+a) 때문에 제대로 못 즐길 때가 있다.

그런데 글쓴이가 나름 질문으로 먹고 사는 직업(그것도 연예로)을 몇 년 하다 보니, 위에 언급한 유형의 이용자들이 왜 나타나게 되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됐다.

경험상, 그 이유는 크게 복잡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하다에 더 가깝다.

크게 요약하면 여섯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1)인간은 남한테 궁금한 게 사실 별로 없다. ‘했을 때 무례하지 않을 정도의’ 질문으로만 추리면 궁금해 할 게 더더욱 적어진다.

2)진짜 깊이 있고 참신한 질문들을 준비하려면 준비 내지 공부를 잘 해야 한다. 좋은 질문을 했던 질문자라 해도 준비가 잘 안 되어 있으면 바로 나쁜 질문자가 된다.

3)고로, 아무리 인기 연예인이라 해도 질문자가 준비하는 질문은 대체로 거기서 거기다. 그 거기서 거기 범주에 벗어난 질문자가 진짜 우수한 질문자.

4)질문으로 시간 1시간을 채운다는 게 질문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힘들지만, 질문 하는 사람도 힘들다.

5)질문을 통해 궁금증을 채우려는 사람만큼이나, 질문을 도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사람이 많다.

6)사람은 내 질문 외에 다른 사람 질문을 잘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1번의 경우엔 중소 아이돌 미디어 쇼케이스를 가면 처절히 느낄 수 있다. 좋은 질문은 둘째 치고 기자들에게 그 질문 자체를 못 받을 위험에 처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특별히 뭐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이제 막 신곡 내고 활동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질문하는 기자가 있을 정도.

기본적으로 관심도에 따라 취재진의 열기 자체가 극과 극. 방탄소년단이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면 국내 언론들은 물론이고 외신까지 앞 다투어 취재에 열을 올리지만, 그 정 반대지점엔 ‘제발 취재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기획사와 아이돌들이 있다.

2, 3, 4번의 경우에는 실제로 여러 연예인, 아이돌 인터뷰에서 체감을 많이 하게 된다. 소위 ‘마가 뜬다’고 해서 질의가 끝난 이후에 질문이 곧바로 이어지지 않고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질문을 나름 준비해도 준비할 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질문이 빨리 소진된다. 1대1 인터뷰는 물론이고 여러 기자들이 한 아티스트 상대로 질문하는 집단 인터뷰 때도 그런 현상이 일어날 때가 있다.

5번이 기자일 때와 팬일 때 다소 갈린다. 기자일 때는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갈리는데, 소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를 시전하기 위해 질문하는 경우, 피질문자 그 자체엔 관심 없고 피질문자를 이용해 조회수를 뽑으려는 경우, 얼핏 있어 보이는 질문을 해서 존재감을 상승시키려는 경우 등이 있다.

팬인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계’를 타는 게 주목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 타율이 좋은(=내 아이돌이 읽어줄 가능성이 높은) 질문 위주로 던지거나, 아니면 아예 질문을 포기하고 내 아이돌이 언급해줄 만한 다른 전략(ex : 생일 아닌데 “언니 저 생일이에요. 축하해주세요”라고 멘트 치기)을 생각해낸다.

6번도 미디어 현장과 브이앱 양쪽에서 모두 발견되는 현상이다. 그래도 미디어 현장은 질문자가 소수여서 같거나 비슷한 질문이 반복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일이 드물거나 없는데, 브이앱은 수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다보니 같은 질문이 수십 번 넘게 올라와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

정리해보면,

1. 시청자가 아무리 많아도 좋은 질문자는 소수고

2. 대체로 사람들이 생각 해낼만한 질문도 거기서 거기고

3. 시청자들이 브이앱 하나 보자고 질문 준비+공부까지 할 확률은 극히 적으며

4. 적지 않은 경우, 질의의 질보단 내가 계 타는 것을 더 중요시할 확률이 높다.


다수의 케이팝 팬들이 이용하는 앱인 만큼, 이런 일들이 아예 없어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만 개선을 하려면 할 수는 있는데, 그러려면 어느 정도 교통정리 해줄 인력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 쇼케이스 때 질의응답 교통정리를 하는 MC가 있듯.

그런데 기본적으로 네이버 브이앱은 방송을 튼 아이돌이 방송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형태라 그것이 잘 안 된다. 아티스트들이 네이버 브이앱에 접속한 악플러들의 악플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악플러에게 일침을 가하는 (여자)아이들 슈화 / (여자)아이들 브이앱)

앱을 이용하는 케이팝 스타들의 위상,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이용자들의 숫자를 감안하면 브이앱은 안전장치, 안전인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앱이라 할 수 있다.


(단일 방송 재생숫자가 900만을 가뿐히 넘을 때도 있는 앱이 악플러, 부정사용자를 즉각 잡아낼 방법이 없다니 / 방탄소년단 브이앱)

세계가 사랑하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는 네이버 브이앱. 그 위상에 걸 맞는 소통장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잘 마련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네이버 브이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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