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19:48
경제

[스타일엑스] 뉴욕을 놀라게 만든 신예, 디자이너 이형민

기사입력 2017.03.15 14:09 / 기사수정 2017.03.26 15:29

서재경 기자


[엑스포츠뉴스 스타일엑스 서재경 에디터] 유명 팝 스타들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으며 뉴욕을 놀라게 만든 한국계 신예 디자이너가 있다. 

명문 패션 스쿨인 파슨스 패션 스쿨 출신으로, 특유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내놓으며 패션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디자이너 이형민의 얘기다. 

'제 2의 레이디 가가'로 주목 받고 있는 브룩 캔디 (Brooke Candy)부터 현재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싱어송 라이터 댓 포피 (That Poppy)까지 모두 이형민이 제작한 의상을 입고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그야말로 '아티스트가 사랑한 디자이너'인 셈이다.

현재는 독창적인 컨셉으로 주목 받고 있는 브랜드 '개리 그라함 (Gary Graham)'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이형민을 만났다.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지만, 평범한 걸 만드는 사람은 아니'라고 정의하는 당찬 신예 디자이너의 패션 스토리를 소개한다.   


Q. '제 2의 레이디 가가' 브룩캔디(Brooke Candy)와 미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댓 포피(That Poppy)의 뮤직비디오 의상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어떤 계기로 작업을 하게 된 것인지?


"그들의 스타일리스트들이 이메일로 직접 연락을 해왔다. 내 웹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에 있는 컬렉션 이미지를 보고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요청해 작업을 하게 됐다." 

Q. 두 명의 팝 아티스들과 작업하면서 흥미로웠던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다.

"댓 포피 영상 촬영을 위한 의상작업에 참여했었다. 그 당시 댓 포피가 촬영 뒤에도 내가 제작한 옷을 LA에서 열린 산리오(Sanrio) 행사장에 입고 가도 되겠냐고 부탁을 했었다. 사실 그 촬영 뒤에도 다른 잡지사와 화보 촬영이 있어서 옷을 빨리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녀가 그 옷을 너무 마음에 들어했고 행사에 그 옷을 입고 가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이 잡지 촬영을 취소했다. 후에 댓 포피가 그 옷을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지금 판매용으로 그 옷을 작업하고 있다."


Q. 어떻게 패션을 시작하게 되었나?


"고등학교때 우연히 꼼 데 가르송 (comme des garcons) 컬렉션을 본 적이 있었다. 옷이 그저 소모품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그 컬렉션에 등장했던 의상의 다양한 재질과 전에 보지 못했던 특이한 실루엣들이 인상적이였으며, 새로운 충격 이었다. 모델이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닌 옷이 모델을 입고있는 듯한 느낌이 재미있었고, 하나의 예술작품들 처럼 보인 것이다. 당시 옷에 단순한 관심만 있고 패션에 대해 잘몰랐지만 나도 그런 작품같은 옷들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의지가 생겼다. '소모품'이 아닌 '소장품'으로 사람들에게 옷을 선보이는 것이 큰 관심과 매력으로 느껴졌고, 그것이 지금 내가 패션을 하게 만든 큰 동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 계기로 경희대학교 의류 디자인과에 입학했고, 좀 더 넓은 세계에서 패션을 경험하고자 뉴욕에 있는 파슨스 패션스쿨로의 유학을 결심했다." 

Q. 디자이너로서 본인의 패션 철학은?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내가 디자인한 옷을 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옷은 단순한 기능적 역할 이상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됐다. 나는 패션 또한 엔터테인먼트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가 디자인 한 옷을 사람들이 입고 보고 즐기며, 재미를 느끼게 하고싶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이란 굳이 일상복 같이 정형화된 모습보다는 다양한 형태로 표현 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컬렉션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이번 컬렉션 컨셉은 유년시절에 대한 추억을 모티브로 유학생활을 하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그리울 때 가 많았다. 어린시절 즐겨했던 밝고 신나는 놀이를 이번 작품에 반영시켜 컬러풀 하고, 포인트를 주어 재미있게 표현 하였다."

Q. 어떤 요소들을 통해 유년시절을 표현한 것인가?

"이번 컬렉션에는 다양한 소재 색감과 디테일들이 있다. 유년시절 즐겨 했던 놀이, 게임의 요소 등을 조합시켜 디테일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예를 들면, 테트리스 게임에 나오는 블럭 모양을 모티브로 인조모피 태피스트리를 만들고 패치워크로 디테일을 표현하는 식이다. 비디오게임의 메탈릭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크고 작은 시퀸(스팽글)의 디테일을 살려 장식하거나, 어렸을 때 누나와 갖고 놀던 종이 인형의 평면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종이 인형의 점선을 자수로 놓기도 했다."


Q. 디자인을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소재를 먼저 정하고, 그 다음에 디자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재의 재질감에 따라 똑같은 실루엣도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에 들어가기 앞서 소재를 선정하고, 여러가지 디테일을 샘플로 만들어 놓은 뒤 그 요소들은 디자인에 넣는 편이다."

Q. 디자인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는가?

"주로 개인적인 경험이나 나와 관련된 것들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다. 이번 컬렉션도 어떻게 보면 내 개인적인 추억을 풀어낸 컬렉션이지 않나. 이전 컬렉션들도 내가 취미로 작업했던 콜라주나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었던 브루클린의 그래피티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Q. 뉴욕에서 유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일과 좋았던 일은?

"힘들다기 보단 가끔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로 인해 과거 유년시절을 회상하게 되고, 이것이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어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좋았던 일은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 설립한 한국계 신진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Samsung Fashion & Design scholarship Prize Award'에서의 수상과 뉴욕 소호에 위치한 편집숍 'Vfiles' 에서 신진디자이너를 발굴하고 뉴욕 패션위크에서 데뷔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Vifile Prize'에 semi finalist로 이름을 올렸을 때 였다. 보람있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 디자인 작업에 있어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Q. 오스카 드 라 렌타 퍼 (Oscar de la Renta) 와 잭 잭 포즌 (Zac zac posen) 등 세계적인 디자인 팀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로 오스카 드 라 렌타 퍼 디자인 팀과 2016 봄 컬렉션을 같이 작업하였다. 당시 플라워 패턴에 영감을 받은 퍼 코트 디자인 작업을 같이 했는데 텍스타일 디자인부터 패턴, 재단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쳤다. 작업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 만큼 좋은 결과가 잘 나와서 보람 있었다. 내 이름을 걸고 한 컬렉션은 아니었지만, 런웨이에 내가 작업했던 퍼 코트들이 올라왔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잭 잭 포즌 디자인팀과는 2016 Pre-fall 컬렉션 작업을 같이 했다. 컨셉 리서치, 샘플 작업등 여러가지 일을 짧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해서 정말 바쁘게 작업을 했던 것 같다. 특히 드레스에 들어가는 디테일 중 하나인 자수 작업이 너무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Q. 최근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최근에 펑크 락 그룹 푸시 라이엇 (Pussy Riot)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연락이 왔다. 뮤직비디오를 위한 의상제작 및 제공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현재 그 스타일리스트와 작업 중이다. 그 외에도 뉴욕 패션 사진작가 애니 파워 (Annie Power)와의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씨알 패션 북 (CR fashion book), 원더랜드 (Wonderland), 그리고 숀 (schon) 매거진에 실릴 영상 및 화보 작업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의상을 작업하고 있다. 패션 사진작가 쇼지 반 쿠즈미 (Shoji Van Kuzumi) 와 티모시 로사도 (Timothy Rosado)와의 작업도 계획 중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들을 위한 의상제작 또는 무대의상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나의 컬렉션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상들을 선보이고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Q. 이형민은 어떤 사람인가?

"평범한 사람이지만 평범한 걸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단순히 몸을 가리기 위한 기능적인 패션 디자인을하는 사람이 아닌, 내 생각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패션으로서 풀어내어 대중들과 공유를 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패션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패션 아티스트라고 말하고 싶다."

Q. 한국에서 활동 계획은?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 하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지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 사실 나에게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누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느냐가 더 의미가 있다."

inseoul@xportsnews.com / 사진=이형민 디자이너 제공



서재경 기자 inseou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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