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1 00:02

[스포츠의학] 운동중독증의 원인 '러너스 하이', 대체 무엇이길래?

기사입력 2011.08.25 14:52 / 기사수정 2011.08.25 15:50

강정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정훈 기자] 현대인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을 거론할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손님이 있다. 바로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은 운동부족에 대한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비만, 당뇨병, 심장병, 성인병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이 운동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대인에게 운동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반대로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해가 되는 예도 있다. 이를 '운동중독증'이라 하여 운동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거나 불안해지는 증세를 말한다.

운동중독증이 의심되는 연예인으로는 몸짱 김종국이 대표적이며, 장혁, 이효리, 미나 등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몸이 아픈 날도 운동하기 위해 휘트니스 센터를 찾는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하지만, 운동중독을 나쁜 시선으로 보는 것은 금물이다. 스포츠선수처럼 자신의 능력을 초과해서 트레이닝하지 않는 이상 운동중독으로 건강을 망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신체적으로는 운동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운동 중 또는 운동 후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고 대답한다. 특히, 러닝운동을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많은데, 이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최상의 행복감'을 느끼며, 오래 달렸음에도 지치는 느낌 없이 계속 달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때 의식상태나 행복감을 모르핀, 마리화나, 오르가즘과 비교하기도 한다.

러너스 하이는 지난 1979년 캘리포니아대 아널드 J 맨델 박사가 정신과학 논문 ‘세컨드 윈드(Second Wind)'를 발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운동 시 증가하는 '베타 엔돌핀'이 행복감을 주는 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베타엔돌핀은 뇌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긍정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물질로써 운동 시 증가하는 베타 엔돌핀은 평소의 5배 이상에 달하며, 그 효과는 진통제 수십 배와 맞먹는다.

그러나 항상 러너스 하이는 운동을 한다고 무조건 느끼는 것은 아니고 호흡이 멎을 것 같은 죽음의 한계점 '사점(Death point)'을 지나 편안한 상태인 세컨드 윈드로 넘어가야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상시 운동 때는 베타 엔돌핀의 분비량이 매우 증가하지 않는다.

문제는 러너스 하이로 인한 '행복감'에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타 엔돌핀이 극치에 달아 행복감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당시 희열을 다시 느끼기 위해 운동에 빠져들게 된다. 부상을 입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운동을 쉬어야 하는 날에도 급기야 운동을 하러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트레이너 김민규 코치는 "운동중독증이라는 단어가 심신이 망가져 폐인이 되는 증상이라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대부분 일반인보다 건강이 훨씬 좋고, 알콜중독, 쇼핑중독 따위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건전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 하지만, 러너스 하이가 운동을 하는 목적이 아니므로 과도하게 운동에 집착하면 건강이나 부상에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코치는 "운동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2시간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체력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자신이 운동 중독증이 아닌가 의심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운동 중독증 진단

- 운동이 모든 생활을 통제한다
- 매일 운동해야 하고 하루도 쉬면 안 된다.
- 운동할 때 방해가 되면 매우 화가 난다.
- 운동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해야 한다.
- 운동량, 시간, 칼로리가 머릿속에 계산된다.
- 운동을 하지 않으면 대단히 괴롭다.
- 부상을 당해도 훈련을 억지로 하며 신체적 단점을 한탄한다.
- 운동 이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사진(C) flickr 제공]
 



강정훈 기자 mousy0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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