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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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등판' 강경학 "언제 또 이렇게 던져보겠어요" [대전:생생톡]

기사입력 2021.04.11 12:28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강경학이 '깜짝' 이도류로 변신한 소회를 밝혔다.

강경학은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 1-14로 승부가 크게 벌어진 9회초 한화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강경학은 공 28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강경학은 장승현을 중견수 뜬공, 권민석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공 5개로 2아웃을 잡았지만 이후 박계범에게 몸에 맞는 공, 정수빈과 안재석에게 볼넷을 줘 만루를 만든 뒤 페르난데스, 김인태, 조수행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4실점 한 뒤 마운드를 정진호에게 넘겼다.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게 중학생 때 이후 처음이라는 강경학은 '어깨는 괜찮냐'는 질문에 "아주 멀쩡하다"고 웃었다.

강경학은 전날 투수로 등판하게 된 상황을 돌아보며 "감독님께서 마운드 올라가서 가운데 던질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던질 수 있다 말씀 드렸다. 점수 차도 많이 났고, 다음 경기도 있으니 투수를 아끼기 위해 팀 상황상 필요했다. 팀이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마무리를 제대로 못해 아쉽다"고 얘기했다.

그는 "언제 올라가보나 싶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흥분한 게 있었다. 던지고 난 후에 감독님께서 만약 다음에 올라가게 되면 그렇게 세게 던질 필요가 없다고 하시더라"며 "(야수가 투수로 올라가는 데 대해) 안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못 던진 것에 미안하다. 살살 잘 던졌으면 탈이 없었을 텐데 괜히 민폐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구단 전력분성상 강경학의 최고 구속은 140km/h. 웬만한 투수 만큼 빠른 공을 던졌다. 강경학은 "끝나고 말씀해주셔서 알았는데, 솔직히 120km/ 정도 나올 줄 알았다. 얼마나 나오겠나 싶어하며 던졌는데 선수들이 공 하나 던질 때마다 '오오' 하니까 나도 모르게 욕심나서 던졌던 것 같다"고 멋쩍게 웃으며 "그래도 크게 무리한 건 아니었다. 언제 또 이렇게 던져볼 기회 오겠나. 좋은 추억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사 후 허용한 4실점, 만약 외야수 임종찬이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잡았다면 만루 위기를 막고 무실점으로 끝내는 짜릿한 장면도 가능했다. 강경학은 "투수의 마음을 좀 알았다. '제발' 하게 되는 게 있더라. 내가 수비 나갔을 때의 마음도 알게 돼 수비에 더 집중하고, 투수들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투구를 마친 강경학은 아이싱 대신 투수들이 하는 밸런스 운동과 마사지로 이날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 했다.

강경학에 이어 나온 정진호는 기념구를 챙겼다는 후문. 강경학은 "나는 140km/h 나온 걸로 만족한다. 진호 형은 마지막 공을 챙겼던데, 이닝을 마무리한 건 진호 형이니까 진호 형이 챙기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웃었고, 인터뷰를 마친 강경학은 "다음에는 타자로 올게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인터뷰실을 나섰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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