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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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아이돌과 포켓몬스터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8.01 13:36



포켓몬스터는 ‘아이돌 영업’ 때 꽤나 자주 보이는 소재다.

특히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등 인기 포켓몬들은 때마다 한 번씩 어떤 아이돌과 닮았다는 짤의 주인공이 된다.



<찬조출연 : 아이즈원 장원영>

이번 글에서 다룰 건 그런 귀엽고 깜찍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번 글은 아이돌 덕후이자 포켓몬 덕후(정확히는 포켓몬 본가 게임 덕후)로서 지금까지 느낀 양 분야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다.

첫 번째로 아이돌이나 포켓몬이나 까이는(비판, 악플 등등) 부분은 대체로 비슷하다.


예쁘게 생겼지만 성능이 나쁜 포켓몬은 성능이 나쁘다고 까이고(ex : 치코리타 등)



성능은 좋지만 디자인 점수를 높게 못 받은 포켓몬은 못생겼다고 까인다.(ex : 랜드로스-볼트로스 등)

그리고 인기가 있으면 있는 대로 까이고, 인기가 없으면 인기가 없다고 까인다.



<포켓몬 총선 투표에서 당당히 꼴찌를 차지한 오피셜 비인기 포켓몬 바오키>

두 번째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유저들 입맛이 꽤나 까다롭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 분야라는 점이다.

어떤 포켓몬을 실전 배틀용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유저들이 신경 쓰는 부분은 대략 아래와 같다.

1. 디자인
2. 종족값
3. 포켓몬 성격
4. 노력치 배분
5. 기술 배치
6. 타입/특성

포켓몬 게임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저게 뭔소리냐’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비유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얼굴
2. 피지컬
3. 인성
4. 주어진 피지컬 내에서 쌓은 실력.
5. 개인기 / 주포지션
6. 개성

세 번째 공통점은 파티 결성. 유저들의 끝없는 요구사항을 단일 포켓몬, 단일 아이돌이 다 채우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팀을 짠다. 포켓몬은 포켓몬 파티를 짜고, 아이돌은 아이돌 그룹을 결성한다.



<디자인도 예쁘고 실전 성능도 좋은 포켓몬을 원하는 포덕들의 욕망이 탄생시킨 속성 페어리 타입. 그 페어리 타입을 대표하는 인기 포켓몬 님피아>

이 파티에도 그레이드가 있어서 어떤 파티는 초메이저 파티가 되고, 어떤 파티는 완전 마이너 파티로 전락한다. 아이돌도 인기 아이돌과 비인기 아이돌이 나뉘는 것처럼.

네 번째는 픽이 될 만한 아이돌과 포켓몬일지라도, 그중에서 살아남는 건 극소수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1~6번을 모두 만족한 포켓몬들이 있다고 치자. 그럼 그 포켓몬들은 이제 진짜 실전으로 나갈 수 있을까. 정답은 ‘그건 또 모른다’이다.



<원래 색깔 마릴리←→색이 다른 마릴리>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즐기는 포켓몬 유저들은 인기 많고 실전성 좋은 포켓몬의 ‘색이 다른 모습’을 갖고 싶어 한다.(※색이 다른 포켓몬은 얻을 수 있는 확률이 정말 낮다)

색이 다른 포켓몬을 갖기 위해 기꺼이 노동을 하고, 손에 넣으면 색이 다른 포켓몬이 아닌 포켓몬들은 높은 확률로 버려진다.

아이돌 역시 흥행은 둘째 치고 데뷔의 벽조차 못 넘는 일이 부지기수인 직종이다. 아이돌 좀 깊게 파보면 데뷔 못한 네임드 연습생들의 소식을 종종 보고 들을 수 있다. 근황조차 들을 수 없는 연습생들이 존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많은 케이팝 아이돌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시대. 이에 ‘왜 케이팝이 잘됐을까’에 대한 많은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기자는 질문 방향을 좀 다르게 해보고 싶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데 큰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이돌 산업이 과연 존속 됐을까?’

무수한 아이돌 실패 사례들을 보면 이 질문의 답은 더 또렷해진다.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적지 않은 매몰 비용(돈+시간+노동량+감정소모 등등)
그럼에도 요원한 데뷔
어렵게 데뷔해도 겪는 실패
인지도로도 금전적으로도 건지는 것 하나 없이 먹기만 하는 나이.

이런 미래 밖에 없는 곳에서 위에 언급한(그 이상) 요건들을 다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까. 답은 ‘NO’일 것이다.

아이돌들이 세상 안에서 이루길 원하는(+이룰 수 있다고 믿는) 성공의 크기

세상이 아이돌들에게 요구하는 역량과 매력의 크기

둘 중 하나라도 줄어들지 않는 한, 아마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 봐선 둘 다 앞으로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지만.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게임프리크-포켓몬고-픽사베이-인터넷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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