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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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병원 전문의 "인류, 암 정복 못해…오래 같이 살 수 있다" (유퀴즈) [전일야화]

기사입력 2021.04.08 07:00 / 기사수정 2021.04.08 09:13



[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임종방을 언급했다.

7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시간의 마술사'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범석 교수의 인터뷰 현장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범석 교수는 "뿌리 뽑고 완치하고 이런 치료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항암 치료를 해서 암을 가진 채로 오래 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을 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유재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그렇고 기피하는 과가 흉부외과라고 한다. 종양내과는 어떠냐"라며 궁금해했고, 김범석 교수는 "종양내과가 기피하는 과 중 하나다. 환자분들도 중환이 많고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결국에는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다. 전공의 선생님들이 저희 과 전공을 잘 안 하려고 한다. 내과 속의 흉부외과라고 볼 수 있다"라며 털어놨다.

김범석 교수는 "어렸을 때 아버님이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담배를 많이 피우시기는 하셨지만 굉장히 건강하셨다. 중학교 2학년 때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었는데 안타깝게 재발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다. 재발되고 나서 별다른 치료도 못 받아보시고 돌아가셨다"라며 설명했다.



더 나아가 김범석 교수는 "어느 날은 저를 부르시더니 손을 잡으시고 너무 아파서 절절매면서 우시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진통제를 충분히 썼으면 그렇게 안 될 수 있다"라며 탄식했다.

유재석은 "암 환자분들이 잘못 알고 계신 게 있으면 어떤 게 있냐"라며 궁금해했고, 김범석 교수는 "'진통제를 많이 쓰면 빨리 죽는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암으로 인한 증상이 심해지니까 진통제 필요량이 많아지는 거다. 거꾸로 생각하셔서 진통제 맞는 사람들 보니까 돌아가시더라. 아파도 참으신다. 진통제 맞으라고 이야기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유재석은 "암을 언제쯤 정복할 수 있겠냐"라며 질문을 던졌고, 김범석 교수는 "뿌리 뽑고 이런 건 안 되지만 암과 오래오래 잘 살 수 있는 거다"라며 당부했다.

또 김범석 교수는 "나쁜 순간을 전할 때 제일 어려운 순간은 아이들인 거 같다. '애들도 알고 있냐. 애들한테도 이야기를 했냐'라고 하면 많은 경우가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차마 아이들한테 못 하겠다'라고 이야기하신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김범석 교수는 "저보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정말 저도 입이 잘 안 떨어질 때가 많이 있다"라며 덧붙였다.



특히 김범석 교수는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냐'라는 질문에 대해 "저희 병원에 임종방이라는 데가 있다. 돌아가실 것 같은 분들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도록 1인실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사람의 감각 중 가장 끝까지 남는 게 청각이다. 들으실 수 있으니까 좋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한다. 스피커가 있다.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환자분들이 마음의 평화를 느끼면서 돌아가실 수 있다"라며 귀띔했다.

김범석 교수는 "한 번은 갔는데 환자분이 되게 안 좋으셨다. '한두 시간 못 버티고 돌아가시겠구나'라고 했는데 스피커 음악이 계속 트로트 음악이 나오더라. '땡벌' 이런 노래가 나오고 있으니까 '이런 음악을 틀어놓으신 이유가 있냐'라고 그랬더니 그분이 30년 동안 양말 공장에서 일을 하셨다더라. 트로트 노래를 너무 좋아하셔서 그 노래를 틀어놓으셨다더라.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저는 '땡벌' 가사가 그렇게 슬픈지 몰랐다"라며 고백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범석 교수는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한 환자가 가족들의 반대로 끝까지 치료를 받다 사망한 일을 떠올렸다. 김범석 교수는 "최선과 집착은 한 끗 차이이고 그걸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환자분 입장에서 최선이었을까.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이 아닌 경우가 많다"라며 강조했다.



유재석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사는 게 좋겠냐"라며 질문을 던졌고, 김범석 교수는 "살다가 보면 당연한 것들이 있다. 폐암 환자분들 중에 '숨 쉬는 게 너무 당연했는데 숨 쉬는 거 자체로도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다'라고 한다. 부모님 같은 경우에도 늘 있어 왔으니까 나랑 같이 있는 존재다'라고 생각을 하고 보는 거 하고 '나보다 먼저 떠나실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보면 시각이나 생각이 달라질 거다"라며 밝혔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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