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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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쥬는 J-POP인가?'…K-POP에 정체성 흔들리는 日 음악계

기사입력 2021.01.13 17:15 / 기사수정 2021.01.13 17:22

백종모 기자


K-POP의 영향력이 개별 가수 수준을 넘어 기획과 프로듀싱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음악계에서 'J-POP'이라는 개념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됐다.

일본 매체 마이지쯔는 지난 3일 "'니쥬(NiziU)'의 음악 장르는? 죽은 사어(死語)가 되어가는 J-POP이라는 개념"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일본 연호를 기준으로 자국 내 주류가 된 대중음악의 성격과 호칭이 바뀌었다는 논리를 폈다. 

자국 대중음악은 쇼와 시대(1926년~1989년)는 '가요쿄쿠(가요곡·歌謡曲)', 헤이세이 시대(1989년~2019년)는 'J-POP'으로 구분 지어지며, K-POP의 영향을 받아 성격이 바뀐 일본 대중가요를 레이와 시대(2019년 5월 이후)에서는 새로운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J-POP'은 과거 영어 가사가 쓰인 서양식 일본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 등장했으나, 1990년대부터는 일본 전통 가요(엔카)를 제외한 일본 대중가요 전반을 지칭하고 있다. '가요쿄쿠'는 'J-POP' 이전 시대의 일본 대중가요를 지칭하는 용어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맞이했으나, 밴드 붐이 일면서 1980년대 후반 무렵 사장됐다.

칼럼은 "최근 니쥬, 트와이스(TWICE), 아이즈원(IZ *ONE)같은 걸 그룹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 친국한 음악 장르였던 'J-POP'에 대한 상식이 변하기 시작한 듯하다"고 운을 뗐다.

이 매체는 "오랫동안 일본 음악 신은 J-POP이 메인이었으나, 최근에는 K-POP의 마인드가 침투하고 있다"며, K-POP에 대해서는 "니쥬·트와이스·아이즈원과 같이 하이 레벨의 댄스와 세련된 퍼포먼스를 특징으로 한다"고 기존 J-POP과 구별이 필요함을 상기시켰다.

특히 니쥬에 대해서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기세가 있는 그룹으로, 일본인 9인조 그룹이지만, 정체성은 완전한 K-POP"이라며, "니쥬를 포함해 다국적 (일본) 그룹이 기세를 더해가며 J-POP의 개념이 없어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해외에서 일본식 시티팝이 'J-POP'이라 불리며 용어의 의미가 변질된 상황도 고려됐다.



이 매체는 "해외에서 K-POP은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BLACKPINK)를 지칭하며, (관련된) 음악을 아우르는 최신 장르로 여겨지고 있다"며 "반면 해외에서 J-POP은 80년대 전후의 일본 시티팝 스타일 음악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구분 지었다.

때문에 "현재 J-POP 음악의 정체성은 어디에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있다고 쳐도, 40년간 음악적 형식이 변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내에서 J-POP이라 호칭된 장르는 문화적으로 쇄국 된 상태의 일본에서 1989년부터 성장한 일본 국내 음악"이라며 지난해 일본 연호가 바뀐 만큼 "이제는 (일본 대중가요를) J-POP이라 부르는 것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J-POP에 대해서는 "헤이세이라는 원호와 함께 성장한 장르로, 국내용 음악으로만 기능하며 문화적으로 쇄국된 상태인 일본에서, 외국계 음반 판매장과 음악 기획사를 윤택하게 만들어 왔다"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매체는 한 2002년생 여자 연예인이 한 예능 방송에서 '미스터 칠드런(MR.Children)'이라는 그룹을 몰라 화제가 됐던 사실을 언급하며, "J-POP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는 그룹이 역할을 끝난 지금, J-POP의 본질도 변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스터 칠드런'은 일본 내에서 199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 그룹으로, 이후에도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칼럼은 한 음악 평론가의 견해를 인용해 '니쥬'라는 그룹을 '아시아 공동체 콜렉티브'로 정의하고, 이러한 그룹을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음악 평론가는 "향후 글로벌적인 관점에서는 밴드보다는 공동체적 콜렉티브가 대중음악의 일반적인 개념이 될 것"이라며, 그 예로 미국 기획사이면서도 주로 아시아 출신 가수를 내는'88RISING', 다국적 밴드 '슈퍼올가니즘(Superorganism)'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니쥬의 아이디어가 한국발인 만큼, J.Y.Park(박진영)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적 콜렉티브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이러한 흐름에 빗대 "일본은 좋든 싫든 록이라는 장르가 살아남았고, 음악 문화적으로는 폐쇄된 상태"라며 "일본 내에서 장르를 지칭하는 'J-POP'은 '가요쿄쿠'와 마찬가지로 무덤으로 몰고 가야한다"고 이 평론가는 주장했다.

칼럼은 "쇼와의 가요쿄큐, 헤이세이의 J-POP에 이어, 레이와 시대에 만든 음악은 무엇이라 불릴까"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적어도 현재의 J-POP적 가치관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 그런 장르의 이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vX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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