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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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장 ‘빌런’ 뮤비 속 메시지 살펴보기…악의 평범성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6.16 16:42 / 기사수정 2020.06.16 16:44



제목 그대로 ‘빌런’ 뮤직비디오 속 메시지 살펴보기.

스텔라장 첫 번째 정규 앨범 'STELLA Ⅰ'는 지난 4월 7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그의 첫 정규 'STELLA Ⅰ'는 스텔라장이 질풍노도의 20대 후반을 지나며 스쳐간 생각과 멜로디를 기록한 앨범이다. 스텔라장이 전곡 작사, 작곡한 총 12트랙이 담겼다. 그는 '빌런(Villain)'과 '리얼리티 블루(Reality Blue)'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그중 '빌런'은 원하거나 원하지 않았거나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인간의 양면성과 다양성을 '빌런'이라는 키워드를 빌려 위트 있게 풀어낸 곡이다. '빌런'의 뮤직비디오는 '월급은 통장을 스칠뿐'을 통해 호흡 맞췄던 코인러쉬(Koin Rush)가 연출을 맡았다.

주로 뮤직비디오 해석이나 코드 분석은 아이돌, 특히 걸그룹 뮤비 위주로 하는 편이지만 스텔라장의 ‘빌런’ 뮤비는 아이돌 뮤비가 아님에도 재밌어서 한번 가져와 봤다.

어느 정도 해석을 가미했을 때 더 재밌는 뮤직비디오의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가사가 가진 의미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경우, 나머지 하나는 노래 자체를 완전히 재해석한 경우다. 스텔라장의 ‘빌런’은 전자에 속한다.

노래의 메시지는 자체는 가사를 직독직해 하면 되기 때문에 장면별로, 이미지별로 끊어서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0. 인간의 희고 검은 부분을 체스판으로 표현. 체스는 판과 말이 모두 검은 색과 흰 색이다.



1. 흰 겉포장 안에 있는 검은 마음.



흰 색 옷을 입고 흰 색 요리책을 읽고 있는 스텔라장.



흰 색 조리복으로 갈아입고
요리책을 통해 습득한 요리를 만들어
흰 색 접시에 올려놨는데,

알고 보니 그 요리는 아주 악의에 가득 찬 검은 요리다.


2. “색안경을 끼고 보면 어떡해”



이 가사가 나오는 장면에서 실제로 색안경을 끼고 있다.





3. '흰' 장갑으로 든 '검은' 거울. 그 안에 ‘나’의 얼굴이 담겨 있다.




4-1
“So many shades of gray” 1절
흰색과 검은색이 조합된 글자. 흰색이 본체, 검은색이 그림자역할을 맡았다. 사람의 흰 면과 검은 면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상징한다.


더불어, 이 장면에서 체스말이 정확히 12개인데, 배치가 시계와 완전히 똑같다. 인간은 24시간 양면성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4-2
“So many shades of gray” 2절
회색빛이 매우 많다. 회색도 딱 한 가지 색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다양한 회색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 다양한 회색의 정확한 명칭을 뮤비에 삽입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5. 악마의 뿔.



위 장면처럼 아주 보기 쉽게 표현한 악마의 뿔도 있고
(악마가 색안경을 꼈다는 것은 주의 깊게 볼 부분이다)



옛날 전화기로도 표현한 악마의 뿔도 있으며



tv 안테나를 통해서도 악마의 뿔을 표현했다.



악마모드일 때 한 만두머리도 악마의 뿔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6. 손과 입


인간이 인간에게 멘탈공격을 가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 이번 뮤비에서는 손과 입을 합쳐서 이미지화 했다.



손가락 미사일(!)을 발사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7. “내가 제일 사랑하는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개 say”

나의 왕자님이 누군가에게는 나쁜 멍멍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


8.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 say”

자식 표적 뒤에 부모 표적이 등장한다.



9. 세상 깨끗한 척해도 그 뒤에 추악한 일면이 있을 수 있다.

스텔라장을 뒤에서 바라보는 비행형 눈깔.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뒤로 사라진다. 인간은 자신의 추악한 면을 잘 바라보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도.


10. 너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둘 중 하나에만 체크되어 있지 않고, 둘 다 체크되어 있다.




11. 흑백논리를 펼치며 타인을 짓밟는 너 나 우리.




12. 악마 같은 우리는 무수하게 많다.
대마왕처럼 아주 거대하진 않지만, 작은 게 여럿 존재한다.



13. “We all pretend to be the heroes on the good side But what if we're the villains on the other?”
= 우리 모두는 좋은 쪽에 있는 영웅인 척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편 악당이라면?

우리의 삿대질은 정의의 사도로서 실천한 올바른 심판인가, 아니면 빌런으로서 저지른 폭력인가.




14. “I'm killing someone maybe You're killing someone maybe”
= 내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는 건지도 몰라 넌 누군가를 죽이고 있을지도 몰라




15. 빌런의 이면에도 흰 면은 존재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하얀 부분이 존재한다고 해서 빌런이 아닌 건 아니다.



16. 이번 뮤비는 여러모로 고전영화 느낌이 많이 나는데, 영화 태동기에 나온 영화를 ‘흑백영화’라고 부른다. 실제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나서도 한동안은 다양한 컬러를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 노래의 스타일, 노래가 담은 메시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흑백영화 시절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쓴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빌런’ 뮤비에서 캐치한 부분은 이정도까지. 캐치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순 있지만 이정도면 큰 흐름은 대부분 설명이 된 듯하다.

스텔라장 ‘빌런’이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말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바로 악의 평범성.

이 뮤비에 요리라는 소재가 자주 나오다보니 글쓴이 입장에선 문득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빌런’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는 방송 중 하나로 꼽힐 만한 프로그램이었기에. 이 방송엔 정말 가지각색의 요식업 빌런들이 나와 시청자들에게 무수한 질타를 맞았다.

하지만 과연 그 빌런들이 아주 유난한 소수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유명인들을 악플로 괴롭히는 악플러와 팬들 기만하는 연예인.

소비자 기만하는 장사꾼과 같은 소비자가 봐도 답 안 나오는 블랙컨슈머.

꼰대상사와 버릇없는 부하직원.

등등 여러 유형의 빌런들이 모두 특별할 것 없는 너, 나, 우리다.

코로나19 시국이 되면서 보통 같았으면 그냥 평범한 일반인1로 살았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너무나 손쉽게 빌런화 되는 시대. 스텔라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어떤 면에서 봐도 이 시대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고, 필요한 메시지라고 할 만하다.

‘빌런’이 높게 평가받을 만한 점을 하나 꼽으라면 인간이 가진 양면성을 ‘관찰자’로서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빌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하는 비판이기에, 이 비판은 ‘양비론’이 될 수 없다. 양비론은 제 3자 입장에 ‘너희 다 똑같다’(=나는 물론 선량하고)라고 할 때 쓰거나, 은근히 공격받는 한 쪽을 옹호하려고 할 때 사용하는 것이니. 이 노래와 뮤비는 ‘자신의 악’과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높은 설득력을 획득했다.

이번 스텔라장 ‘빌런’ 뮤비 해석 역시 빌런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그리고 반성에 기반한 해석이라는 사족을 끝으로, 이번 글 마치겠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스텔라장 ‘빌런’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인터넷 커뮤니티-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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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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