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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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바넘' 박건형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연기"

기사입력 2018.09.07 08:30 / 기사수정 2018.09.07 11:0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의 타이틀롤인 박건형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 대부분에 등장한다. 시종 분주한 바넘 캐릭터를 맡아 쉬지 않고 관객과 만난다. 

“어느 공연이나 다 힘들긴 한데 이번 작품은 일단 퇴장이 없어요. 연습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관객도 좀 들어가 줬으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 (웃음) 회전 무대도 들어가고 바넘이란 역할이 동선이 너무 많아요. 바넘이란 인물 자체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잖아요. 인생이 쉬지 않은 사람이에요. 마술도 있고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 개인적인 팬서비스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모자를 그냥 쓰면 되는데 한 바퀴를 돌려쓴다거나 그냥 주면 되는데 한 바퀴를 돌린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그게 더 바넘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고 있죠.” 

'바넘 : 위대한 쇼맨'은 서커스를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낸 PT. 바넘의 생애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토니상 3개 부분 수상 및 오리지널 런던 프로덕션 올리비에상 남자주연상을 받았다. 박건형은 흥행의 천재이자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쇼맨’을 자신의 생업으로 삼은 남자인 바넘을 연기하며 극의 주축으로 활약한다. 그러면서도 “공연은 팀플레이”라고 강조했다. 

“‘헤드윅’처럼 혼자 하는 모노드라마가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거여서 팀워크가 중요해요. 앙상블 배우들도 있고 서커스팀도 따로 있고 피트 밑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있어요. 많은 스태프가 있으니 팀워크에 신경을 많이 쓰죠. 음향 감독님을 많이 괴롭히기도 했어요. 처음에 공연할 때 멘트를 직접 녹음하거든요. ‘극장에 찾아와 준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셨나요’ 하는 멘트를 3번 녹음했죠.”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은 1800년대 실존 인물이다. 장애인, 사회적 약자를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흑인 여성의 공개 부검을 추진했다고 알려졌다. 동시에 링컨을 도와 노예해방을 지지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는 기록도 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비윤리적인 인물을 소재로 한 것에 영화는 물론 뮤지컬도 논란이 일었다. 

“작품하기 전에는 바넘이 누군지 몰랐어요. 너무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바넘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왜 이렇게 멋진 사람을 이렇게밖에 표현 못 했지?’라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유)준상이 형이 말했지만 미화하려고 하지 않고 대본에 있는 그대로 하려 했어요. 정의롭게 그리는 히어로 물이 아니잖아요. 연습하면서 너무 치우친다 싶으면 우리끼리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이 사람이 돈을 벌려고, 또 남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생각에 그런 일만 찾아 한 건데 누군가 피해 보는 사람은 있었겠죠. 

최초의 사기꾼이라는 단어를 두고 오랜 시간 싸웠던 것 같아요. 트릭이라고 하잖아요. 이 트릭을 한국말로 번역하면 뭐가 있을까. 사기꾼인데 그러면 의미가 조금 더 세거나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잖아요. 단어 하나 번역하는데도 어려운 부분이 있죠. 영화나 드라마는 찍으면 끝이지만 공연은 남아 있잖아요. 관객의 극찬과 비난 사이에서 잘 견뎌내야 해요. 그게 공연이 가진 무서운 점이자 매력이에요.”

무난한 넘버와 유쾌한 분위기 덕분에 남녀노소 보기에 부담 없다. 다만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과 관련 없는 작품이지만 같은 인물을 다뤄 종종 비교된다. 박건형은 뮤지컬만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무엇이 더 좋은 작품이라고 얘기하긴 너무 애매한 것 같아요. 영화를 재밌게 본 관객이 많겠죠. 음악도 좋았고요. 영화를 보고 기대하고 오는 분들은 ‘어? 내가 알던 애들이 안 나오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보다 못한 작품이라고 얘기할 수 없어요. 호불호가 갈리면 무슨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더 많은 선택을 따라가야 하나. 한사람이라도 싫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하나 하는 결정을 매번 해야 해요. 공연 자체는 관객과 만나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보완하는 부분이 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매일 제일 잘하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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