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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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리차드 3세' 황정민, '뒤틀린' 악인에 생동감을 불어넣다

기사입력 2018.02.21 15:36 / 기사수정 2018.02.21 15: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다 가진 것처럼 보여도 결핍은 따라온다.”

곱추라는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결핍은 리차드3세를 희대의 악인으로 만든다. 그는 형제는 물론 조카와 신하 등을 모두 제거하고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그가 행한 악행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리차드3세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연극 ‘리차드3세’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다. 리차드3세를 비롯해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보통의 작품과 달리 악인이 줄거리를 이끄는 주인공이여서 매력적인 작품이다. 리차드 3세는 스스로를 지나가던 개도 으르렁거리게 만드는 뒤틀린 사람이라고 말한다. 신체적인 결함은 그의 마음을 뒤틀리게 했고 결핍을 채워줄 권력을 얻기 위해 극악무도한 악행을 벌인다.

남들보다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지만 권모술수는 뛰어나다. 남들의 견제를 피하려고 몸을 더 움츠리고 거짓말과 언변으로 사람을 교란하는 재주가 있다. '양심이란 한낱 약한 자들이 강한 자를 겁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말미에는 그 역시 나약한 양심에 결국 흔들린다. 

고전인데다 캐릭터도 단순하나, 큰 줄기는 현대에도 맞닿아있어 재미와 공감을 준다. 어느 시대나 권력욕에 점철된 자들의 피 튀기는 투쟁은 있기 마련이다. 리처드 3세 역시 권력욕을 가진 이였다. 비록 잘못된 방향으로 권력을 휘둘렀지만 신체적인 결핍과 열등감이 그를 악인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말의 연민을 갖게 한다. 다만 악인에서 ‘나약한 양심’을 가진 이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보단 악인의 모습이 더 강조된 면이 있다.


배우 황정민의 연극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2008년 ‘웃음의 대학’ 이후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원캐스트의 열정을 보인 황정민은 극을 아우르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100분 동안 볼품없이 못생긴 얼굴과 움츠러든 왼팔, 뒤틀린 손가락, 곱사 등을 묘사하며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탐욕에 점철된 면모를 부각하면서도 무거운 극 곳곳에 숨겨진 유머감각도 소화해 분위기를 환기한다. 자칫 극악무도한 악역으로만 보일 수 있지만 황정민의 연기는 리차드3세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황정민의 원맨쇼로 비치기도 하나, 김여진, 정웅인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 열전도 볼거리다. 여기에 적절한 조명과 영상으로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무대를 채우며 몰입을 돕는다.

3월 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100분. 중학생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샘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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