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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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박혜나 "'혐오스런 마츠코', 그녀 자체로 받아들였죠"

기사입력 2017.12.11 09:45 / 기사수정 2017.12.11 09: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멀리서 보면 비극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마츠코는 행복했다. 사랑에 올인한 그 순간만큼 진정으로 행복했을 터다.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주인공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는 “매일 살아 있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무대에서 마츠코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함이다. 

“매일 매일 살아 있으려고 노력해요. 젖어 든다거나 녹아든다는 말보다는 늘 무대에서 다시 살아야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정해진 게 없으니 힘들더라고요. 어떻게 해야겠다가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대본과 상황에 부딪혀요. 매번 그 순간의 호흡으로 하려고 노력하죠.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인 층들이 쌓일 거예요. 그런 말에서 녹아든 게 맞지만 오히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야만 마츠코를 더 잘 보여줄 것 같아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작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사랑받기를 꿈꾼 마츠코라는 여인의 기구한 인생을 그려냈다. 동명의 영화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를 너무 잘 봐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여자의 과정, 삶의 과정을 담았는데 배우로서 극과 극의 스펙트럼이 폭넓은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창작 뮤지컬로 기회가 왔어요. 어느 정도 무대를 해왔는데 지금 해온 것들을 여기서 쓰고 있어요. 음악 장르, 기법, 연기적인 요소 등에 있어 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런 기회가 마츠코가 돼 너무 좋았고 창작공연이라서 너무 좋아요.”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던 조카 카와지리 쇼의 궁금증에서 출발한 마츠코의 일생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제자 류 요이치의 도둑질을 뒤집어쓴 것이 첫 번째 불행의 시작이었다. 선생님을 그만둔 그는 이후 마사지 걸, 미용사, 살인자, 죄수 등이 되며 굴곡 많은 삶을 겪는다.

“마츠코라는 인물을 저 박혜나가 이해하려고 하진 않았어요. 물론 제 것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저를 무대에 서게 하는 건 그녀의 대사이고 그녀의 상황이잖아요. 나로 해석하지 않고 그녀로 받아들였어요. 우여곡절이 많다는 얘기는 저런 선택이 이해가 안 간다는 생각에서 올 수도 있어요. 세상에는 이해 못 할 게 많잖아요. 애초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한 거죠.” 

마츠코의 삶은 점점 비참하게 흘러가지만 그런 그의 잘못은 없다. 그저 사랑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이고 의도하지 않게 비극적으로 끝났을 뿐이다. 절망의 늪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나아가려 했던 마츠코를 그 누가 혐오스럽다고 할까. 박혜나 역시 “빛나고 당당한 마츠코를 비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삶은 결과론 적이에요. 그런데 그 결과 또한 저희 극에서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로 보여줘요. 약이라든가, 가부장적인 사회, 결핍 등 가정과 사회가 지켜주지 못한 약자들의 모습이요.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걸까요. 연출님이 시대상에 대해 각색했는데 짠했어요. 쇼의 대사 중에 그들은 징역 1년밖에 받지 않았다고 비판해요. 현실에서 딸을 성추행한 교사를 살해한 어머니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걸 봤을 때도 법이 누구를 위한 법이지 생각하게 하잖아요. 무대는 세상에 비친 거울이라고 하는데 마츠코를 통해 현재 사회의 모습이 있어요. 그 순간에 포인트를 뒀어요.” 

박혜나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딸부터 남자에게 배신당한 여인, 절망에 빠져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마지막으로 사랑한 남자에게마저 외면당한 마츠코의 삶을 폭넓은 감정 연기로 표현한다. 

“결과적인 부분보다 순간을 열심히 산 그녀의 모습을 기억해주길 바라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건 사랑’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삶에 밀려드는 파도와 고난으로 힘이 없고 가진 게 없어도 살아있는 한 끝까지 사는 모습으로 봐줬으면 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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