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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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박시은 "'쾌걸춘향' 때 악역 연기, 안티카페 생기기도"

기사입력 2017.10.20 08:30 / 기사수정 2017.10.20 06:3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장장 129회 동안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착실한 종갓집 며느리이자 훈장부터 딸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슬픔, 악인에 대한 복수심, 그리고 러브라인까지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박시은은 오늘(20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훈장 오순남’에서 첫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했다. 

“초반에는 사람들이 너무 죽어서 힘들었어요. 한 명 보내고 오열하면 또 누가 죽고 또 오열하고요. 나름대로 너무 힘들었는데 아침드라마라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죽은 것 같기도 해요. 슬픈 현실이지만 제작비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 인물이 없어질 때마다 모티브를 갖고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장광 선생님과 애틋한 느낌을 찾으려고 했고 덕분에 가슴 아픈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채미는 정말 딸 준영(이채미 분) 같았어요. 차분하고 집중력도 높은데 너무 울컥하고 가슴 아픈 뭔가가 있었고요. 아역 배우를 이 정도로 품고 간 적이 있나 할 정도로 감정 이입했고 준영이 이름만 떠올려도 눈물이 났죠. 어머니마저 잃었을 때도 대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눈물이 많이 났어요. 가족도 집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복수밖에 할 수 없는 순남의 신정이 이해 갔어요. 두물이 사라졌을 때도 ‘강선생님 어디 계신 거예요’ 라고 속으로 말했는데 너무 슬펐어요. 울컥한 감정을 너무 잘 품고 가서 연기하는데 감정신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오순남은 복수를 결심한 뒤에도 세희(한수연)와 유민(장승조) 때문에 누명을 쓰고 시련을 겪었다. 후반에 들어 커리어를 인정받고 통쾌한 복수를 이어갔고 어릴 때 헤어진 엄마(김혜선)도 찾았다. 사이다 캐릭터로 거듭났는데, 그 안에서도 순남의 내면을 섬세하게 헤아렸다. 

“못되게 나와 미워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엄마가 속이 시원하다고 해줬어요. 옛날에는 착하기만 하면 고구마라고 욕만 먹는 시대였잖아요. 이번에는 속이 시원했어요. 강단있고 오히려 세게 나갈 때도 있었고요. 모든 걸 밝혀내니 좋더라고요. 눌러주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했죠. (웃음) 연기하는 저뿐만 아니라 보는 분들도 속이 시원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악역과) 똑같이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냐 했는데 모든 사람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대신 '닥쳐라' 라는 대사를 '당장 나가' 이렇게 바꾼다거나 나쁜 짓을 하고 자신만만하게 웃는다는 지문에서 웃는 걸 뺐어요. 진실을 밝혀내려고 그런 거지 못되게 응징하려고 한 건 아니니까요. 내 마음에도 괴로움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걷어냈죠.” 

박시은은 데뷔 20년 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훈장 오순남’에서는 선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줬다. 그는 “앞으로도 내게 맞는 옷을 입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쾌걸춘향’ 때 악역하고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했어요. 그때 안티카페가 처음 생겼어요. 현장팀이 얼굴에 핫팩을 붙인 사진을 촬영해줘서 사이트에 올렸는데 그것만으로도 욕먹더라고요. (웃음) ‘보보경심’ 때는 정말 행복하게 했어요. 선하고 현모양처에 모든 걸 다 갖춘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캐릭터였어요. 세고 악랄한 팜므파탈을 연기한 박지영 선배님을 보면서 저 옷이 내게 맞을까 상상했는데 아직은 입혀지지 않더라고요. 나에게 맞는 걸 하기에도 할 게 많지 않나 해요. 변신도 좋지만 안 입는 옷을 입어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내가 가진 걸 더 먼저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악역 근처까지 가봤지만 아직은 맞는 역할을 더 해보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선과 악을 갖고 있는 만큼 역할을 나누기보다는 선과 악을 떠난 캐릭터나 4차원,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시은은 1998년 KBS 드라마 '김창완의 이야기 셋'으로 데뷔한 뒤 20여 년 동안 배우라는 한길을 걸었다. 올해 38살인 그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40대가 기대돼요. 어릴 때부터 나이 들고 싶어 했거든요. 스무 살 때는 좀 더 깊이가 생길 것 같아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고요. 물론 엄청나게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웃음) 20대보다는 성숙해졌어요. 40대, 50대가 되면 지금보다는 저한테 없었던 뭔가가 더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재밌어요. 작품마다 뭔가를 배우고 얻을 수 있으면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훈장 오순남’을 통해서도 배웠고, 하나씩 배우다 보면 더 많은 걸 깨우칠 거예요. 그래서 40대가 더 기대돼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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