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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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블랙나인 "타이거JK가 준 기회, 랩으로 아픔 치유했죠"

기사입력 2017.10.18 08:49 / 기사수정 2017.10.18 08:51

박영웅 기자

평범한 체대생에서 ‘쇼미6’ 다크호스로 주목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나약함을 감추려 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어요. 고통 끝에 잡은 마이크와 펜, 힙합으로 새 생명을 얻은 듯 했죠. 제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 감사합니다."

정상을 향한 래퍼들의 치열한 경쟁은 열정의 드라마로 막을 내렸다.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프로그램을 시작한 블랙나인은 매 미션을 노력으로 임한 결과, 상승세를 탔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쳤다. 하지만 결과보다 중요한 건 성과였다. 보통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체대생인 그가  “이제 사람들에 내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생겼다”면서 웃었다. 

블랙나인은 수많은 지원자들 중 단연 눈에 띄는 한 명이었다. 묵직한 보이스의 랩은 마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듯 했고 탄탄한 발성에서 오는 자신감 넘치는 무대 매너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우승후보로 점쳐진 리듬파워 보이비와의 3차 예선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낸 뒤 시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단 몇 초의 래핑으로 얻은 대중의 관심이었다. 비록 본선 무대는 놓쳤어도 크게 의미없었다. 불투명한 뮤지션의 미래를 두고 위기를 기회로 되돌린 것만으로 행복했던 그다. 

“‘쇼미더머니’는 지난 시즌 두 차례 탈락한 경험이 있어요. 보다 많은 이들이 제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다시 용기를 냈죠. 죽음 같은 고통 앞에서 간절했던 꿈이 다 무장해제 된 듯 했습니다."

현재 한국체대 노인복지체육학과를 재학 중인 블랙나인은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음악의 길을 택했다. 힙합 뮤지션들에겐 흔한 크루나 동료들 조차 없었고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혼자 랩을 하면서 흥미를 느낄 뿐이었다. 그러다 6년 전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와 발작증세가 모든 걸 바꿔놨다. 이유도 모른 채 아파야 했던 그때부터 일기를 쓰며 혼자 싸워나갔고 ‘마지막’이란 다짐은 용기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가 주로 경쟁과 적자생존을 주제로 랩을 써내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유 없이 아프기 시작했던 그때를 정확히 기억해요. 2011년 4월 17일 새벽 3시30분. 왜 아픈지도 모른 상태로 몸이 굳었고 감정을 컨트롤 할 수도 없었죠. 그러다 드렁큰타이거와 이그니토의 음악을 듣고 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 이들은 아픈 상황에서도 이렇게 얘기하며 자신과 싸우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1차 예선에서 자신에 합격 목걸이를 건넨 타이거JK와 하드코어 래퍼 이그니토는 그에게 특별한 존재다. 힙합이란 음악의 길을 열어준 타이거JK가 첫 번째 기회를 줬다면 이그니토는 현재 그의 음악적 토대를 잡아준 스승이다. 

‘쇼미더머니6’에 음울한 정서와 철학적인 가사로 주목받은 이그니토의 1집 ‘데몰리쉬’를 듣고 음악적 방향을 결정한 블랙나인은 스물 셋 당시 홀로 작업한 습작들을 모아 보냈고 이후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이그니토 특유의 다크한 음악적 분위기와 '세상과 당당히 맞서자'는 정신은 그간 블랙나인이 추구해온 음악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제가 랩할 때 강한 어조로 내뱉는 것도 어쩌면 아픔을 잊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어요. 남모를 고통을 겪었던 제 모습을 숨기려고 더 강하고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것 처럼. 아픔을 겪었던 제 상황, 그때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쇼미더머니6’에서 블랙나인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타이거JK는 소속사 대표이자 정신적 지주다. 타이거JK가 이끄는 필굿뮤직에 합류한 그는 “'그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하라’고 해주셨다. 힙합이 뭔지도 모를 시절부터 드렁큰타이거 앨범을 들었는데,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정말 꿈만 같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행복하다”고 했다. 



enter@xportsnews.com /사진=필굿뮤직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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