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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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순위권 캐스팅보트? 고춧가루 부대의 슬픈 미소

기사입력 2017.09.21 05:30 / 기사수정 2017.09.21 00:2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붉은 태풍'이 몰아닥쳤다. 이 시기만 되면 중상위권 팀들의 눈을 맵게 하는 고춧가루 부대의 등장이다.

특히 kt wiz의 고춧가루가 매섭다. 시즌 후반 모두를 벌벌 떨게 하는 '슈퍼 막내'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 kt는 48승 88패로 리그 최하위에 위치했다. 연패에 시달릴 당시에는 '100패 위기설'도 돌았으나, 9월 10승 6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중위권 팀들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0년 간 고춧가루를 뿌려 온 한화 이글스는 59승 1무 75패로 8위에 머무르고 있다. 9월 8승 8패로 5할 승률이고, 넥센과 LG 상대로 승리하며 중위권을 혼돈에 빠뜨렸다.

그러나 고춧가루를 뿌리는 위치에 있는 팀들은 이미 가을야구와는 멀어진, 하위권 팀들이다. 막판 선전은 팀과 팬들에게 희망과 '유종의 미'를 주지만 이 자체로 이미 프로팀의 궁극적인 목표인 높은 순위와는 멀어졌다는 방증이다.

kt는 1군에 진입한 후 3년 연속 10위가 유력하다. 신생팀이라는 타이틀이 앞선 2년을 방어해 주었다면, 이번 시즌은 감독 교체와 더불어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와야 했던 한 해였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의 각성과 토종 선발 고영표의 성장, 정현, 심우준 등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의 매서웠던 기세는 날이 더워지며 꺾였고, 연패에 대한 부담감은 선수단을 짓눌렀다. 그 부담에서 벗어나자 성적이 좋아졌으나, 유의미한 순위 상승은 이미 어려워졌다. 

한화는 kt보다 더욱 씁쓸하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이 부문 최장 기록을 갖고 있던 LG 트윈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성근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 외국인 투수 듀오의 잦은 부상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러나 낮은 순위에 대한 변명은 될 수 없다. 결국 올해도 가을 진출 다툼 대신 고춧가루 부대로 활약하고 있다.

kt와 한화는 다음 시즌 불명예 위기에 처해있다. kt는 2018 시즌에도 10위에 머무른다면 롯데 자이언츠(01~04)에 이어 4연속 최하위의 멍에를 쓰게 된다. 한화는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쓰디쓴 역사를 막아야 한다. 이제 고춧가루를 뿌리는 위치에서 벗어나 맞고 싶을 두 팀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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