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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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사남' 종영①] 어이 없는 결말에도 빛난 '연기 지존' 최민수

기사입력 2017.08.25 07:00 / 기사수정 2017.08.25 03:05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한국 드라마 역사에 손꼽힐 만한 전개가 '죽어야 사는 남자'에 등장했다. 평범하지만 화목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비행기가 추락하고 알 수 없는 곳에 고립되며 막을 내렸다. 어이없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최민수의 연기만은 퇴색되지 않았다.

24일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가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 분)의 병이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뇌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지영A(강예원)는 백작과 함께 미국으로 가 유명한 작가가 됐다. 이지영B(이소연)는 독립해 차린 프로덕션 대표로 승승장구했다. 강호림(신성록)은 은행에서도 인정받고 가정에도 충실한 철든 남편으로 개과천선했다.

한국에 온 백작 가족은 만난 뒤 처음으로 맞이하는 이지영A의 생일을 성대하게 준비했다. 여기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뜬금없이 백작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아이가 등장했다. 백작은 "결혼을 안 했다고 했지 여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영A에게 배다른 동생이 생긴 것. 그러나 이 남자아이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었고 이후 등장하지 않았다.

뒤이어 가족을 찾아 기분이 좋아진 백작은 자신의 왕국 보두안티아로 모두를 초대하기로 했다. 백작, 이지영A, 강호림, 은비(고비주), 압달라뿐만 아니라 이지영B, 왕미란(배해선), 나옥자(조경숙)까지 함께였다. 그런데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더니 이내 추락했고, 이들은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스산한 분위기가 조성됐고 백작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데서 드라마가 끝났다. 6주 동안 드라마에 몰입하며 봤던 시청자라면 황당함을 감출 수 없는 결말이다.

비록 드라마는 뜻 모를 결말로 시청자를 실망하게 했지만, 최민수의 연기는 절대로 실망을 주지 않았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백작 역할을 최민수로 정해놓고 쓴 것처럼 최민수가 아니라면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유쾌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절도 있고 카리스마 있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백작의 표정, 그럼에도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미묘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 등 백작이 가진 여러 서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과장된 몸짓과 표정은 자칫 캐릭터의 사실성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민수는 그마저도 백작의 매력으로 살려냈다. 평생 돈밖에 몰랐고 가족애를 느껴본 적 없어 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철없는 남자에서, 딸을 위해 신발을 벗어주고 맨발로 걸어갈 수 있는 아빠로 변화하는 과정을 뻔하지 않게 담아낼 수 있었던 건 최민수의 연륜과 역량 덕이었다.

최민수는 드라마 제작사를 통해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또 "내 연기 인생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은 작품"이라고도 했다. 그만큼 소화해내기 어려운 캐릭터와 이야기였지만, 최민수가 들인 노력과 정성이 있었기에 6주 동안 통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결말은 아쉽지만, 과정만큼은 최고였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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