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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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가족팔이 or 공감대 형성…가족 관찰 예능의 두 얼굴

기사입력 2017.07.15 09:21 / 기사수정 2017.07.15 10:3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예인 가족을 관찰하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들의 가족이 출연해 실생활을 공개한다. 스타들은 이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본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미운 우리 새끼’부터 첫 방송을 앞둔 ‘둥지탈출’까지, 가족 관찰 예능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다.

시초는 SBS ‘미운 우리 새끼’다. 김건모, 토니안, 이상민, 박수홍 등 혼기를 넘긴 싱글 남자 스타의 각양각색 라이프를 소개한다. 시작은 ‘나 혼자 산다’와 비슷했지만 어머니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영상을 보고 MC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어머니는 다 큰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지저분한 아들의 방을 보고 기겁하고, 아들이 직접 만든 소주 트리에 놀라워한다. 클럽 삼매경에 빠진 아들을 향해 혀를 찬다. 어머니의 반응을 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6.7%의 시청률로 시작해 금세 10%대를 돌파했다. 금요일에서 일요일로 편성을 변경한 뒤에는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예인 아버지가 딸의 생활을 지켜보는 예능도 생겼다. E채널 ‘내 딸의 남자들-아빠가 보고 있다’다. 김태원, 최양락, 안지환, 정성모 등이 출연, 딸의 연애와 소개팅 등 일상을 지켜보며 토크를 진행한다. 딸 가진 아버지의 마음은 연예인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기에 공감을 끌어낸다.

연예인 남편이 아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이슈가 됐다. SBS 파일럿 ‘싱글 와이프’ 이야기다. 김창렬, 이천희, 남희석, 서현철은 아내 장채희, 전혜진, 이경민, 정재은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결혼 후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던 아내들의 여행을 보면서 몰랐던 아내의 속마음을 깨닫는다. 김창렬은 장채희가 산후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하자 눈물을 흘린다. 이천희는 외국인과 말을 섞는 전혜진에게 질투를 느낀다. 파일럿이지만 연예인 부부의 이야기로 매회 화제를 모으며 정규편성됐다. 

유명인의 아들과 딸도 한데 모였다. MBC ‘아빠 어디가’로 육아 예능의 인기를 연 김유곤 PD가 tvN 이적 후 ‘둥지탈출’이라는 새 가족 예능을 런칭했다. 강주은, 박상원, 이종원, 박미선, 김혜선, 기동민과 이들의 자녀인 최유성, 박지윤, 이성준, 이유리, 최원석, 기대명이 네팔로 떠나 서로를 의지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다. 걱정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선으로 자녀들을 바라보며 입담을 뽐낼 듯하다. 

연예인 가족 예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네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보는 재미를 준다. 대중의 궁금증과 호기심은 스타를 넘어 스타들의 가족에게까지 향하기 마련이다. 이에 예능을 기획하는 제작진 역시 이를 좋은 소재로 삼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가족 관찰 예능은 현대인의 일반적인 욕구인 엿보기 심리, 즉 관음증을 적절히 충족시키며 시청률과 이슈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관찰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가족은 대게 일반인으로, 틀에 박혀있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가족 관찰 예능이 늘어나는 현상을 좋게만 볼 순 없다. 가족 간의 정서적 교감이라는 초심을 잃고 인기에 탑승해 우후죽순 번지고 있다. 진정성을 추구하기보다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 유명인의 가족을 ‘대놓고 밀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일례로 몇몇 누리꾼들은 '싱글 와이프'에 박명수의 아내이자 의사 한수민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병원 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도 보냈다. '둥지탈출' 역시 아직 뚜껑을 열진 않았지만 연예인 2세 출연이라는 점에서 벌써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출연자에게도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신비감을 유지해야 하는 연예인에게 사생활 노출은 독이 든 성배다. 가족들 역시 일반인이기 때문에 TV 출연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결국 진정성과 진솔함이 관건이다. 두 가지가 결여된다면 유행처럼 생기는 가족 관찰 예능의 인기도 머지않아 시들 터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스틸컷,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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