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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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리얼', 완벽한 필모그라피의 오점

기사입력 2017.07.05 14:00 / 기사수정 2017.07.05 13:48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최근 몇 년간 김수현은 '김수현=성공'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28일 개봉한 '리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평론가와 관객 모두 물음표를 던지는 가운데 관객수도 썩 좋지 않다.

'리얼'은 개봉 당일 문화의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열'에 뒤진 14만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영화가 좋다면 역주행에 문제가 없지만 '리얼'은 그렇지 않았다. 이튿날 5만명으로 줄어든 관객은 금요일인 30일에는 2위 자리도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에게 내줬다. 주말까지 관객수는 3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4일까지 관객수는 40만명 가량에 그친다. 신작들이 개봉하는 5일부터는 관객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김수현의 필모그라피는 제법 뛰어났다. 2010년 SBS '자이언트'에서 박상민 아역으로 나선 이래 이듬해 KBS '드림하이' 송삼동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송삼동으로 그는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2년 '해를 품은 달'로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은 '해를 품은 달'덕분에 그는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상과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해를 품은 달' 뒤에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서는 비록 분량은 적지만 예니콜(전지현)을 향한 순정을 품은 잠파노로 신스틸러 역할을 완벽히 해냈던 터. 

2013년은 그야말로 그의 전성시대였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온전히 주연으로 거듭났다. 대종상 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남우상도 받았다. 영화도 대성공했다. 무려 695만명이 그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했다.  영화의 만듦새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김수현이라는 '스타파워'가 돋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수현은 2014년 SBS '별에서 온 그대'로 완전 무결한 톱스타의 지위를 거머쥔 모습이었다. 전지현과 재회한 그는 외계인 도민준을 맡아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열풍은 비단 국내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까지 퍼져나갔다. 김수현은 단숨에 중화권이 사랑한 한류스타가 됐다. '별에서 온 그대'로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 네티즌 인기상, 10대 스타상들을 싹 쓸어갔다. 

2015년 KBS '프로듀사'로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KBS 예능국이 선보인 첫 드라마에서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와 호흡을 맞춘 그는 귀여운 신입PD 백승찬으로 매력을 발산했고 그에게 생애 첫 연기대상을 안겨줬다. 

그런 그가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작품인 만큼 관객들이 거는 기대도 상당했지만 '리얼'은 그 기대에는 미처 부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1인 2역, 그 이상을 연기해내야 했던 김수현 스스로도 부담이 상당했을 터. 캐릭터 해석이 쉽지 않았던 가운데 영화는 진한 아쉬움으로 그에게 남게 됐다. 그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수현이 차기작을 확정짓지 않으면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리얼'이 된다. 

'리얼'에서 그는 수트 장태영과 뿔테 장태영 두 인물을 연기한다. 의식이 옮겨간다는 다소 난해한 소재는 관객들의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고 영화과 관객들의 간극은 점점 더 커져갔다. 조명과 김수현의 연기톤을 통해 두 사람을 구분해내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지만 분명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배우들은 반복관람을 권하지만, 대개의 재관람은 애정에서 비롯된다. 이해하지 못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또 볼 정도로 애정을 갖는 관객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리얼'에서 김수현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해를 품은 달', '은밀하게 위대하게',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까지 논스톱으로 성공해온 그의 화려한 필모그라피에 '리얼'이 민망하게 자리잡게 됐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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