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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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비정규직' 이정민 "보이스피싱에 청춘 애환 담았죠"

기사입력 2017.03.25 10:30 / 기사수정 2017.03.24 16:1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담고 있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등의 고용 불안 문제, 보이스피싱 범죄, 어디든 만연해있는 부정부패까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모아 코미디로 풀어내는 것.

그중에서도 '청년 실업'을 대표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국가안보국 댓글알바생 장영실(강예원 분)과 경찰청 지능수사대 형사 나정안(한채아)가 수사를 위해 잠입한 보이스 피싱 회사의 직원 송이(이정민)다.

새로 들어온 장영실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고, 일에 대한 열정도 제법 있어보이는 송이는 어떻게 보면 일반 회사의 신입사원 같다. 보이스 피싱 회사의 멀끔한 공간적 배경은 이러한 느낌을 가중시킨다. 

송이를 연기한 배우 이정민은 자신의 캐릭터를 "20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송이가 그냥 밝고 철없는 20대 초반의 여자로 보일 수 있지만, 나름의 꿈이 있고 그걸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지금의 20대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극 중 송이가 '나도 집 사고, 결혼해서 애기낳고, 평범하게 살고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 평범한 꿈도 이루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이런 평범한 꿈을 안고 비정상적인 보이스피싱 회사에서 일하는 짠한 캐릭터에요."

'조연'이라는 역할의 특성상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는 보여지지 않는 부분까지 모두 계산하고 연기를 했다. 그래서인지 캐릭터는 더욱 현실적이고 생동감있어 보인다.

"송이는 '집 한 채 없는 가정'에서 자라, '집'이 곧 인생의 목표가 된 친구에요. 송이에게 집은 목표이자 일종의 트라우마죠. 하지만 공부도 잘 하지 못했고, 다른 재능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은 취업을 꿈꾸게 됐죠. 그렇게 들어온 보이스피싱 회사에서 성과도 내고, 칭찬도 받게 되니 더 열심히 하게 된 케이스에요."

새로 들어와 적응을 못하는 신입 장영실을 알뜰살뜰 챙기고, 도울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와주는 송이의 모습은, 굳이 선악을 따지자면 선한 사람에 가까워 보인다. 이렇게 착한 송이가 자신이 하는 일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인지 알고는 있는건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처음에는 죄책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고수익 알바'에 혹해서 들어갔지만 어쨌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잖아요. 하지만 직접적으로 바라보고 피해를 주는 게 아닌, 전화로 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일이다보니 점점 죄책감에 무뎌진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적을 낼 수록 쏟아지는 성과급이 이런 모든 생각을 없애주지 않았을까요? 정말 모순적이죠. 건물도 삐까번쩍하고, 사장님(남궁민)도 잘생기고, 복지도 좋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신의 직장이 보이스피싱 회사라니요."

이정민은 실제 자신 주변의 20대 친구들이 회사에서 힘들어하는 걸 보며 더욱 모순을 느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보니, 연기를 준비하기는 어려웠을 터. 어떻게 이 직업을 준비했냐고 묻자 그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놨다.

"실제로 보이스 피싱을 당할 뻔 한 적이 있었어요. 요즘 보이스피싱은 옛날처럼 어눌하지 않더라구요. 처음부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구요. 처음에 경찰이라고 전화를 하더니, 의심이 될만한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같은 번호로 다시 전화가 오고, 의심을 풀게하고는 그때부턴 질문을 해요. 그런데 그 다음 전화에서 제가 이상하다고 느껴서 봤더니 보이스피싱이었어요."

또 연기자가 되기 전 생계를 위해 이것저것 했던 아르바이트 중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배운 말투가 친절한 보이스피싱 말투의 모티브가 됐다고.

"맡은 역할을 위해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할 때 습득한 말투를 적용시켜도 보고, 다른 텔레마케터 분들이 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찾아보기도 했어요. 비록 강예원 선배님과 한채아 선배님이 이야기를 진행해 갈 때, 뒷모습만 잡히지만 그 뒷모습도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봐주시면 좋겠어요. 하하."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에코글로벌그룹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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