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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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뮤지컬 1세대' 남경주 "불모지서 이룬 기적, 감개무량"

기사입력 2017.01.09 13:06 / 기사수정 2017.01.09 13:0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오! 캐롤’을 보러 오세요. 행복해지고 싶으시다면. 젊은 친구들은 부모님이 예전에 어떤 정서를 갖고 살았는지 볼 수 있고, 현재 중장년들은 옛날 따뜻했던 때를 느낄 수 있어요.” 

남경주가 말하는 ‘오! 캐롤’은 행복해질 수 있는 뮤지컬이다. 150분 동안 극에 몰입에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굉장히 뿌듯하단다. 

“논레플리카(대본과 음악만 구입해 현지 프로덕션 상황에 맞춰 제작하는 방식) 방식이어서 대본과 음악, 인물의 기본적인 성격 외에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바꿨어요. 오리지널에는 없는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도 삽입됐죠. 한국 크리에이티브 팀의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에요.

미국 원작을 보지 못해서 비교할 순 없지만 이정도면 관객이 즐거워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나 해요. 작품에 동화된 관객을 보고 있노라면 그만큼 꽤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오리지널이 어떻듯 반 이상은 성공한 게 아닐까 합니다.” 

'오! 캐롤(Oh! Carol)'부터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스투피드 큐피트(Stupid Cupid)',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등 닐 세다카의 반가운 음악이 귓가를 맴돈다. 그는 추천하고 싶은 넘버로 2막에서 절친 로이스와 마지가 부르는 ‘마이 프렌드(My Friend)롤 꼽았다. 

“요즘 재발견한 곡이에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보편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인 것 같아요. 마지가 힘들어할 때 로이스가 옆에서 위로해주며 노래를 부르는 곡인데 그 노래가 좋더라고요. 닐세다카의 버전을 들어보니 역시 좋더라고요. 이 작품이 성공해서 닐세다카를 모셔서 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네요.” 

‘오! 캐롤’을 보는 재미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시국풍자였다. 허비는 "아무 데나 똥 싸고 말썽 피우는 우리 집 강아지 순실이를 우주선에 태워 날려버리고 싶어요"라고 농담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얽힌 현 시국을 빗댄 대사다. 

“공연과 시대가 연관이 없으면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 같아서 불편하더라고요. 제가 스스로 만들어 넣어봤어요. 원래는 실제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고 대본에도 없었어요. 연출이 시킨 것도 아니고요. ‘외모만 가꾸면 순실이 커져 망한다’는 말을 했더니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첫 신에 대놓고 하게 됐는데 못하겠더라고요. 작품 안에서 빗나가지 않을 정도로만 풍자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했죠. 그래서 요즘은 그런 얘기는 빼고 ‘요즘 권력에 기대 개인 재산을 축적하려는 개념 없는 인간들이 많은데 우주로 날려버렸으면 좋겠다’ 정도로 순화해서 하고 있어요.” 

베테랑 배우인 남경주는 작품마다 온전히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열정적으로 임한다. 데뷔 36년 차이지만, 감회가 하루하루 새롭단다. 

“인터뷰를 계기로 돌아보면, 완전한 불모지에서 여기까지 온 게 기적인 것 같아요. 그만두지 않은 것 자체가 기적이죠. 뮤지컬이 각광을 받고 좋은 시절을 맞은 것도 감개무량하고요.

이 자리에서 내가 일조를 했나 생각하면 부끄러운 부분도 있고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한편으로는 무대에 대한 경외감과 배우로서의 자존심이 결여돼 있는 후배들을 볼 때는 안타까움도 들어요. 흥행 위주로 가는 걸 보면서 위기의식도 생기고요.” 

그는 한 우물을 파는 장인정신으로 35년 넘게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위키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카고’,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삼총사’, ‘아이 러브 유’, ‘키스 미 케이트’, ‘벽을 뚫는 남자’, ‘렌트’, ‘아가씨와 건달들’, ‘레미제라블’, ‘그리스’, ‘싱잉 인 더 레인’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사실 몇 년, 몇 십년 같이 숫자를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숫자에 민감했으면 30주년 같은 것도 생각했을 텐데 뭘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그래도 40년이 되면 해볼까 하는 마음은 있는데 아직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예전에 형님(남경읍)과 ‘사랑은 비를 타고’를 처음 했듯 노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선샤인 보이스’라는 작품을 뮤지컬로 만든다든지, 그런 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해요. 형이 50주년 될 때 저하고 6년 차이니까 제가 44주년을 맞을 때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XP인터뷰①] '오!캐롤' 남경주 "난 닐 세다카 세대…촌스러움이 매력이죠"
[XP인터뷰③] '데뷔 36년' 남경주가 후배 배우들에 건네는 조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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