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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②] 2017년 힙합 그리고 '브랜뉴뮤직' 라이머

기사입력 2016.12.31 12:00 / 기사수정 2016.12.31 23:52

홍동희 기자

'힙합'은 이제 ‘K-POP'에서 더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닌, '코어'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 음원차트를 석권한 대다수 뮤지션들은 '래퍼'였고, '힙합 예능'은 케이블과 종편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쇼 미더 머니' '언프리티랩스타' '힙합의 민족'에 이어 올해는 '고등래퍼'까지 출격을 기다리는 중이다.

타이거JK(본명 서정권)와 라이머(본명 김세환)는 오늘날 대한민국 '힙합'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두 사람은 각각 '필굿뮤직'과 '브랜뉴뮤직'을 이끌며 한국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힙합'의 '큰형님' '빅대디' 타이거JK와 라이머를 만나 한국 힙합의 진단과 방향, 각자의 레이블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신념대담 ①] 2017년 힙합 그리고 '필굿뮤직' 타이거JK
[신년 대담②] 2017년 힙합 그리고 '브랜뉴뮤직' 라이머

[엑스포츠뉴스 홍동희 김미지 기자] 2017년 국내 흑인음악 대표 레이블을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주저없이 '브랜뉴뮤직'을 언급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성을 확보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완성해 나가고 있는 '브랜뉴 뮤직'. 그 중심에는 언제나 프로듀서 라이머가 자리하고 있다.

'힙합'이라는 당시 생소한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어느덧 만 20년이 됐다는 라이머는 힙합계 '빅대디'로 여러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버벌진트, 산이, 범키, 산체스, 한해, 애즈원을 비롯해 MC그리, 양다일, 피타입, 키디비 등이 현재 '브랜뉴뮤직'에서 그를 따르고 있는 대표 뮤지션들. 여기에 키겐, 제피, 챈슬러 등 대표급 프로듀서들도 브랜뉴의 가족들이다.

지난해 '브랜뉴뮤직'에서만 발표한 앨범은 모두 74장. 일주일에 1.5개 꼴로 앨범이 쏟아져 나왔다. 거기에 아이오아이, 세븐틴, 몬스타엑스, 한동근 등 브랜뉴에서 맡은 외부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음악공장' 수준이다.

하지만 라이머 대표는 어느 때보다 2016년은 아쉬움이 큰 해였다. 마약 사건에 연루된 범키와 음주운전 사건의 버벌진트 등 예상치 못했던 사고들은 아직도 가슴 한켠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다. 특히 회사의 핵심 아티스트인 버벌진트와 범키의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위기도 맞았다.

그럼에도 MC그리의 성공적인 데뷔, 양다일, 한해 등이 솔로 활동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브랜뉴뮤직 입장에서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Q. 지난해 '브랜뉴뮤직'의 가장 큰 목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
A. 첫 번째 목표는 사업 분야의 다각화였다. 이전에는 아티스트들이 모여 있는 회사다보니 음원 매출과 행사가 대부분의 수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자체 의류 브랜드 개발, 자체 공연 제작, 해외 진출 등 여러 가지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 그 성과들이 내년에 빛을 발할 것 같은데 올해는 그 기반을 잘 다진 한해가 됐다.

Q. 그렇다면 2016년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A. 브랜뉴뮤직의 강점이 다른 대형 기획사에도 뒤처지지 않는 제작환경과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브랜뉴뮤직에서 발매했던 앨범이 총 74개였는데 1년 365일 내내 음악만 만들고 있었던 왕성한 생산력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개수로 따지면 많았지만 반응이나 피드백에 있어서는 기대했던 것만큼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는 것. 그래서 2017년에는 좀 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콘텐츠에 힘을 싣는 일에 집중을 할 계획이다.

Q. 지난해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가 있다면.
A. 브랜뉴뮤직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산이의 노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레이나와 작업한 '달고나'나 최근 '나쁜X'이라는 노래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또 좋았던 성과 중 하나는 여러 논란이 많은 MC그리를 정식으로 론칭했고 '열아홉'이 음원 차트 올킬을 하며 나름대로 성공적인 데뷔를 시켰다는 것. 브랜뉴뮤직의 세력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좋은 성과다.

Q.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
A. 가장 안타까웠던 건 올초 범키의 미니 앨범. 선공개곡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한 주 텀 사이로 범키의 무죄가 집행유예로 결과가 뒤집혔다. 그러다보니 앨범에 쏟았던 정성이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폭격을 받는 수준의 평가가 나왔다. 음악방송 콘텐츠도 다 만들어놓은 상태였는데 단 하나의 무대도 할 수가 없었다. 팬들과의 약속이기에 앨범을 발매는 했지만 아무것도 공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쉬웠다.

또 하나는 모두가 잘 됐다고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 올해를 양다일의 해로 만들고 싶었다.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지만 '한 방'을 만들고 싶었는데 2017년으로 상황을 미뤄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Q. 지난해 브랜뉴뮤직의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A. 뭐니뭐니해도 한동근. 한동근이라는 아티스트가 역주행의 주인공으로 대한민국 남자 솔로 발라드 계보를 잇는 대형 주자로 탄생시킬 수 있었다는 것.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와 '그대라는 사치' 등 한동근의 곡들은 모두 브랜뉴뮤직에서 만들고 프로듀싱한 곡들이다. 많은 대중이 브랜뉴뮤직을 힙합하는 회사로만 알고 있는데 발라드로 시장을 석권해봤다는 것 자체가 다양한 음악을 잘 할 수 있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Q. '이 소설'에 굉장히 많은 사연들이 얽혀있는데.
A. 작곡가 제피와 나는 이 곡에 대한 애착이 심했다. 사실 처음에는 나비한테 줘서 녹음까지 했지만 무산이 됐다. 그 이후에도 좋은 가수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산이가 이 노래를 메인 멜로디만 살리고 산이표 노래로 만들까하는 시도도 해봤는데 '이 소설'은 제피가 만들어낸 그대로로 가는 것이 가장 베스트라고 판단했다. 그 타이밍에 한동근을 만나게 됐다. 작곡가 제피도 본인이 아끼는 곡이라 신인에게 주기에는 탐탁치 않은 듯 했는데 한동근과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노래를 들은 후에는 만족해했다. 하지만 발표 당시에는 반응이 없었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동근이라는 보컬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젠가 터진다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타이밍에 기적처럼 그런 일이 벌어지면서 '그대라는 사치'까지 사랑받게 돼 기분이 좋았다.

Q. 2017년도 브랜뉴뮤직의 주목 프로듀서를 예고한다면.
A. 2016년에 케이윌 '네가 하는 로맨스'부터 한동근 '그대라는 사치', 다비치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에게' 등 히트곡을 쏟아냈던 제피가 2017년에도 기대해 볼만 하다. 또 챈슬러는 수많은 곡을 만들어온 히트메이커로서 브랜뉴뮤직에 합류한 이후로는 자신만의 색이 확실한 좋은 음악들을 선보였다. 2017년에는 색깔 있는 음악 뿐 아니라 원래 챈슬러가 갖고 있는 감 좋은 프로듀서의 역량이 발휘될 것 같다. 키겐 역시 2016년에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많이 보여줬다. 세븐틴, 몬스타엑스, 아이오아이, 빅스, 신화, 김완선 등 많은 앨범에 키겐 노래가 실렸다. 아티스트이긴하지만 프로듀서로서의 성향이 강한 키겐이기에 2017년에도 프로듀서로서의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다.

Q. 팀인 트로이, 팬텀의 활동이 지난해는 거의 없었다. 올해는 어떤까.
A. 트로이의 경우, 범키가 활동에 제약이 있고 자숙을 하고 있는 상태라 활동은 어렵다. 하지만 브랜뉴뮤직에서 가장 엔터테이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칸토가 2017년에는 방송 활동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팬텀의 경우는 셋 다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아이들이 긴 시간동안 팬텀이라는 팀 안에서 활동을 했었다. 2016년부터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음악을 하자는 계획이었기에 2017년에도 개별적인 활동으로 움직일 것 같다.

Q. 브랜뉴 뮤직은 '쇼미더머니' 등 실제로 초창기 힙합 관련 예능 프로그램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최근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된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A. 방송을 통해서 많은 대중이 힙합이라는 콘텐츠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힙합에 관심을 갖는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그런 프로그램이 힙합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는 현상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쁜 점도 있었지만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2016년에 '쇼미더머니', '힙합의 민족'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열심히 움직였는데 2017년에도 힙합이라는 콘텐츠가 대중에게 끊임없이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

Q. 지난해 데뷔 20주년이었는데, 아티스트로서의 라이머의 행보가 궁금하다.
A. 내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점점 줄고 있다. 아티스트들을 키워 내고 프로듀서로서 음악을 만들고 앨범을 만드는 일이 재밌고 만족스러워서 모든 것이 해소되고 있다. 프로듀서 개념의 앨범이라면 라이머의 앨범을 선보이고 싶은 생각도 여전히 있지만 플레이어로서의 앨범은 아마 없을 것 같다.

Q. 올해 브랜뉴뮤직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아티스트가 있나.
A. 아직 론칭하고 보여주지 않았지만 브랜뉴뮤직의 비밀 병기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 기대해도 좋다.

Q. 그럼 기존에 영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
A. 너무 많다. 그러나 단순히 음악만 잘한다고 영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함께하면서 시너지가 날 수 있고 브랜뉴뮤직이라는 조직 안에 잘 녹아들 수 있고 무엇보다 겸손한 사람이 좋다. 함께 일할 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성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브랜뉴 뮤직의 해외 진출 계획도 궁금하다.
A. 아시아권 전역에서 한국 힙합에 관심이 굉장하다. 브랜뉴뮤직은 단발적인 해외 공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해외 진출을 할 계획이다. 또 브랜뉴뮤직의 해외 투어도 물론이고 개별 아티스트들의 진출도 추진할 것이다. 산이의 경우도 중화권에서 굉장한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런 한국 힙합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에 대해 브랜뉴뮤직이 많은 것을 시험해볼 생각이다.

mystar@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홍동희 기자 myst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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