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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달빛궁궐' 김현주 감독 "자국 애니메이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죠"

기사입력 2016.09.17 13:00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한국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 '달빛궁궐'(감독 김현주)이 선을 보였다. 아름다운 한국적 요소와 판타지는 김현주 감독의 상상과 손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개봉한 '달빛궁궐'은 600년 만에 깨어난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열세살 소녀의 궁궐 판타지 어드벤처를 그렸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김현주 감독은 많은 소재 중 창덕궁을 배경으로, 자격루를 하나의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창덕궁 특별전에 갔을 때 낙선재의 원형이 복원됐었어요. 그 전까지는 한옥인가보다 그렇게 봤었는데 정말 사람이 살았던 방으로 보였습니다. 특별 개방 때는 더 잘 볼 기회가 있었는데 왕자가 사용했던 아기 세면대도 있더라고요. 근대 유물이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외국 왕자, 공주만 알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하고 놀라는 것이 아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궁박물관에 있는 자격루를 봤을 대는 먼저 거대한 규모에 놀랐어요. 전체 시스템 장치도 멋지고요. 실제 문헌에서 인형들이 종을 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세계를 '달빛궁궐'이란 시스템 아래에서 재밌는 이야기로 나오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양한 곳에서 취재를 해서 연결한 뒤 구성하게 됐습니다."
 
극중 김슬기가 목소리 연기를 맡은 쥐 다람이는 자격루를 나가는 귀여운 말썽쟁이 캐릭터다. 김현주 감독은 궁에서 다람쥐와 딱따구리를 실제로 봤었는데 이 동물들이 주인공 현주리와 함께 모험하는 내용은 어떨지 생각했다고. 또한 보잘 것 없어 보여도 나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영화였던 만큼 현주리의 모습과 쳇바퀴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다람이의 모습이 동질감 있게 느꼈다고 전했다.
 
'달빛궁궐'에는 이하늬가 목소리 연기를 맡은 매화부인이 사는 매화원의 귀여운 매화궁녀들, 너구리 상궁 등 다양하고 깜찍한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김현주 감독은 실제 창덕궁의 사는 너구리를 모티프로 하는 등 어두울 수 있는 매화원을 흥미롭고 매력적인 곳으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가마가 움직이고 직접 바느질이 되는 모습, 아기자기한 장신구 등은 김현주 감독이 직접 문헌을 참고하고 상상력을 달아 '달빛궁궐'만의 풍성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달빛궁궐'에는 이하늬, 김슬기와 함께 무사 원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권율이 참여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는 목소리 연기로 이야기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권율 씨는 공약으로 녹색 어머니 활동을 걸었는데 정말 재밌죠. 하하. 매력적인 분 같습니다. 목소리 연기를 배우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뮤지컬 장면이나 무협 등의 연기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본인만의 색깔이 합쳐지면 그 이미지가 생생하게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분명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재밌었습니다. 배역 자체와 배우들의 몰입도가 맞아 조화도 좋았던 것 같고요. 성우 분들이 해주신 연기를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또 캐스팅 된 분들이 재능이 많으셔서 노래와 가야금 연주도 함께 흔쾌히 참여해주셔서 영화를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현주 감독은 '달빛궁궐'이 남자 아이도, 여자 아이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달빛궁궐'은 아주 어린 아이들도 볼 수 있게끔 악역도 해학이 있는 캐릭터로 설정했다는 생각을 전했다. 관객에 대한 타겟팅, 포커싱을 정확하게 한다면 좋지만 가능한 한 많은 관객을 포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그는 '달빛궁궐'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이 관객들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작업을 하고 개봉하는 과정에서 많이 얻었습니다. 먼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행운인 것 같고요.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장편 애니메이션이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이 소망입니다.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는데 자국 애니메이션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우리 전통의 것을 고수하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 미래 사회를 구성할 아이들에게 소통할 수 있고 가치로운 것이 뭔지 그런 것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창작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가 힘들지만 그럼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제가 있는 스튜디오 홀호리가 작업을 한지 10년이 넘었네요. 계속해서 애니메이션을 하며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는다는 것에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스튜디오가 어느 나라던지 있어야 하고 그런 스튜디오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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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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