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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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증명한다, 트레이드를 해야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6.08.25 06:40 / 기사수정 2016.08.25 02:1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달라진건 소속팀 밖에 없는데… 정말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걸까요?"

'트레이드'에 인색했던 시절이 있었다. 기대를 받는 유망주를 트레이드 카드로 쉽게 내줄 수 없다는 생각에 '안고 죽더라도 우리가 감수한다'고 외치는 감독들도 많았다. 혹시나 다른 팀에서 그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터트릴까 걱정하는 두려움이 바탕이 된다. 

물론 이런 생각은 몇몇 지도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가능성 있는 선수, 특히 연차가 쌓이도록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며 '만년 유망주'로 남아있는 선수들의 경우 트레이드 요청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하지만 '트레이드 절대 불가'로 못박는 감독도 있고, A팀과는 트레이드 카드도 안맞춰보지만 B팀과는 제시하는 카드에 따라 고려해보겠다는 감독도 있다. 그만큼 트레이드란 다음을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의 게임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차례 '트레이드의 기적'을 봤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상현과 박병호다. 두사람 모두 LG 소속 시절 거포 유망주로 불렸다. 김상현은 2군 무대를 평정했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박병호 역시 성남고 재학 시절부터 주목 받아 1차 지명을 받았으나 LG에서는 만개하지 못했다.

이 두사람의 가능성을 터트린 계기가 바로 트레이드였다. 김상현은 2009년 KIA로 트레이드 되면서 그해 홈런왕, 정규 시즌 MVP 그리고 소속팀의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해 우승 전력이 아니었던 KIA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예상치 못했던 김상현이라는 트레이드 카드가 터지면서부터였다. 

박병호도 비슷했다. 2011년 트레이드 마감 기한인 7월 31일 넥센으로 이적했고, 그곳에서 무한한 신뢰와 함께 기대를 받았다.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해피엔딩이었다. 이듬해 홈런왕이 된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왕, MVP까지 휩쓸며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트레이드의 필요성은 여전히 선수들이 결과물로 증명해내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이제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던 '만년 유망주' 시절은 이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정의윤이 팀을 이적할 경우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란 것은 보내는 입장이었던 LG도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처럼 선수의 앞날을 고려해 윈-윈 트레이드를 설계하는 구단이 많이 늘었다. 무조건 품어 루즈-루즈가 되는 것 보다 선수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마음가짐을 달리할 계기를 줌과 동시에, 당장 팀에 필요한 또다른 유망주 혹은 즉시전력감을 데리고 오는 작전이다. 

올해 깜짝 트레이드 카드였던 SK-KIA의 임준혁-고효준 트레이드도 윈-윈을 향해 가고 있다. 두사람의 트레이드가 발표됐을 때 반응은 반반이었다. 하지만 약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는 윈-윈에 가깝다는 평가로 바뀌었다. 유니폼을 맞바꿔입은 두사람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동기부여를 찾았고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가능성을 터트린 선수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한결 같다. "기술적으로 특별한 변화가 있는게 아니라 달라진 마음가짐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처럼 양대 리그제가 아니고, 선수층이 얕은 KBO리그의 특성상, 또 지역 연고 의존도가 높은 정서상 아주 활발한 트레이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수도 살고, 구단도 살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전략이 될 지름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NYR@xportsnews.com/사진=정의윤-고효준 ⓒ 엑스포츠뉴스,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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